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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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흥행 실패가 中·韓 인종차별 탓?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06.12 20:3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실사 영화 '인어공주'(감독 롭 마셜)가 흥행 부진을 겪는 가운데, 그 원인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인종차별이 원인이라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와 국내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THR)와 CNN은 '인어공주'의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인종차별적인 생각으로 인한 부정적인 리뷰가 넘쳐나는 나라 중국과 한국을 언급했다.

이들은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에 대한 항의가 두 나라에서 특히 격렬했다고 보도하면서 한국에서는 그러한 리뷰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고까지 언급했다. 특히 CNN은 '#NotMyAriel'이라는 해시태그가 한국 리뷰어들 사이에서 등장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인종차별적인 악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비판받을 일이긴 하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이 아닌 북미 지역에서 먼저 일어난 일이었다. 애초에 한국에서 영어 해시태그를 이용한 글들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다가,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에 대한 비판은 북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일이었다. 그럼에도 유독 북미에서 중국과 한국을 콕 집어서 비판하고 있는 것.



지난 2019년 에리얼 역으로 캐스팅 된 할리 베일리는 롭 마셜 감독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영화의 공개 후 북미 측 비평가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북미 지역을 제외하면 그의 연기는 물론, 작품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곳은 드물었다.

프랑스의 매체 뤼마니테는 "익사하고 있는 산업의 증거"라면서 혹평했고, 리베라시옹 또한 "식민주의, 성차별주의 같은 메시지가 포함된 좋은 이야기를 현대화하지 못한, 미학적으로 엉망인 영화"라고 혹평하면서 두 매체 모두 별점 1점을 내리기까지 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영화가 개봉하기 이전부터 '인어공주'에 대해서 "디즈니가 자신들의 고전에 소수자들을 강제로 편입시킨 것은 게으르고 무책임한 스토리텔링 전략"이라며 "진정으로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고 싶다면 그들의 경험을 반영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라"는 비판이 담긴 논평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측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바로 같은 디즈니의 영화 '블랙 팬서'와 소니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흥행 성적 때문.

북미에서만 7억 달러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블랙 팬서'는 국내에서 540만명에 가까운 관객(4285만 달러)을 모았고, 중국에서는 1억 506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개봉 전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경우 중국에서 개봉 첫 주에만 1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주인공의 인종이 문제라면 두 작품이 모두 흥행하지 않아야 하지만, 정반대로 훌륭한 흥행 성적을 거둔 것.

게다가 지난 2017년 당시 '인어공주'의 뮤지컬에 일본계 미국인인 다이애나 휴이가 캐스팅되자 북미에서는 그가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캐스팅에 대해 반대했다는 것,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북미 매체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 영화들이 북미에서 흥행에 실패하는 것이 미국인들의 인종차별 때문이냐며 비꼬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한편, 지난달 24일 국내에 개봉한 '인어공주'는 많은 화제성에 비해서 10일 기준 국내 누적 관객 63만명을 모으는 것에 그쳤다. 관람객들 대부분 할리 베일리의 가창력에 대해서는 호평했으나, 캐스팅이 할리 베일리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원작과 차별화되지 않는 이야기에 대해서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또한 '아쿠아맨', '아바타: 물의 길' 등으로 인해 화려한 바다 속 배경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채도가 낮고 어두운 바닷속을 보여준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흥행에 실패한 나라는 중국과 한국을 제외하고서도 많은 편이다. 지난 9일 영화가 뒤늦게 개봉한 일본은 주말 3일 간 50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로 아시아 흥행 1위를 기록하던 대한민국의 누적 성적(447만 달러)을 앞질렀으나, 2023년 개봉한 할리우드 작품 중 처음으로 오프닝 주 흥행 성적이 1000만 달러를 넘기지 못한 작품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프랑스는 741만 달러, 스페인은 664만 달러, 독일은 594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고, 시장 규모가 큰 브라질도 857만 달러의 수익에 그쳤다. 1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나라는 북미를 제외하면 영국과 멕시코가 전부다.

북미에서는 2억 2881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지만, 당초 3억 5000만 달러의 흥행을 예상했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 또한 해외에서의 흥행 부진으로 인해 월드와이드 4억 1421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치고 있다. 제작비가 2억 50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극장 수익만으로는 손해를 보는 것이 확정적이다.

이 떄문에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인종이 바뀐 '백설공주'를 어떻게 제작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뜨겁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AP/연합뉴스, 소니 픽처스, 다이애나 휴이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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