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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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없어도 대폭발' 텍사스, 애리조나 '11-7' 제압...첫 우승까지 1승 남았다! [WS]

기사입력 2023.11.01 12:41 / 기사수정 2023.11.01 12:41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가을 사나이'가 사라졌지만, 동료들이 그 공백을 함께 메웠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텍사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4차전에서 11-7로 승리했다.

텍사스는 이날 승리로 포스트시즌 원정 10연승을 질주하면서 이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1937~1942년, 1996~1997년 뉴욕 양키스의 9연승(단일시즌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 8연승)이었다.

월드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텍사스는 5차전까지 승리한다면 홈으로 돌아가지 않고 애리조나 원정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반면 애리조나는 연이틀 무기력한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원정에서 값진 1승, 그런데 텍사스에 문제가 발생했다

1승1패로 시작한 월드시리즈 3차전, 텍사스가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와 유격수 코리 시거의 공·수 맹활약에 힘입어 3-1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월드시리즈 1승 1패에서 3차전을 가져간 팀의 우승 확률은 69%다.

다만 텍사스는 승리 속에서도 큰 과제를 떠안았다. 4차전 이후 투수 맥스 슈어저와 외야수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나란히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투수 브록 버크와 외야수 에제키엘 듀란이 두 선수 대신 새롭게 엔트리에 합류했다.

선발 슈어저는 3회말까지 36구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4회말에 앞서 연습투구를 하다가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트레이너가 몸 상태를 살핀 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이 투수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슈어저의 교체 사유는 허리 통증. 두 번째 투수 존 그레이가 급하게 구원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텍사스로선 남은 시리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을 한 명 잃은 셈이 됐다. 결국 텍사스는 슈어저 없이 남은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올가을 15경기 62타수 20안타 타율 0.323 8홈런 22타점 OPS 1.108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던 가르시아는 8회초 2사에서 스윙을 하다가 왼쪽 옆구리 쪽에 통증을 느꼈다.

가르시아는 곧바로 트래비스 잰코스키와 교체됐고, 병원 검진을 받았다. 구단은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으나 가르시아는 복사근 좌상 진단을 받으면서 그대로 시리즈를 일찌감치 마감해야 했다. 보치 감독은 "좋지 않은 소식"이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은 "(가르시아의 엔트리 제외에 대해) 꽤 쉬운 결정이었다. 가장 먼저 출근해 최대한 치료를 받은 뒤 타격 훈련을 했는데 통증이 남았다"며 "슈어저의 경우 허리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고 두 선수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및 선발투수

-텍사스: 마커스 시미언(2루수)-코리 시거(유격수)-미치 가버(지명타자)-에반 카터(좌익수)-조시 영(3루수)-나다니엘 로우(1루수)-요나 하임(포수)-레오디 타베라스(중견수)-트래비스 잰코스키(우익수), 선발투수 앤드류 히니

-애리조나: 코빈 캐롤(우익수)-케텔 마르테(2루수)-가브리엘 모레노(포수)-크리스티안 워커(1루수)-토미 팸(지명타자)-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좌익수)-알렉 토마스(중견수)-엠마누엘 리베라(3루수)-헤랄도 페르도모(유격수), 선발투수 조 맨티플리

텍사스는 3차전까지만 해도 라인업을 바꿀 일이 없었지만, 가르시아의 부상으로 변화가 불가피했다. 중심타선은 가버-카터-영 순으로 꾸려졌고, 잰코스키가 9번에 배치되면서 타베라스의 타순은 8번으로 조정됐다. 전날 1득점에 그친 애리조나는 에반 롱고리아 대신 엠마누엘 리베라에게 핫코너를 맡겼다.

히니와 맨티플리 모두 현실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건 쉽지 않았다. 4차전 선발투수로 예정돼 있던 존 그레이를 3차전에 구원투수로 내보낸 텍사스로선 대량 득점 또는 히니의 호투가 절실했고, 애리조나 역시 때에 따라서 불펜을 일찍 투입할 수 있었다.





▲1회말 도루 실패로 이닝 마감한 애리조나

텍사스가 1회초를 득점 없이 끝낸 가운데, 애리조나는 1회말 리드오프 마르테의 안타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캐롤과 모레노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마르테의 타석 때 1루주자 마르테가 도루를 시도하다가 2루에서 태그 아웃됐다.

마르테는 볼카운트 1-1에서 스타트를 끊었고, 포수 하임은 주저하지 않고 2루로 공을 뿌렸다. 2루심의 판단은 아웃. 타이밍은 비슷했으나 2루수 시미언의 태그가 더 빨랐다. 그렇게 애리조나의 1회말이 마무리됐다.

▲2회초 5득점, 확실하게 기선제압 성공한 텍사스

무사 1루의 위기를 넘긴 텍사스는 2회초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2루타로 출루한 영이 1사 2루에서 하임의 2루수 땅볼 때 3루로 진루했고, 애리조나 두 번째 투수 미구엘 카스트로의 폭투 때 홈을 밟으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타석에 서 있던 타베라스는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잰코스키는 안타를 때려냈다. 2사 1·2루에서는 시미언이 친 타구가 좌익수 왼쪽으로 빠져나갔는데, 이때 좌익수 구리엘 주니어가 담장에 굴절된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했다.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고, 타자주자 시미언은 3루에 도착했다.

이미 선발투수를 내린 애리조나는 또 한 번 투수를 교체하면서 카일 넬슨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3차전에서 활약했던 시거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두 팀의 스코어는 5-0까지 벌어졌다.




▲'가르시아 걱정하지 마!' 멀찌감치 달아난 텍사스, 새 역사 썼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텍사스의 방망이는 3회초에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1사에서 영과 로우의 연속 안타로 득점권 기회를 잡으면서 카일 넬슨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고, 하임은 상대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이번에는 가르시아의 공백을 메워야 했던 잰코스키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타베라스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잰코스키가 중견수 방면 2루타를 치면서 3루주자 영, 2루주자 로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2사 2·3루의 기회를 맞이한 후속타자 시미언은 볼카운트 0-1에서 프리아스의 2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홈런과 함께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한 텍사스는 10-0으로 격차를 벌렸다. 또 텍사스는 2회초와 3회초 각각 5점을 뽑아내면서 월드시리즈 역사상 2이닝 연속으로 5득점 이상을 기록한 건 '최초의 팀'이 됐다.



▲예상보다 안정적인 히니, 3이닝 무실점!

히니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4경기에 등판했는데, 그중 선발 등판은 두 차례였다. 히니는 2경기 모두 실점을 기록하면서 4회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냉정하게 이날도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진 않았다.

그러나 타선의 확실한 득점 지원에 탄력을 받은 히니는 1회말에 이어 2회말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워커의 땅볼과 팸의 뜬공 이후 구리엘 주니어가 안타로 출루했으나 토마스가 좌익수 직선타를 치면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3회말도 흐름이 비슷했다. 리베라와 페르도모가 각각 직선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뒤 마르테가 2루타로 출루하긴 했지만, 캐롤이 1루수 땅볼을 치면서 히니를 공략하지 못했다. 타선뿐만 아니라 히니의 흐름도 좋았기 때문에 텍사스로선 투수를 일찍 바꿀 이유가 없었다.



▲너무 늦게 나온 첫 득점, 4이닝 만에 '0' 지운 애리조나

경기 초반 침묵으로 일관한 애리조나는 4회말 첫 득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모레노의 볼넷 이후 워커가 2루타로 출루했다. 팸의 삼진 이후에는 구리엘 주니어가 1사 2·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기록, 3루주자 모레노가 홈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진 뒤였고, 첫 득점으로 격차를 좁히는 건 역부족이었다. 추가점 없이 이닝이 끝났고, 여전히 텍사스가 4회까지 10-1로 리드를 지켰다.

▲히니 위한 텍사스 벤치의 배려와 불펜 소모 최소화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 승부의 추가 기울어지자 텍사스 벤치의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히니를 좀 더 길게 끌고 가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휴식일 없이 이튿날 5차전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 명이라도 투수를 아끼는 게 더 나았다.

히니로서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빅리그 데뷔 이후 첫 월드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선발승까지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치 감독는 이렇게 된 이상 히니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임무를 마치길 바랐다.

텍사스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5회말 선두타자 리베라의 땅볼 이후 페르도모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마르테와 캐롤이 차례로 땅볼을 쳤다. 히니의 최종 성적은 5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데인 더닝과 코디 브래드포드로 6회말과 7회말을 넘긴 텍사스는 8회초 하임의 솔로포로 승리를 확신했다.




▲8회말 빅이닝-상대 불펜 소모에 위안 삼은 애리조나

필승조를 내보낼 생각이 없었던 텍사스는 8회말에 앞서 브록 버크를 마운드에 올렸다. 상대의 교체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애리조나는 1사에서 캐롤-모레노-워커 세 타자 연속 안타로 버크를 압박했고, 텍사스는 크리스 스트래튼을 호출했다.

애리조나는 투수교체 이후 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올린 뒤 구리엘 주니어의 3점포로 빅이닝을 만들면서 5-11로 따라붙었다. 격차가 크긴 했지만, 빅이닝에 위안을 삼아야 했던 애리조나다.

텍사스는 추가점 없이 9회초를 끝냈고, 9회말 무사 1·3루의 기회를 잡은 애리조나는 2사 2·3루에서 모레노의 2타점 적시타로 4점 차까지 거리를 좁혔다. 결과는 텍사스의 승리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애리조나는 상대 마무리투수 호세 레클레르크를 마운드로 끌어내면서 반격 의지를 나타냈다.




▲벼랑 끝 애리조나, '에이스' 갤런을 믿어야 한다

홈팀 애리조나로선 체이스필드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세레머니가 열리는 걸 원치 않는다.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경우의 수는 5~7차전 3연승 단 한 가지뿐이다.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는 애리조나다.

5차전 선발투수는 텍사스 네이선 이발디, 애리조나 잭 갤런이다. 이발디는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30⅔이닝 4승 평균자책점 3.52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다만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는 4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갤런은 누가 뭐래도 애리조나의 에이스다. 특히 올 시즌 홈경기(16경기 102이닝 12승 3패 평균자책점 2.47), 원정경기(18경기 108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4.42)로 차이가 꽤 컸다. 표본이 거의 비슷한 만큼 나름 유의미한 기록이다. 애리조나는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인 갤런의 '에이스 본능'이 깨어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월드시리즈 1차전 성적은 5이닝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이었다.

▲양 팀 투수 성적

-텍사스: 앤드류 히니(80구, 5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데인 더닝(16구,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코디 브래드포드(13구, 1이닝 1탈삼진 무실점)-브록 버크(14구, ⅓이닝 3피안타 3피안타 3실점)-크리스 스트래튼(15구, ⅔이닝 1피안타 1실점)-윌 스미스(18구,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호세 레클레르크(10구, 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애리조나: 조 맨티플리(28구,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미구엘 카스트로(18구,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카일 넬슨(19구, ⅔이닝 3피안타 3실점 1자책)-루이스 프리아스(17구, 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3실점 비자책)-라인 넬슨(68구, 5⅓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앤드류 살프랭크(2구, ⅔이닝 무실점)



▲양 팀 주요 타자 성적

-텍사스: 마커스 시미언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 코리 시거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 조시 영 5타수 3안타 2득점 / 나다니엘 로우 4타수 1안타 1득점 / 요나 하임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 트래비스 잰코스키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애리조나: 케텔 마르테 5타수 2안타 / 코빈 캐롤 4타수 1안타 1득점 / 가브리엘 모레노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2득점 / 크리스티안 워커 5타수 3안타 1득점 / 토미 팸 3타수 1안타 1타점 /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 헤랄도 페르도모 3타수 1안타 1볼넷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경기 일정
(현재 시리즈 전적 텍사스 3승1패 *한국시간 기준)


-1차전: 10월 28일(글로브라이프필드, 텍사스 6-5 승리)
-2차전: 10월 29일(글로브라이프필드, 애리조나 9-1 승리)
-3차전: 10월 31일(체이스필드, 텍사스 3-1 승리)
-4차전: 11월 1일(체이스필드, 텍사스 11-7 승리)
-5차전: 11월 2일(체이스필드)
-6차전: 11월 4일(글로브라이프필드, *필요시)
-7차전: 11월 5일(글로브라이프필드, *필요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다 원정 연승 기록

-2023년 텍사스 레인저스: 10연승(진행 중)
-1937~1942년, 1996~1997년 뉴욕 양키스: 9연승
-1926~1932년 뉴욕 양키스·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 8연승

사진=AP, AFP, USA투데이스포츠, EPA, UPI/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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