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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조성희 감독 "신파? 가족 이야기 하고 싶었을 뿐"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2.08 14:50 / 기사수정 2021.02.08 14:13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조성희 감독이 한국 최초 SF 영화 '승리호'를 만들게 된 이유와 제작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8일 온라인을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리호' 조성희 감독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 

2009년 단편 영화 '남매의 집'(2009)으로 데뷔한 조성희 감독은 '짐승의 끝'(2010), '늑대소년(2012)',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등을 연출했다. 독특한 비주얼과 개성 있는 캐릭터를 구현하는데 강점을 보여왔고 특히 장르 반복 없이 항상 새로운 이야기와 형식으로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승리호'는 조 감독의 첫 SF 장르 도전이자 동시에 한국 최초의 우주 SF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차트를 제공하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승리호'는 지난 5일 공개 첫 날 한국을 비롯해 벨기에,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말레이시아, 몬테네그로, 필리핀,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등 16개국에서 1위를 기록,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조성희 감독은 '승리호'의 뜨거운 반응에 "예상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다른 해외 관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느낄 수 있던 것이 처음이라 신기하고 감사했다"며 "고생은 스태프들이 많이 했다. 미술팀, CG팀, 사운드팀, 음악팀 등 어느 한 부분 빠짐없이 모두가 열정을 불태워 주셨다. 관객들도 그런 점을 느낀 거라고 생각한다.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영화라고 하면 다들 할리우드 눈높이에 익숙해져 있지 않나. 너무 떨어지지 않게 만드려고 노력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승리호'는 당초 국내 극장 개봉이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넷플릭스에서 개봉을 하게 됐다. 조성희 감독은 "넷플릭스로 개봉해서 다행이다. 걱정이 많이 됐는데 극장이든 컴퓨터든 TV든 어떤 식으로든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승리호'는 조성희 감독이 '늑대소년' 이후 8년 만에 송중기와 재회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앞선 컨퍼런스에서 조 감독은 '승리호'가 '늑대소년' 작업 당시 구상 중인 아이템이었고, 당시에도 송중기와 이야기를 나누던 영화였다는 비하인드를 전한 바 있다. 

조성희 감독은 "밤에 술을 먹는데 친구가 '우주쓰레기가 속도가 빠르고 맞으면 파괴된다. 정지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험하다. 우주 산업의 문제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듣고 상당히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찾아보니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90년대 초부터 이 소재를 차용했고 게임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다면 요란한 비주얼이 나오는 영화의 주인공에 꼭 멋있는 옷을 입은 영웅이 아니어도 되겠다 싶었고, 한국 사람으로 너무 허황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했다.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봤는데 이미 있는 것들이라 용기를 갖고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송중기와의 재회에는 "아무래도 처음 작업 당시보다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세월이 7,8년 지나긴 했지만 중간에 연락도 하고 만나서 그런지 그리 오래전 같지 않았다. 소통에 있어서는 조금 더 편하더라. 또 송중기라는 배우는 변함없었던 것 같다. 그때처럼 늘 밝고 주위 사람들을 잘 챙기고 현장을 좋게 만들려는 점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구나 생각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송중기가 '늑대소년'에 이어 '승리호'까지 유독 조성희 감독의 작품에서 '꼬질꼬질한' 비주얼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멋있는 건 다른 데서도 많이 하지 않나. (송중기) 마음속의 온기 같은 것들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에 그런 걸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한편 '승리호'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비주얼은 좋았지만 극의 신파 서사는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조성희 감독은 "관객분들이 그렇게 느끼신다면 저의 고민이 깊지 않았던 것 같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단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며 가족 서사를 넣고 싶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가족과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이 있었다.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이야기가 이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태호도 자기 친딸은 아니지만 순이를 딸로 받아들이지 않나. 꽃님이도 마찬가지다. (가족에 대해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형태의 아버지와 딸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동시에 진짜 가족들을 잘 떠나보내고 가슴에 묻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파를 최대한 피해보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며 "다음 영화를 할 때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영화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할리우드 SF 영화 못지않은 CG 호평에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확실한 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정말 어려웠던 부분은 폭발이나 작은 입자들이 날아다니는 효과들이었다. 아티스트마다 머리에 그리는 그림이 다른데 합의해가면서 동시에 판타지같이 않게 구현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다. 할리우드 제작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대략 예상하기로는 10분의1, 7·8분의 1 정도 되지 않을까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리호'는 조성희 감독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조 감독은 "첫째로는 같이 해준 분들, 참여해준 분들께 감사하다. 그리고 이 작품을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아쉽게 느끼는 분들도 모두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크다. '승리호'는 제가 영화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 생각하고 처음 쓴 장편 시나리오였다. 그게 영화화가 돼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자체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게 된 것도 꿈같다. 시간이 지나면 이 영화, 이 영화를 만들 때의 저를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은 얼떨떨한 기분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승리호'에서는 송중기가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 역을, 김태리가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 역을, 진선규가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을, 유해진이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을 맡았다. 지난 5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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