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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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없는 결단→'연승 행진'…NC의 '신들린' 투수 교체 타이밍, PO서도 통할까

기사입력 2023.10.27 21:0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진짜 미칠 것 같습니다. 잠도 안 오고 뭘 먹어도 먹는 것 같지도 않고 그런 상태인 것 같습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있던 지난 23일, 취재진을 만난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이 속마음을 털어놨다. 코치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적은 있지만,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로는 이번이 강 감독의 첫 포스트시즌이다. 그만큼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사령탑의 걱정과 달리 올가을 NC는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25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시즌 막바지에 복귀한 이후 다시 부상을 당한 구창모,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강습 타구에 맞은 여파로 휴식을 가져야 했던 '에이스' 에릭 페디가 없는 상황 속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다.

최근 4경기 동안 선발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책임진 태너 털리,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신민혁과 송명기까지 총 세 명이다. 표면적으로는 선발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투수가 없었는데, NC는 어떻게 단 한 번도 경기를 내주지 않았을까.



답은 투수교체 타이밍에 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시간을 돌려보면, NC는 선발 태너에게 4이닝만 맡기고 경기 중반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이재학-김영규-류진욱-임정호-이용찬까지 승리를 위해 낼 수 있는 카드를 모두 꺼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특성상 정규시즌 5위 팀보다 4위 팀의 이점이 많았음에도 NC는 2차전까지 가는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았다. 1차전 승리를 위해 힘을 쏟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불펜 운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잘 던지고 있던 신민혁을 6회말 2사에서 교체했고, 뒤이어 올라온 김영규가 1⅓이닝을 안타나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SSG 타선을 봉쇄했다. 또한 NC는 시리즈 첫 경기부터 류진욱과 이용찬까지 기용하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NC 벤치의 교체 타이밍이 더 빛났던 건 2차전과 3차전이다. 강인권 감독은 2차전에 앞서 선발 송명기에 대해 "최대한 길게 던져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은데,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나서 항상 고비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투수교체 타이밍을 한 번 고민해 보려고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강 감독의 이야기대로 송명기는 경기 초반 1회부터 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가 4회말 한유섬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미 NC 불펜은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결국 NC는 홈런 이후 곧바로 최성영을 호출했고, 두 번째 투수 최성영은 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후 이재학-김영규-류진욱-이용찬도 앞선 경기와 비슷한 흐름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3차전도 벤치의 결정이 중요했다. 선발 태너가 2회초 최정의 만루포를 포함해 대거 점을 헌납했고, 3회초에 앞서 이재학을 투입했다. 이재학은 2⅔이닝 동안 1점만 허용했고, 김영규-류진욱-임정호-이용찬이 남은 이닝 동안 SSG의 추격을 저지했다.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이 시작한 이후 NC 선발이 6이닝 이상 끌고 간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1승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단기전에서 과감하게 교체 타이밍을 가져감으로써 상대에 흐름을 빼앗기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한 투수들 못지않게 결정권을 갖고 있던 벤치의 공도 컸다.



4경기 만에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온 NC는 26일부터 휴식을 취하면서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다. 앞선 시리즈에서 부상으로 등판하지 못한 페디는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정상적으로 1차전에 선발로 출격할 예정이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KT 위즈에 6승10패로 열세를 보였으나 NC로선 기대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이후 정규시즌 4위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사례는 2021년 두산이 유일하다. 탄력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가을을 지배하고 있는 NC가 KT 위즈마저 넘고 한국시리즈로 향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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