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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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격려가 필요한 '프로 4년차' 김지찬의 '자연스러운' 성장통

기사입력 2023.06.30 14:3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0년 사자군단의 내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인 내야수가 등장했다. 활발하게 내야를 휘젓고 다니자 팬들도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김지찬이 그 주인공이다.

모가중-라온고를 졸업해 2020년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지찬은 데뷔 첫 해부터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해 성적은 135경기 254타수 59안타 타율 0.232 13타점 21도루. 

성적을 떠나서 신인 내야수가 자신있는 플레이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주로 2루수와 유격수를 소화했지만, 종종 3루수와 중견수, 우익수로 그라운드를 밟은 적도 있다. 세대교체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던 팀은 활용 가치가 높은 김지찬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속 고민했다. 여러모로 김지찬의 가세와 성장은 삼성에게 큰 플러스 요인이었다.




이듬해에는 성적 면에서 향상된 모습이 나타났다. 120경기 296타수 타율 0.274 26타점 23도루로, 팀이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하면서 데뷔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까지 경험했다. 활약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경험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장기간 부상 없이 뛰던 김지찬은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6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고, 7월 말이 돼서야 1군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팀도 13연패를 당하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113경기 361타수 101안타 타율 0.280 25도루로 더 많은 안타와 도루를 기록하고도 본인과 팀 모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 4년차가 된 올해, 김지찬은 시즌 초반부터 순항을 이어갔다.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60경기 207타수 60안타 타율 0.290 10타점 9도루를 기록했다. 5월 말에 접어들면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열흘간 부상자 명단에 올랐으나 복귀 이후에도 꾸준히 안타를 생산했다.





수비도 큰 문제가 없는 듯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루수와 유격수로 오갔다면, 김지찬이 올핸 붙박이 2루수로 경기에 나섰다. 유격수 이재현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FA(자유계약)로 이적한 베테랑 오선진(한화 이글스), 김상수(KT 위즈)의 공백을 메우고 있었다.

그러나 수비에서 크고 작은 실수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김지찬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김지찬은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회말 선두타자 안치영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은 뒤 송구 실책을 범했다. 후속타자 앤서니 알포드까지 안타로 출루했고, 삼성 벤지는 김지찬을 불러들이면서 김호재를 대수비로 투입했다.




결국 김지찬은 28일 롯데전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1회말 리드오프 고승민의 타구를 잡지 못했고, 4회말에는 유강남과 박승욱의 타구 때 각각 포구 실책과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이닝을 끝내지 못한 선발투수 앨버트 수아레즈는 4회말에만 4점을 내줬고, 순식간에 4점 차의 리드가 사라졌다. 김지찬은 이번에도 이닝 도중에 교체 통보를 받으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중계화면에 포착된 김지찬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이달에만 7개의 실책을 범한 김지찬은 결국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귀 시점을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게 박진만 삼성 감독의 설명이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흔들리고 있는 만큼 계속 1군 경기에 출전하는 게 선수에게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100경기 이상 뛴 시즌이 3시즌이나 될 정도로 경험이 어느 정도 쌓였고, 김지찬을 바라보는 팀이나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김지찬은 지난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개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팀 외부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도 커진 게 사실이다.

김지찬은 여전히 팀에, 또 리그에 필요한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걸 모두가 잘 안다.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어려움을 피하기보다는 과정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위축된 선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팬들의 격려도 필요하다. 동료들도, 코칭스태프도, 팬들도 김지찬이 미소를 되찾길 바랄 뿐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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