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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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다큐멘터리'까지 제작, 주전 유격수 향한 샌디에이고의 관심은 '진심'이다

기사입력 2024.02.26 10:19 / 기사수정 2024.02.26 10:19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팀 내 주전 유격수 김하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샌디에이고는 25일 공식 유튜브에 '샌디에이고부터 서울까지:김하성의 여정(San Diego to Seoul: The Rise of Ha-Seong Kim)'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약 11분 분량의 다큐멘터리엔 김하성의 부모님과 초등학교 시절 지도자였던 박건수 성남 대원중학교 감독이 등장해 김하성의 성장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말 김하성이 자신의 모교인 야탑고등학교에 방문해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또 김하성이 다음달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MLB World Tour Seoul Series 2024 Presented By Coupang Play)' 홍보를 위해 광화문, 남산타워, 광장시장 등 서울의 주요 명소를 찾은 모습도 다큐멘터리에 소개됐다.





스프링캠프에 돌입한 샌디에이고는 다음달 한국에 방문, 17일과 18일 각각 팀 코리아와 LG 트윈스를 상대로 스페셜 게임을 치른 뒤 20~21일 LA 다저스와의 정규시즌 개막 2연전에 임한다.

올해 서울 시리즈는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된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2004·2008·2012·2019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 시리즈가 열렸다.

'야구의 세계화'를 강조 중인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서울에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MLB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MLB 월드투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선수들을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팬들에게 직접 선보이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서, 2023년부터 2026년 시즌까지 아시아, 멕시코, 중남미와 유럽에서 최대 24번의 정규시즌 경기와 16번의 이벤트 경기를 개최하게 되는 MLB와 MLBPA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원정 경기 계획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MLB 정규시즌 경기를 개최했던 멕시코시티와 런던에서도 2024년 정규시즌 경기를 개최한다. 2024년 4월 27일과 28일 멕시코시티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콜로라도 로키스가 2경기를 갖게 되며, 6월 8일부터 9일까지 뉴욕 메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다.



이번 서울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는 역시나 김하성이다. 샌디에이고가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김하성을 집중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고우석과 더불어 자국에서 개막전을 치르게 된 김하성이지만, 그만큼 팀 내에서 김하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커졌다.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4년 보장 28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하성은 2021년 117경기 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22로 부진에 허덕였다. 2022년에는 150경기 517타수 130안타 타율 0.251 11홈런 51타점 12도루 OPS 0.708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를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성적을 끌어올렸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빅리그 적응을 마친 김하성은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023시즌 152경기 538타수 140안타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OPS 0.749를 기록,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특히 김하성의 존재감이 돋보인 건 바로 수비였다. 그는 자신의 주포지션인 2루수(106경기 856⅔이닝)뿐만 아니라 3루수(32경기 253⅓이닝)와 유격수(20경기 153⅓이닝)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2023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잰더 보가츠 때문에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겼음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다.

그 덕에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2루수, 유틸리티 부문 후보에 오른 김하성은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지역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품었다.



그런 김하성이 올겨울 트레이드설에 휩싸였다. 1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 시즌 이후 재정난을 겪게 된 샌디에이고 구단이 뉴욕 양키스와의 트레이드로 주전 외야수 후안 소토를 내보냈고, 주요 FA(자유계약) 선수들을 잡지 않으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입 후보에 오른 팀들까지 거론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샌프란시스코가 유격수 영입을 위한 트레이드를 고려 중으로, 포수 유망주 조이 바트와 젊은 투수 1~2명, 팀의 외야수 중 한 명이 트레이드될 수 있다"며 "이들의 대가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과 같은 선수를 받아올 수 있고,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도 또 다른 영입 후보"라고 소개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보스턴 레드삭스도 후보로 언급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현재 보스턴과 연결된 많은 선수들 중 가장 흥미로운 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다. 샌디에이고가 페이롤 삭감을 검토하고 있으며 김하성을 포함한 몇몇 선수들에게 트레이드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하성은 수비적으로도 계약적으로도 보스턴에 딱 맞는 선수"라고 분석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소식을 다루는 매체인 '프라이어스 온 베이스'는 "김하성은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크게 성장해 수준급 수비력을 발휘했다. 2024년에는 비교적 저렴한 연봉 700만 달러를 받는다. 올해 보여준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트레이드로 영입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며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보스턴 레드삭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 등도 잠재적인 영입 후보로 꼽았다.

일본 언론도 김하성의 거취를 주목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김하성이 현재 소속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LA 다저스와 3월 20일과 21일 한국 서울에서 개막 시리즈를 개최한다. 김하성이 트레이드로 이적하면 한국 선수가 없는 서울 시리즈가 된다"며 "이 시리즈의 '주력 선수'였던 샌디에이고의 내야수 김하성은 현재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고 있어 서울시리즈 출전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일본 팬들이 서울시리즈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김하성과 함께 스프링캠프를 시작했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지난 17일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가츠의 2루 이동을 언급하면서 김하성이 다시 유격수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수비로 확실하게 가치를 증명한 김하성은 자신의 자리를 되찾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보가츠는 빅리그에서 11시즌 동안 대부분 유격수로 뛰었다. 지난 시즌 수비도 탄탄했으나 샌디에이고는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인 김하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포지션 이동 등) 변화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의 요청으로 포지션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보가츠는 김하성의 실력을 인정했다. 쉴트 감독은 "보가츠는 지난해 정말 좋은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보가츠도 유격수로서 김하성의 가치를 인정했다"고 귀띔했다.

2013년 데뷔한 보가츠는 줄곧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무려 11675⅔이닝을 소화했고, 3루수로 442⅔이닝을 기록했다. 보가츠에게 2루수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유다.

보가츠는 "(결정을) 받아들이는 데 15초 걸렸다. 내가 샌디에이고에 온 유일한 이유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포지션을 바꾸는 것도) 슈용할 수 있다. 그저 승리하고 싶을 뿐"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포지션을 바꾸기) 정말 좋은 시기다. 우리 팀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보가츠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 쉴트 감독은 "보가츠는 즉시 '좋다'고 답했다. 무척 개방적이었다. 보가츠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스포츠'는 26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대한 소식을 다루는 칼럼을 통해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트레이드하기 위한 단순한 이유로 스프링캠프 전까지 보가츠에게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와 관한 문제를 놓고 팀의 고민이 깊었다는 뜻이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을 앞둔 김하성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 AF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유튜브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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