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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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갈라프로그램이 2% 특별한 이유

기사입력 2010.10.01 09:30 / 기사수정 2010.10.01 09:3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3번째 아이스쇼를 가진다. 오는 2일과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LA에 위치한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리는 '올댓스케이트 LA'에 출연할 예정인 김연아는 '피겨의 전설'인 미셸 콴(30, 미국)을 비롯한 유명 스케이터들과 함께 공연을 치른다.

김연아가 메인 스케이터로 출전하는 아이스쇼가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 경기도 고양시 위치한 킨텍스 전시홀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서머'에서 선보인 '블릿 프루프'는 이번 공연에서 다시 재현될 예정이다.

'록산느의 탱고'와 '죽음의 무도', 그리고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 등 피겨 사에 길이 남을 프로그램을 연기한 김연아는 갈라 프로그램에서도 눈여겨볼 작품이 많다.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해야하는 경쟁대회 프로그램과 비교해 갈라 프로그램은 스케이터의 개성을 알 수 있다. 경직된 분위기를 털어버리고 자신의 안에 내재된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갈라 프로그램은 피겨 스케이팅의 또 다른 참맛을 선사한다.

김연아가 주니어 시절 연기한 '벤'은 아직도 많은 팬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아직 덜 익은 주니어 선수지만 음악을 타고 움직이는 김연아의 몸짓은 매우 비범했다. 트리플 토룹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로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유연한 이너바우어도 감상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몸에 익힌 김연아는 이때부터 자신의 안에 내재된 표현력을 살리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주니어 선수였지만 음악을 타고 움직이는 동작이 예사롭지 않았던 김연아는 '리플렉션'에서 한층 성숙하게 발전한다.



김연아의 갈라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들 중, 유난히 이 작품을 꼽는 이들이 많다. 손동작과 표정연기가 물이 오르고 있던 김연아의 표현력은 이 작품을 통해 발화되고 있었다. 스케이팅까지 한층 좋아지면서 김연아의 갈라 프로그램은 다른 작품과 비교해 차별성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연기하던 김연아는 갈라 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손동작과 스케이팅, 그리고 점프와 스핀 등의 기술이 혼연일체가 돼 있었던 갈라 프로그램은 좀처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리플렉션이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경쟁대회 프로그램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구성력을 갖췄고 김연아의 장점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그리고 김연아는 이 작품에서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과 트리플 러츠 점프도 구사했다. 한순간도 끊어지지 않는 안무를 소화하면서 만만치 않는 점프 구성을 갖춘 리플렉션은 김연아의 갈라 프로그램 중, 백미로 기억되고 있다.

지긋지긋한 부상을 떨치고 최고의 스케이터로 우뚝 선 시절의 김연아는 '온리 호프'와 '골드'를 연기했다. 어린 시절에 비해 한층 무르익은 여기를 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열린 아이스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연아는 경쟁 프로그램을 통해 피겨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러나 갈라 프로그램의 목록을 짚어보는 것도 김연아의 또 다른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갈라프로그램은 단순히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부담 없이 즐기는 프로그램만은 아니다.

특정 스케이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고 내면에 내재된 '끼'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갈라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풋풋한 시절의 김연아는 록산느의 탱고를 통해 탁월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또한, '리플렉션'을 연기하면서 갈라 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피겨 스케이팅의 진수도 선사했다.

스케이터로서 김연아가 최고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는 경쟁대회 프로그램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갈라 프로그램도 연기했기 때문이다.



[사진 = 김연아, 미셸 콴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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