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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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v 경남, '승리로 극복할 위기' '위기를 이용한 승리'

기사입력 2007.04.01 03:42 / 기사수정 2007.04.01 03:42

김민숙 기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2007시즌이 시작한 후, 아직까지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대전 시티즌이 최윤겸 감독과 이영익 코치의 동반 사퇴 파문으로 더욱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3월 21일, 경남과의 컵대회 2Round 경기가 끝난 후 최윤겸 감독을 필두로 한 많은 대전 선수들은 짧게 머리를 잘랐다. 9일 간의 휴식 기간 동안 필승의 의지를 다져, 4월 1일에는 반드시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겠다는 다짐 하에서였다. 그렇지만 다른 팀들이 휴식을 취한 그 9일 동안, 대전 시티즌에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팀을 이끌고 있던 두 수장 사이에 불화가 생기며, 감독과 코치의 동반 사퇴라는 유례없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결국 대전 시티즌은 4월 1일 경기를 지휘해 줄 선장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팀은 점점 더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빠져 들고 있다.

경남, 상대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대전 시티즌이 이렇게 혼란을 겪는 동안, 경남FC는 자신들만의 안정적인 전력을 다져 나갔다. 인천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역전승을 거두었던 경남은, 대전전에서 역시 선제골을 내준 후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바 있다. 이렇게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들의 흐름을 유지하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된 경남은 현재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상태다. 

경남이 이렇게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김성길과 김근철이 지키고 있는 중원에 있다. 올 시즌 두 미드필더가 보여주고 있는 호흡은 훌륭하며, 이번 대전전에서는 부상으로 빠져 있던 김효일도 전력에 가세한다. 그 뒤를 지키는 수비의 핵 산토스는 경남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 대전과의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뽀뽀와 까보레 역시 이번 경기에서만은 대전의 수비수들에게 덜미를 잡히지 않겠다는 각오다.

대전, 지도력의 부재를 선수들의 의지로 메운다.

그렇지만 대전 선수들의 의지 역시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대전 시티즌은 타 구단에 비해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두 수장의 지도력을 밑바탕으로 하여 지난 4년간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 왔다. 대전 선수들은 최윤겸 감독에 대해 두터운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자신들의 지도자를 되찾겠다는 심산이다.

지난 경남과의 경기에서 경남의 투톱을 훌륭하게 막아냈던 최윤열-민영기-김형일의 쓰리백이 이번에도 경남의 공격을 막는다. 노장과 영건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기 시작한 이 쓰리백은 대전이 이번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여전히 공격을 풀어나갈 플레이 메이커가 부재하긴 하지만, 최전방의 정성훈이 2경기 연속골로 골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청신호다. 빠른 발의 우승제와, 올 시즌 대전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데닐손의 역습 역시 시시틈틈 경남의 골문을 두드릴 것이다.

기회를 잡을 것이냐, 위기를 극복할 것이냐

경남은 현재 대전이 겪고 있는 위기를 자신들의 기회로 삼을 작정이다. 창단 이후 아직까지 대전에게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경남은 이번 경기가 자신들에게 ‘대전전에서의 첫 승리’를 안겨줄 거라 믿고 있다. 만약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경남은 자신들의 상승세를 유지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자신들의 올 시즌 목표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대전은 현재의 이 위기를 어떻게든 극복해 내기 위해서 경남을 자신들의 제물로 삼고 싶어 한다. 경남을 상대로 첫 승을 신고함으로써 성적 부진과 팀의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두 가지 장애물을 동시에 극복하고 싶은 것이다. 대전으로서는 현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반드시 이 경기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며,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여 왔던 경남은 승리의 제물로 삼기에 적당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다른 꿈을 가지고 맞부딪힐 대전과 경남. 과연 두 팀 중 어느 쪽이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면서 웃음의 주인공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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