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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이런 멤버로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정지석은 여전히 우승이 간절하다

기사입력 2024.03.30 07:03 / 기사수정 2024.03.30 07:03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부터 펄펄 날았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OK금융그룹과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2 25-20 25-18)로 승리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역대 V-리그 포스트시즌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2.2%(18시즌 중 13번)였다.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2021-2022, 2022-2023시즌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팀 승리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정지석이었다. 정지석은 양 팀 최다인 31득점을 기록하면서 공격 성공률 67.7%를 나타내며 OK금융그룹을 괴롭혔다. 서브 에이스 2개가 부족해 트리플크라운(백어택·블로킹·서브 에이스 각각 3개를 기록하는 것) 달성엔 실패했지만, 이날 정지석은 2023-2024시즌만 놓고 보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뽐냈다.

정지석의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은 지난 10일 OK금융그룹과의 6라운드 맞대결 22득점이었다. 정지석이 30득점 이상 기록한 건 2022년 4월 9일 KB손해보험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31득점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날 정지석은 1세트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며 양 팀 최다인 9득점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종료 이후 2주 넘게 쉬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질 법도 했지만, 정지석은 1세트 활약으로 일찌감치 예열을 마쳤다.

그 흐름은 2세트까지 이어졌다. 정지석은 2세트와 3세트에 각각 7득점을 올린 데 이어 4세트 8득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팀이 필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리면서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경기 내내 열정적으로 선수들과 호흡한 틸리카이넨 감독도 "이번 시즌의 경우 부상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본인의 모습을 증명했던 것 같다"고 정지석을 칭찬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정지석은 "큰 경기라서 몰입도나 긴장감이 좋았다. 뭔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승리해서) 다행"이라며 "힘이 들어갈 수도 있었고, 실제로 1세트에 팀 범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2세트에 형들이 노련한 모습을 보였고, 나도 그 분위기에 힘입어서 잘해나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블로킹을 7개나 잡아낸 정지석은 "스스로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했고, OK금융그룹의 플레이오프 경기 영상을 많이 봤다. 솔직히 기세로 봤을 때 OK금융그룹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것 같았다"며 "OK금융그룹과 붙으면 돌풍의 중심인 것 같다고 생각한 신호진 선수만큼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신호진 선수의 템포가 빨라졌다. 압박을 하다 보니까 경기를 풀어가는 게 수월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신호진만 보라고 하더라. 잠깐 한 눈 팔면 잔소리를 듣게 되니까 안 갈 수가 없었다"고 미소 지었다.

정지석은 올 시즌 초반 허리 부상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만큼 아쉬운 부분도 컸지만, 당장 눈앞에 있는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정지석의 설명이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에 나선다는 것 이외엔 더 설명할 게 없는 것 같다. 하면 할수록 정규리그에 안 됐던 부분이 떠올랐는데, 동기부여보다도 다 잊고 자신감을 최대치로 올린 상태에서 경기에 들어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지난해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기술적으로나 이런 부분에선 충분히 자신있는데,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니까 그런 부분에 더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정지석은 이미 프로 선수로서 많은 걸 경험했다. 2018-2019, 2020-2021시즌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고 2020-2021시즌엔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차지했다. 무려 네 차례나 베스트7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지석은 여전히 우승을 원하고 있다. 그는 "우리 선수들 중에 가장 간절한 건 (한)선수 형, (곽)승석이 형일 것이다. 언제 이런 멤버로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형들을 위해서, 또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오늘 잘했다고 해도 배구는 6명이서 하는 거니까 절대 방심하지 않고 몸 상태를 끌어올려서 31일 2차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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