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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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인턴' 김응수 "중년·노년 주인공 극 없어 섭섭, 멜로 하고 싶어"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7.02 10:32 / 기사수정 2020.07.02 10:3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코믹하면서도 실감 나는 연기로 60세 중년 배우의 파워를 보여줬다.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이만식 역으로 활약한 배우 김응수 이야기다. 

‘꼰대인턴’은 여느 오피스물과 달리 코믹하고 독특한 전개로 호응을 받았다.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 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담았다. 김응수는 꼰대 부장이었다가 퇴직 후 자신이 괴롭히던 부하 직원 가열찬(박해진 분) 밑에서 혹독한 직장 생활을 하는 시니어 인턴 이만식으로 열연했다.

"이만식의 꼰대성을 가열찬을 통해 어떻게 잘 표현할까에 가장 중점을 뒀어요. 제대로 꼰대 짓을 하자 싶었죠. 1, 2부에서 이만식이 가열찬이 열심히 준비해온 업무를 다 휴지통에 버리고 회식 자리에 참석하는 가열찬에게 물건을 던져요. 이렇게 사람에게, 부하 직원에게 모욕적으로 폭력적으로 하는 행동만 나오면 그게 과연 꼰대성이고 시청자분들에게 잘 어필이 될까 했죠. 화내는 장면만 오래 보면 재미없잖아요. 그 부분을 어떻게 연기할지 부담스러웠어요.”

김응수는 자신의 경험과 영화 ‘대부’ 캐릭터를 통해 꼰대 연기를 구축하고자 했다. 

“어디에서 그런 꼰대를 볼까 했는데 첫째는 내 경험에서 나왔어요. 군대 가면 병장들은 다 꼰대잖아요. 그다음에는 새로운 작품을 하기 전에 꼭 보는 영화가 있어요. '대부'를 파트1부터 3까지 다 봐요. 교과서 같은 인간 군상이 있고 꼰대도 많아요. (웃음) '대부'를 하도 많이 봐서 콘티를 그리라고 하면 그릴 정도예요. '대부'를 통해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나머지는 미완성인 채로 현장에서 감독님이 객관적으로 봐줬어요.” 

김응수는 신인 남성우 감독과의 합에 만족스러워하며 "천재이자 덕장"이라고 추켜세웠다.

“감독이란 포지션은 현장에서 70, 80명의 스태프를 끌고 나가야 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해요. 남성우 PD가 잘하는 건 집중력을 높여 빠르게, 쓸데없는 것을 찍지 않아요. 취사선택이 분명해요. 버릴 것과 찾아야 하는 게 명확해요. 쓸데없는 에너지를 쓰지 않죠. 영감이 굉장히 뛰어난 덕장이에요. 말도 없고 선비 같아요. 지금까지 현장에서 단 한 번도 트러블이 없었어요. 이 장면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하면 그렇게 해요. 손종학 씨와 술집에서 돌면서 싸우는 장면이 있었어요. 내가 감독이면 이렇게 찍겠다고 생각해 아이디어를 낸 게 그대로 됐어요. 조언을 잘 읽어줬어요.”

이만식이 한순간에 부장에서 인턴이 돼 가열찬과 입장이 바뀌는 모습이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후 두 사람은 브로맨스를 형성하며 뜻밖의 케미를 보여줬다. 

“코리안이 가진 DNA라고 생각해요. 자존심도 세고 죽어도 못하지라고 하면서도 그까짓 것 뭐 어때 이래요. 충청도 사람이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낙천적인 유전자가 우리 코리안들에게 있어 견디는 거죠. 만식이 꼰대짓을 하다가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으니 시청자는 ‘쟤가 어떻게 버틸까’ 궁금했을 거예요. 가열찬이 앙갚음하는 걸 똑같이 하면 지는 거니 능청스럽게 '그래 해'라는 마음이었어요.”

‘꼰대인턴’은 60대 배우가 젊은 배우와 함께 전면에 서서 조화롭게 이끌어간 작품으로 남았다. 김응수는 젊은 배우들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대부분인 상황을 두고 “왜 우리는 중년의 이야기는 하지 않을까”라며 아쉬워했다.

“배우로서 섭섭한 부분이에요. 다 젊은 친구들인데 사실은 중년 배우들이 가장 많잖아요. 연기 잘하는 배우들도 많고요. 중년 배우의 얘기를 하면 정말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올 텐데 싶어요. ‘꼰대인턴’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불렀다고 생각해요. 중년의 이야기가 잘 먹히고 재밌다는 전환의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해요. 중년 이만식과 젊은 가열찬이 사이좋게 잘 지내잖아요. 그런 긍정적인 내용을 앞으로 많이 다루면 좋지 않을까요. '꼰대인턴'이 좋은 예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젊은 친구들의 얘기만 하지 말고 중년, 노년의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김응수가 욕심을 내는 장르는 ‘멜로’다.

“멜로의 부활을 부르짖는 이유가 한국 영화계가 전통적으로 멜로가 셌는데 어느 순간 없어졌어요. 50대, 60대가 주인공인 멜로 좋잖아요. 얼마나 멋져요. 왜 박해진만 멜로를 해야 하나.(웃음) 꼭 사랑이 이뤄져야 멜로인가요. 내가 의사에게 진찰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를 너무 좋아해서 안 아픈데도 진찰을 받으려고 하는 내용도 멜로가 될 수 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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