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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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유선 "서예지, 노력 느껴지는 배우…정말 열심히"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7.26 10:5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유선이 '이브'로 인생 연기를 펼친 소감을 전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이브'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멜로 복수극.

유선은 정치권력의 정점에 있는 한판로(전국환 분)의 딸이자 재계 1위 LY 그룹의 최고 경영자 강윤겸(박병은)의 아내 한소라 역을 맡았다. 동생처럼 아꼈던 이라엘(서예지)가 남편과 불륜을 저지르자 남편에 대한 집착과 완벽에 대한 강박으로 광기를 폭주시킨 인물을 소화하며 유선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유선은 "16부작 미니시리즈이지만 주말 드라마처럼 7,8개월을 촬영해서 그런지 정이 많이 들었다. 특히 격정적인 감정을 치러내는 캐릭터이다 보니 애정이 남달랐다"면서 "촬영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마지막 방송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끝이 난 것 같다. 오늘이 소라와 이별하는 날이라고 생각하며 인터뷰에 왔다"며 울컥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브'는 14년 만에 무대에 서기로 결심하고 연극을 준비하던 차에 대본을 받았다. 등장과 퇴장이 없이 관객들을 직접 만나야 하는 14년 만의 연극 무대도 쉽지 않은 부담스러운 상황에 내 연기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악역이 들어왔다.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속물 캐릭터인 한소라가 욕심 났고 잘 해내고 싶었다"며 "다들 살이 많이 빠졌다고 하는데 부담감에 살이 그냥 쭉쭉 빠졌다. 이전보다 4kg 정도 감량하게 된 것 같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소라를 연기하기 적합한 얼굴이 됐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회에서 한소라는 남편 강윤겸을 잃고 부친 한판로를 죽게 만든 뒤, 불행한 기억을 스스로 지워버리는 므두셀라증후군으로 정신 병동에 입원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유선은 "결말에 대해 미리 힌트를 주지 않았지만 소라의 마지막 비참할 거라고 예상했다. 또 강윤겸이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16회 대본을 받고 나서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읽으면서 이 광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이 컸다. 특히 차 안에서 메이크업을 하는 장면은 끝까지 붙잡고 싶었던 윤겸에게 이혼 통보를 받고 난 후라 그 안의 감정이 너무 처절했다. 스스로 초라하게 느끼니까 화장으로라도 극복하고 싶고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화장이 된 거다. 정신이 돌아오면 내 모습이 웃겨서 광기의 웃음이 되고 그런 사고를 거치니 촬영장에서 감정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아이섀도를 바르는데 눈물이 계속 흘렀다.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유선은 "아시겠지만 박병은 씨는 유쾌한 성격이다. 밝은 에너지를 주는 친구라 촬영장에는 항상 웃음이 있었다. 또 저랑 1살 차이 또래다. 연기 경력도 비슷해서 서로 스스럼없이 조언을 해줬다. 생각지도 못한 지점을 이야기해 줘서 고마웠던 기억도 있다. 격정적인 장면을 찍다가도 웃을 수 있으니까 좋았ㄷ. 현장에서 의지가 많이 됐던 동료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서)예지 씨는 초반 몇 회 빼고 늘 텐션 있게 만나는 역할이었다. 그 친구는 어떤 연기를 준비해올까 기대가 됐는데 '정말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준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력하는 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몰입과 집중력이 좋은 친구였다. 연기를 할 때는 늘 라엘을 만난 느낌이라 소라의 감성에 집중할 수 있었다. 좋은 텐션이 서로의 호흡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열심히 해주고 몰입해 줘서 큰 힘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선은 "(이)상엽 씨는 만나는 신이 많이 없는데도 친해졌다. 그 친구의 에너지가 맑고 밝아서 저와 병은이를 잘 따라줬다. '이브'를 통해 귀엽고 편안한 동생이 생긴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판로(전국환) 선생님과 정철(정해균) 선생님은 예전에 각각 드라마 '우리 갑순이'와 영화 '진범'으로 만난 적이 있었다. 선배님들과 찍을 때 좋았던 부분이 감정 교류가 편안했다. 격정적인 신을 찍어도 좋더라. 가족들을 만난 것처럼 감사한 분들이다"고 밝혔다. 

격정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분노하는 장면은 한소라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했다. 평소 온화한 사람이라는 유선은 "본래 성격 자체가 많이 참고 인내하는 편이다. 집에서도 딸아이를 키우다 보니 소리를 지를 일도 없었다.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소라는 즉각적으로 표출하지 않나. 처음 대본을 받고 언성을 높여 소리를 지르는데 어딘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소리를 지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소라의 분노에 동일시되면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랬더니 그동안 내볼 수 없었던 소리가 터져 나오더라. 시청자들은 아저씨 같은 소리가 난다고 하던데(웃음). '이브'를 통해 새로운 감정선을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악역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다들 스트레스 다 풀고 오겠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분노가 끓어오르는 상황이라 에너지 소모가 엄청났다. 특히 중후반부에는 울고 매달리고 다른 데서는 화내고 다니지 않나. 소라는 감정이 격한 신이 몰려 있었다. 그날 분량을 다 못 찍겠구나 예상하는데 늘 예상시간 보다 먼저 끝나니까 주위에서 '저 선배는 지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정말 타를 타자마자 실신하곤 했다. 세트장에서 집까지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집에 도착하면 저를 흔들어 깨워야 할 정도였다. 늘 진이 빠져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브'를 하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후일담도 들려줬다. 유선은 "연락을 수년간 안 했던 분들에게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다. 제 대학(한예종) 동기 황석정 언니에게도 전화가 왔다. 졸업하고 개인적으로 연락해 본 적이 없는데 언니가 이 얘기를 꼭 해주고 싶어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 당시 그날의 촬영을 끝내고 헛헛한 마음으로 호수를 걷고 있을 때였다. 연락을 안 했던 동기 언니가 '좋은 배우로 잘 가고 있는 모습이 고맙다'고 하면서 연기 칭찬을 해주는데 너무 고맙고 감격스러웠다. 소라를 연기한 보상을 다 받은 것처럼 너무 행복했다. 그 전화를 받고 걸으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유선은 '이브'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에 "안정과 칭찬을 쫓으면서 연기하면 안 되지만 저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평가와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평가는 매번 좋을 수는 없다. 다만 저를 선택해주신 분들의 신의에 보답하려고 하는데 시청자들에게 '공감'이라는 피드백이 와서 감사했다. 소라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제게는 의미 있는, 오래 남을 작품이 됐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사진 = 블레스이엔티, tv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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