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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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던질 수 있습니다" 삼성이 오승환을 사랑하는 이유

기사입력 2022.06.10 09:02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수호신 오승환은 지난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15세이브를 수확한 뒤 뜻밖의 말을 꺼냈다. 최근 자신의 발목이 좋지 않았으며 구위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수 있었을 정도로 내 공이 좋지 않았다"는 게 오승환의 설명이다.

오승환은 스스로의 표현으로 온전치 않은 몸 상태와 구위로도 '돌부처'의 명성을 이어갔다. 최근 10경기 10⅓이닝을 던지면서 단 2점(1자책) 밖에 내주지 않았다. 블론 세이브는 한 차례도 없었고 8세이브 평균자책점 0.87의 성적을 기록했다. 발목이 아픈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허삼영 삼성 감독은 9일 롯데전에 앞서 "오승환의 발목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오승환이 정말 대단한 선수인 건 어떤 핑계도 대지 않는다. 어디가 안 좋아서 공이 안 좋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뭐든지 할 수 있다면서 '무조건 오케이 오늘 던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선수다"라고 치켜세웠다.

허 감독은 2005년 삼성에 입단한 대졸 루키가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봤다. 전력분석원 시절부터 오승환을 바라본 평가는 "남자로서 선수로서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눈에 보이더라도 오승환은 대부분 팀 승리를 지켜냈다. '오늘 경기는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불길한 예측이 적중한 적은 거의 없었다.

불혹의 나이에도 한참 어린 후배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클로저의 자리를 사수할 수 있는 건 철저한 자기관리와 완벽에 가까운 멘탈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허 감독은 "오승환의 공을 보면 오늘은 좋다 나쁘다가 보인다. 그런데 오승환은 수많은 어려운 상황을 모두 이겨내더라. 이 부분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의 입장에서 이런 투수와 함께할 수 있다는 건 대단히 행복한 일이다"라고 치켜세웠다.

또 "보통 투수들은 상황이 좋지 않고 몸 상태가 안 좋으면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오승환은 어떻게든 이닝을 마무리하고 팀 리드를 지켜준다"며 "이런 부분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걸 알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 감독은 이런 오승환을 위해 사령탑으로서 해줄 수 있는 모든 배려를 다하고 있다. 7~8일 경기 연투로 주중 3연전 등판이 불가능해지면서 9일 경기 전 대구로 먼저 이동하도록 조치했다. 

허 감독은 "오승환을 대구로 빨리 보내서 치료에 전념하게 하려고 한다. 연투 속에서 투구수도 많았고 오승환의 건강이 팀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과론이지만 허 감독의 결정은 선견지명이 됐다. 삼성은 9일 경기에서 롯데와 연장 11회까지 혈투를 치르면서 적지 않은 소모가 있었다. 오승환은 이동 피로를 최소한으로 줄인 가운데 주말 3연전을 준비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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