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다음 '긴급 등판'→준비할 시간도 없었는데…만루 위기 '노시환 잠재운' 하이 패스트볼, "내 공 믿고 던졌다" [KS2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유민 기자) LG 트윈스 김진성이 이번에도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진성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임찬규가 1회초 피홈런 2개 포함 4실점을 떠안으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2회말 무사 만루에서 박동원과 구본혁의 연속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고, 박해민의 희생번트와 홍창기의 적시타에 LG가 5-4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3회초 2사 1루에서 터진 박동원의 벼락같은 투런 홈런으로 7-4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등에 업은 임찬규는 2회와 3회 한화 공격을 볼넷 하나만 내주고 틀어막았다. 투구수를 아낀 임찬규는 4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하주석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오던 임찬규는 다음 타자 최인호의 타석에서 볼 3개를 내리 던지며 흔들렸다. 이후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지만, 6구째 커브볼이 바닥에 꽃히면서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임찬규는 이어진 최재훈과의 승부에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으나 오지환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결국 후속타자 황영묵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베이스가 모두 채워졌고, 신인 김영우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영우는 루이스 리베라토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문현빈의 타석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7-5 추격을 허용했다.

LG 벤치는 4회초 2사 만루 상황 필승조 김진성을 투입했고, 김진성은 앞선 타석에서 홈런이 있는 노시환과 2볼 2스트라이크 승부에서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선두타자 채은성을 루킹삼진, 손아섭과 하주석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고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4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문보경의 싹쓸이 2루타로 8-5까지 점수를 벌린 LG는 7회말 노시환의 송구실책, 8회말 문보경의 쐐기 투런홈런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김진성 이후 등판한 송승기(2이닝)와 함덕주, 이정용(이상 1이닝)이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으면서, LG가 2차전에서도 13-5 대승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LG는 통합우승에 필요한 4승 중 2승을 확보한 채 3, 4, 5차전이 열리는 대전으로 향하게 됐다.

김진성은 지난 26일 1차전(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진성은 "너무 갑자기 올라가서 준비 시간이 제대로 없었는데,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늘상 하던 대로 다 막아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김)영우도 잘 던졌는데, 저는 영우가 워낙 빠른 볼을 던지고 저는 구속이 빠르지 않아서 걱정했다. 그래도 공에 하나하나 혼을 실어서 던진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등판 소감을 밝혔다.

노시환과의 승부에서 승부구로 패스트볼을 택한 건 김진성 본인의 선택이었다. 그는 "타자도 포크볼을 노리고 있을 게 분명하고, 저도 그 상황엔 포크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요즘 직구가 구속이 많이 나오진 않아도 데이터상 수직 무브먼트나 회전수가 좋게 나와서 그냥 제 공을 믿고 던진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진성은 이날 구원승을 따내면서 역대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 기록(40세 7개월 20일)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SK 와이번스 소속이었던 가득염이 두산 베어스와의 2008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세운 39세 29일이다.

이에 김진성은 "기록에 대해서는 좋은 점도 있지만, 나이로 야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베테랑이라고, 나이 때문에 선수들이 리스크를 안는 시선은 보기 안 좋더라.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놨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박지영 기자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