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없어서 왔어요! 응원하는 팀은 KB손해보험 입니다" [천안:톡]

(엑스포츠뉴스 천안, 김지수 기자) 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이 2024-2025 V리그 남자부 왕좌를 가리는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직관'에 나섰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한공은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맞붙었다. 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현대캐피탈, V리그 역사상 최초의 5년 연속 정상을 노리는 대한항공의 불꽃 튀는 대결이 시작됐다.

이날 천안유관순체육관에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주차장은 일찌감치 빈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들어찼고, 양 팀 선수들의 워밍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입장을 시작했다. 5482석 매진이 유력하다.

관중석에서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이 평소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정장 차림으로 천안유관순체육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폰소 감독은 VIP 명찰을 왼쪽 가슴에 단 상태에서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들과 밝은 얼굴로 대화를 나눴다. 승부의 세계에서 한발 벗어난 자의 여유도 느껴졌다.



아폰소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민대학교 기념관(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에게 세트 스코어 0-3(20-25 20-25 26-28)으로 무릎을 꿇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26일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 3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2022년 이후 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2024-2025 시즌 중 부임한 아폰소 감독의 지휘 아래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아판소 감독은 V리그 무대를 밟은 첫 시즌부터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아폰소 감독은 플레이오프 3차전 종료 후 "굉장히 마음 아프고 슬프지만 우리가 올 시즌 보여줬던 모습들과 여러 기록,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 최선을 다한 플레이들은 잊어선 안 된다"며 "슬픔은 잠시뿐이다. 한 시즌 동안 우리가 했던 퍼포먼스들이 빛을 잃지 않도록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폰소 감독은 단 하루의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천안으로 몸을 옮겼다. "할 일이 없어서 왔다"고 농담을 던지기는 했지만 V리그 왕좌를 가리는 경기를 눈앞에서 지켜보고 싶었던 듯했다.  



아폰소 감독은 "중요한 경기니까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며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의 챔프전을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중 어느 팀을 응원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통역이 끝나기도 전에 "KB"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아폰소 감독은 경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지켜봤다. V리그 2년차를 맞이하는 2025-2026 시즌을 앞두고 현재 남자부 최강팀들의 움직임을 꼼꼼하게 눈에 담아두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게임은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3-1(25-20 24-26 25-22 25-23) 승리를 거뒀다. 레오-허수봉 듀오를 앞세워 화력 싸움에서 대한항공에 앞서며 통산 다섯 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천안, 김한준 기자/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