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천만다행?…이라크, '클린스만 저승사자' 영입 끝내 실패→발렌시아 UCL 결승행 명장과 접촉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홍명보호의 6월 첫 상대인 이라크가 새 감독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1순위였던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후순위 감독과 접촉을 시작했다. 

이라크 매체 '알라비아스포츠'가 1일(한국시간) 후세인 아무타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뒤, 이라크축구협회가 엑토르 쿠페르를 포함해 헬리오 수자, 틴틴 마르케스 로페스 감독을 차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현지에서는 엑토르 쿠페르 감독과 먼저 이라크축구협회가 영상 미팅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가 1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랍 매체 '알 카스'와 인터뷰에서 아드난 디르잘 이라크축구협회장은 "쿠페르가 우리의 선택지 중 하나이며 72시간 이내에 새 감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직접 밝혔다. 

아르헨티나 국적의 쿠페르 감독은 1955년생으로 생일인 11월이 지나면 70세가 되는 노장이다. 과거 마요르카, 발렌시아, 레알 베티스, 라싱 산탄데르(이상 스페인), 인터 밀란, 파르마(이상 이탈리아) 등을 맡아 빅리그에서도 지도력을 보였던 쿠페르는 특히 1998-1999시즌 마요르카, 그리고 1999-2000시즌 발렌시아를 이끌고 두 차례 수페르코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특히 발렌시아 이끌고는 1999-2000시즌, 그리고 2000-200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지도력을 선보였던 시기가 있었다. 



쿠페르 감독은 2013년 알 와슬(UAE) 감독직을 맡으면서 중동 축구계에 발을 들였고 2015년 이집트 축구대표팀 감독을 3년간 맡았다. 이후 우즈베키스탄, 콩고민주공화국, 시리아 국가대표팀을 차례로 맡았다. 하지만 재임 기간은 짧았다. 

시리아 재임 시절, 쿠페르 감독은 17경기를 맡아 5승 4무 8패로 부진했다. 시리아을 이끌고 태국, 중국, 북한, 인도, 미얀마에만 승리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 올랐지만, 그는 결국 지난해 6월 일본에게 0-5 대패를 당한 뒤, 경질됐다. 

원래 이라크는 후세인 아무타 알자지라 감독을 1순위로 뒀다. 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돼 감독 부임이 유력해 보였다. 

매체는 지난달 28일 "아무타 감독이 이라크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1년 계약을 맺는다"라며 "그는 다음 주에 축구 대표팀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 수도 바그다드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아무타 감독은 물론 알자지라에서 함께 일한 그의 사단까지 모두 이라크로 합류할 예정이다. 한 명의 어린 이라크 국적의 코치도 대표팀 사단에 합류할 방침이었다. 

지난 25일 "알자지라 구단 경영진이 아무타 감독이 이라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가는 것을 승인했다"라면서 아무타 감독의 이라크행이 급진전했다. 

27일에는 아드난 디르잘 이라크축구협회장이 알자지라와의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아부다비로 향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듯했다. 

하지만 디르잘 협회장과의 대화 이후, 아무타 감독이 확답을 주지 않아 이라크는 당혹스러워했다. 



지난 30일 이라크 매체 '윈윈'은 이라크축구협회 관계자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타가 처음에 큰 관심을 보였고 합의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 합의를 번복했다"라며 "아무타는 더 이상 협회가 고려하는 후보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직접 밝혔다. 

아무타가 선임될 경우 한국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아무타는 이미 한국과 두 차례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이끈 아무타 감독은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과 조별리그, 그리고 준결승에서 두 차례 만나 1승 1무를 기록했다. 

특히 준결승 맞대결에서 아무타는 빠른 공격 전환으로 한국의 수비를 무너뜨리면서 2-0 승리를 가져가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반대로 한국은 이 패배로 63년 만에 대회 우승 도전이 물거품이 됐고 클린스만이 경질되기에 이르렀다. 



이라크는 오는 6월 A매치 기간에 한국, 요르단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어 아무타를 최우선 타깃으로 삼았었다. 이라크는 오는 6월 6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대한민국, 11일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10차전을 치른다. 

이라크는 현재 승점 12(3승3무2패)로 3위, 요르단이 승점 13(3승4무1패), 한국에 승점 16(4승4무)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라크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도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이라크는 새 감독이 선임되면, 곧바로 이라크 프로리그를 중단하고 한 달간 바스라에서 축구 대표팀 훈련 캠프를 차려 한국과 요르단 2연전에 대비한다는 각오다. 

다만 아무타와 협상이 결렬되면서 쿠페르 감독을 뒷순위로 협상 중인데 무게감이 조금 떨어지는 감독 선임이 이라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