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리더십' 차두리 vs 야야 투레, '닮은 꼴' 벤치싸움도 흥미 [아시안컵]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명성이 높은 두 감독뿐만 아니라 형님 리더십을 보이는 두 코치 간의 대진도 아주 흥미롭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있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맞대결을 갖는다. 

이번 맞대결은 클린스만 감독과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감독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두 사람은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한 감독 연봉 순위 1, 2위를 다툰다.

만치니 감독이 2800만 달러(약 368억원)의 연봉을 수령해 2위 클린스만보다 10배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인 소득을 얻는다. 더군다나 사우디아라비아는 개인소득세가 없어 온전히 저 금액을 다 수령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220만 달러(약 28억 9300만원)로 이번 대회 연봉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새 감독이 된 그는 당시 전임 감독인 파울루 벤투 감독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인 2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됐다. 1년 전에 알려졌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 카타르 방송에서 공개한 연봉과 약 8억 원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그런 가운데, 코칭스태프에서도 매치업을 이루는 인물들이 있다. 각 팀의 젊은 코치에 속하는 차두리 코치와 야야 투레 수석코치 대진이 그렇다.

차 코치는 1년 전인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클린스만 감독과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 연구그룹(TSG)으로 활동하며 연을 쌓았다. 




또 차 코치는 2015년 FC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2016년부터 대표팀 전력 분석관과 코치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했다. 이후 2019년 말 서울 산하 유스팀 오산고등학교 감독으로 3년간 경험을 쌓았다. 

당시 서울에 준프로 계약을 맺으며 콜업된 이태석, 백상훈, 강성진 등을 키워냈고 K리그 주니어 U18 대회 우승을 이끄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22년부터는 서울 유스 강화 실장 역할을 맡아 유스팀 전체를 관리했다. 

차 코치는 이후 지난해 2월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 대표팀에 합류했고 지난 8월 말, 마이클 킴 코치가 대표팀을 떠나면서 그 자리에 합류했다. 당시 차 코치는 "내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에 기여하는 방법을 언제나 고민해 왔다. 국가대표팀(A대표팀) 코치인 만큼 클린스만 감독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 대표팀이 오는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 올려 한국 축구의 한을 풀었으면 좋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차 코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멤버들은 물론 현재 나이 어린 선수들도 잘 알고 있어 이번 대표팀 전반을 두루 알고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투레는 만치니 감독과 선수와 감독으로 연을 맺은 사이다. 2010년 여름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로 이적한 그는 만치니 감독과 함께 일했다.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함께 해 역사를 썼다. 

이후 투레는 2018년까지 맨시티에서 활약했고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칭다오 황하이(중국)을 거쳐 중국 무대에서 2020년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2021년 2월 올림피아 도네츠크(우크라이나) 수석 코치로 합류해 3개월간 일했다. 이어 아크마트 그로즈니(러시아), 토트넘 U16팀 감독(잉글랜드)을 거쳐 2023년 여름 스탕다르 리에쥬(벨기에) 수석코치로 합류했다. 



첫 유럽 주요 리그 프로팀 커리어를 쌓던 투레에게 만치니 감독은 합류를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투레는 사우디 대표팀 수석코치로 돌연 합류했다. 계약 기간은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나는 2027년 6월까지다. 

당시 사우디축구협회는 "만치니 감독이 야야 투레를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합류시켜달라는 요청으로 계약이 체결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40세에 불과한 투레는 코트디부아르 국적을 갖고 있으나 사우디 선수단과 편하게 소통하며 훈련을 이끌고 있다. 그 역시 직접 훈련 세션에 참여하며 선수단과 호흡을 맞추며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같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고 빨리 적응하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이번 대회 16강에선 한국-사우디 맞대결이 가장 흥미진진한 매치업으로 꼽힌다. 가장 승자를 가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 만큼 시선을 모으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과 만치니 감독 옆에 각각 앉는 차 코치와 투레 코치의 형님 리더십이 승부의 마지막 순간, 감독이 미치지 않는 공간에서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야야투레, 사우디아라비아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