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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의 숨터뷰⑫] 이재관 대표 "공연은 결코 혼자 만들 수 없죠"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5.02.28 11:50

김예나 기자


'김예나의 숨터뷰'는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아 전하는 엑스포츠뉴스만의 기획 인터뷰입니다.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의 '숨'으로 가득찬 음악 산업 현장, 그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안고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켜지고, 팬들의 환호로 가득찬 공연장. 그 화려한 순간을 숨죽이고 지켜보는 이들, 완벽한 공연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존재한다. 

엑스포츠뉴스의 '숨터뷰' 열두 번째 주인공은 공연 및 연예 기획사 타키엘 이재관 대표 겸 총괄 프로듀서다. 

이재관 대표는 일본 유명 음반사 겸 기획사 B ZONE GROUP(구 BEING) 출신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음악 시장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2021년부터 타키엘 레코즈를 운영하며 음악 프로듀서로서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에 힘쓰고 있으며, 현재 크리에이티브 그룹 13파운드(13Found)가 소속 아티스트로 함께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일본 J팝 스타 후지이 카제의 내한 공연을 개최, 일본 가수 최초 고척돔 입성뿐 아니라 전석 매진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며 한일 양국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 새로운 도전, 음악의 길에 대한 확신 

반도체 전공의 대학생이었던 그가 어학 연수 목적으로 떠난 일본에서 음악의 길을 걷게 될 줄이야.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기 위해 떠난 일본에서 새로운 도전의 열정이 생긴 그는 전문학교에서 영상음향학과를 지원,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됐다. 

작곡가이자 플레이어로서 꿈이 있었지만 한계를 느끼고 마음을 접었던 그는 일본에서 다시 한 번 도전의 불씨를 지폈다. 학교 안에 마련된 다양한 음향 장비들을 통해 스태프로서 음악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고, 현지 학생들과 소통하며 공부를 이어가기 쉽지 않았지만 서빙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도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침내 일본 전문학교 졸업에 유명 음반사 B ZONE GROUP에 취업까지 성공한 그는 당시 인기 절정의 그룹 쥬얼리의 일본 음반 작업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을 걷게 됐다. 

일본에서 약 8년 정도 세월을 보내면서 굵직한 아티스트들의 앨범 프로듀싱 및 편곡 등에 참여하며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 이 대표. 큰 결심을 하고 도전한 만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만 남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찾아온 슬럼프, 그 배경에는 한국 음악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이 자리했다. 

"당시 한국 음악 시장이 너무 활발했어요. 일본에서 기계처럼 음악 만들고 편곡만 하던 제게는 너무나도 새로운 세상처럼 보였죠. 일본 음악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을 기대하기에는 문화적 차이가 컸기 때문에 쉽게 바꿀 수 없었어요. 그렇게 답답함을 느끼던 중,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함께 만든 역사의 순간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이 대표는 보컬 트레이닝 센터의 프로듀서이자 보컬 트레이너로 1년 간 활동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줄 알았던 한국 생활이 녹록하지 않음을 느끼던 그 즈음, 일본 연예기획사 아뮤즈의 한국 지사를 운영하게 된 지인의 러브콜을 받았다. 

아뮤즈엔터테인먼트 공연기획 및 A&R 포지션 자리를 맡게 된 그는 한국과 일본의 음반 시장 흐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탁월한 소통 능력 등을 인정받았다. 아뮤즈엔터테인먼트에 약 10년 간 몸 담았던 그는 지난 2021년부터 타키엘 레코즈 운영에 돌입, 새로운 역사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가장 큰 역사가 바로 후지이 카제의 서울 고척돔 입성과 전석 매진 기록이다. 이 대표 역시도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면서 얼떨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스로도 '이게 될까?' 의심도 들고 고민이 많았지만, 이번 내한 공연을 준비한 이들의 내공과 합이 좋았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결코 제가 능력이 좋아서 해냈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공연은 절대 혼자 만들 수 없어요. 팀원 모두가 잘 맞아야 하고, 서로 호흡이 좋아야 합니다. 그렇게 함께하면서 서로 팀워크가 잘 맞았기 때문에 고척돔까지도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모든 분들의 내공과 경험치가 빛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리스크 관리부터 공연장 부족 문제…공연 기획자의 고민 

특히 리스크 관리에서 내공의 차이가 드러나기 마련. 찰나의 순간 발생하는 돌발 상황, 사고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프로세스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대표는 그중 필수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먼저 보험을 들어놔야 합니다. 무슨 일이 없게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정말 어느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죠. 일단 보험을 먼저 들고 나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도의적인 부분, 민형사적인 부분을 따져봐야 합니다. 관객, 스태프, 아티스트까지 모두가 보호받기 위한 보험 장치를 꼭 마련해야 합니다."



여기에 요즘 여기저기서 가장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공연장 부족 문제도 고민이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실현시킬 만한 공연장의 부재가 너무나도 큰 문제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공연장뿐 아니라 중소공연장 역시 쉽게 찾기 어려운 것도 심각한 문제다.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경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부분은 업계에 큰 아쉬움을 안길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 공연장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특히 지방에서 내한 공연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하는 해외 아티스트가 많아지고 있어요. K팝의 위상이 올라간 만큼 내한 공연도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환경적인 이슈가 발생하다 보니까 아쉬움이 큽니다."  

◆ 아티스트의 성장, 제작자의 기쁨이자 희망 

공연 기획자인 동시에 제작자로서도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우선 지난해 11월 가요계 정식 데뷔한 13파운드는 작사·작곡부터 비주얼, 아트 등 음반 제작 전반에 직접 참여하며 아티스트로서 역량을 보여준 팀이다. 이 대표는 이들의 독창적인 음악적 색깔과 올라운더 아티스트 역량을 높이 평가, 크리에이티브 그룹으로서 성장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13파운드는 각자의 개성도 뚜렷하고 실력도 출중한 팀입니다. 이들이 더 큰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성을 확장시켜 가는 것이 소속사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는 아이돌 시장이 크지만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아이돌 시장은 아직 작습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더 기대됩니다."



배우 겸 가수 오진석과도 에이전시 계약을 통해 활발한 활동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 1월 첫 번째 팬미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오는 5월에는 콘서트를 예정 중이다. 

"오진석과는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됐고, 혼자 활동하면서 자문을 구하길래 조금씩 도와주다가 지금의 관계로 발전했어요. 워낙 능력도 좋고 스타성도 있는 친구라서 같이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배우 활동도 하면서 가수 활동도 하고 싶은 꿈이 있는 모습을 보고 응원해주고 싶었어요.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이 상당하고, 가지고 있는 재능이 많은 아티스트에요.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인연 이어가고 싶습니다." 



◆ 리더의 품격, 단단한 책임감 


이처럼 공연부터 아티스트 관리까지, 이 대표의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그는 특유의 선한 미소와 함께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합이고, 단단한 책임감을 가지고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는 리더의 무게로 해석됐다. 

"저는 절대 저 혼자서 모든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혼자서는 절대 일을 할 수 없죠. 무슨 일이든 '우리 같이 한 번 해봅시다'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앞에서 끌어주기도 하지만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잖아요. 아주 작은 인연이더라도 저와 함께 합을 맞추는 모든 분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저와 연결된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생각하면 또 힘이 나요. 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타키엘레코즈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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