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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4연패' 롯데 3총사 소망 "팀에서도 그런 기분 느껴보고파" [인터뷰]

기사입력 2023.10.10 06:47 / 기사수정 2023.10.10 07:07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거인군단의 핵심 선수들이 금메달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박세웅, 외야수 윤동희가 밝은 표정으로 소속팀에 복귀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조별리그 대만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지만, 주장 김혜성(키움)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은 의기투합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슈퍼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꺾은 대표팀은 7일 대만과의 결승전을 2-0 승리로 장식하면서 조별리그 패배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대표팀의 선전에 있어서 '롯데 3총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슈퍼라운드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박세웅은 6이닝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 대표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나균안은 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4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투수 모두 한 경기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들의 호투가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대표팀 소집 직전 대체 발탁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윤동희는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조별리그 3경기 12타수 7안타 타율 0.583 1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노시환(한화), 최지훈(SSG)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또한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는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펼쳤고, 이튿날 중국전에서도 1타점 2루타를 때리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 선수는 8일 팬들의 환영을 받으며 귀국한 뒤 곧바로 1군에 합류했고,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5차전에 앞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팀 훈련 전에는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세 선수를 위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귀국 직후 팀 합류에 피곤할 법도 했지만, 취재진 앞에 선 세 선수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박세웅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와서 축하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고, 나균안은 "좋은 결과를 거두고 돌아와서 다들 축하해주니까 모든 게 꿈만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극적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윤동희는 "오랜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더니 뭔가 어색했다. 그만큼 아시안게임 때 선수들이 잘 뭉쳤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고, 이제는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으니까 남은 경기 동안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와일드카드로 대회에 출전한 박세웅은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기도 하고 팀의 맏형으로서 대회를 참가하게 됐기 때문에 생각하고 갔던 게 많다.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와줬고, (김)혜성이가 중간에서 주장 역할을 잘해줬다. 좋은 얘길 많이 해주려고 했고,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9회초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가기 전에도 다같이 한 번 모여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선수들이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또 박세웅은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같은 경우 또래 선수들끼리 대회에 출전해서 체감이 없었는데, 2021년 도쿄올림픽이나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갔을 땐 항상 형들과 같이 가다 보니까 그때를 생각해보면 (김)현수 형이 주장으로서 책임감이나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같은 투수로선 WBC를 함께한 (양)현종이 형, (김)광현이 형, (이)용찬이 형이 투수조의 맏형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선배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첫 성인 대표팀을 경험한 나균안은 "무슨 느낌이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것도 있지만, 뭔가 책임감이 더 컸던 것 같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금메달 따기 전에 한국 있을 때부터 젊은 선수들로 꾸려진 대표팀이 약체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선수들끼리 똘똘 뭉친 덕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며 "결승전을 앞두고서도 선수들끼리 우려의 목소리가 안 나오게끔 보여주자고 했고, 한국에 들어갈 때 고개를 들고 들어가자는 마음가짐으로 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지난해 WBSC U-23 야구월드컵에 참가했던 윤동희는 "지난해와 확실히 느낌이 다르더라. 잘하는 형들과 야구를 하면서 배우고 느낀 게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노력해서 올해보다 내년에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세 선수는 금메달이 확정된 이후 각 팀의 트레이너 파트와 권누리 대표팀 불펜포수를 챙기면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권누리 불펜포수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어줬던 박세웅은 "팀에 있을 때 몸 상태를 체크해주고 우리를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써주시는 분들이다"라며 "(권)누리 형과 함께 국제대회에 네 번 갔는데, 한 번도 좋은 성적 거두지 못하다가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에서 보조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누리 형 같은 경우 여건상 일본이나 중국에서 대회가 열리면 홀로 넘어와 홀로 궂은 일을 도맡는다. 고생한 형으로서 챙겨주고 싶어서 어떤 방법이 있을지 생각하다가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나균안 역시 "처음 누리 형을 만났는데 너무 잘 챙겨주셨고, 누리 형과 얘기하다 보니까 (내가 포수 출신이라) 잘 통하고 많이 친해졌다. 선수들을 위해서 엄청 노력해주셔서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라며 "트레이닝 파트 같은 경우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게끔 노력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박세웅은 "야구 하면서 우승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고, 저희 집에 금메달은 동생 것밖에 없었는데 가장 큰 금메달을 갖고 올 수 있어서 인상깊었다. 우승이라는 걸 한 번 하니까 왜 저렇게 선수들이 좋아하는지 체감한 만큼 팀에서도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나균안은 "야구를 하면서 금메달이나 우승을 차지한 게 처음인데, 대회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우승을 하면서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뛰어나가는 기분을 알겠더라. 그 기분을 또 느끼고 싶다. 내년에 잘 준비해서 꼭 팀에서 그런 기분을 다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나타냈다.

중학교 때 금메달을 딴 경험이 있는 윤동희는 "이번에 얻은 메달이 더 값지고 무겁지 않나 싶다. 지금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 좋았지만, 롯데에서 무조건 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우리 세 명뿐만 아니라 같은 팀원들도 느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우승을 향해서 더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비록 트래직넘버가 1까지 줄어든 롯데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졌지만, 남은 시즌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11일 두산과의 홈 최종전 선발로 낙점된 박세웅은 "오랜만에 홈 최종전에서 등판하는 것 같다. 사실 올해 초에 선수들도, 팬들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크다"라며 "홈 최종전에 나가게 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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