미국도 '국가대표 김혜성' 보고 싶은 걸까…"WBC 출전 의사 분명히 밝혔어"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김혜성(LA 다저스)이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미국에서도 김혜성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다저스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매체인 '다저스네이션'은 15일(한국시간) "김혜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조국을 대표해 WBC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이는 그가 WBC에 참가하는 데 있어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한 김혜성은 지난 1월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5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마이너리그에서 2025시즌을 맞았으나 묵묵히 기다렸고, 5월 초 빅리그에 데뷔했다.

김혜성은 플래툰 시스템(투수 유형에 따라 타자를 번갈아 가며 기용하는 것), 어깨 부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자신의 장점인 빠른 발을 앞세워 순조롭게 빅리그에 적응했다. 71경기 161타수 45안타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김혜성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부터 월드시리즈까지 시리즈마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선수가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한 건 김병현(2001년), 박찬호(2009년), 류현진(2018년), 최지만(2020년)에 이어 올해 김혜성이 역대 5번째다.

김혜성은 월드시리즈 1~6차전에서 출전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7차전 연장 11회말 미겔 로하스를 대신해 2루수로 투입됐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에는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다저스네이션은 "김혜성은 정규시즌 동안 팀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정확한 콘택트와 뛰어난 주루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미국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 메커니즘, 스윙 조정을 목적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준비 과정은 성과로 이어졌으나 뜨거운 출발 이후 어깨 부상과 타격 부진이 겹치면서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는 플래툰 시스템 역할로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혜성이 빅리그 첫 시즌을 보낸 점을 감안하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된 것 자체가 큰 성과였다. 앞으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김혜성은 타격 면에서 좀 더 보완해야 한다. 볼을 지켜보는 능력, 콘택트 능력을 더 향상시켜야 한다. 그러나 26세라는 나이를 고려하면 타격, 수비, 주루 능력을 갖춘 '플러스 타자'로 성장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은 내년 3월 진행되는 WBC에 출전하길 원한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에서 열린 '2025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이 끝난 뒤 "국가대표는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자리다. 나 역시 당연히 항상 꿈꾸고 목표로 하는 자리"라며 "다저스에 WBC 출전을 요청한 상태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3일 사이판 1차 캠프(내년 1월 9일~21일) 명단을 확정했다. 일단 해외파 선수들은 빠졌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해외파) 선수들이 일정에 따라서 참가할 수도,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선수들이 미국에 넘어가는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서 대표팀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1차 캠프부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길 바란다. 그는 "나는 당연히 WBC에 나가고 싶다. 다저스에서 허락해 주시고 대표팀에서 뽑아주신다면 무조건 나갈 생각"이라며 "1차 참가 여부도 구단의 답변을 들은 뒤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