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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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최정열 감독 "당당하게 살아가는 캐릭터 보여주고 싶었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12.31 17:20 / 기사수정 2019.12.31 17:1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최정열 감독이 영화 '시동'을 통해 겨울 극장가에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18일 개봉한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2016년 '글로리데이'를 통해 청춘의 얼굴을 몰입감 있게 그려냈던 최정열 감독은 3년 만에 '시동'으로 다시 돌아왔다.

"다른 작업을 하던 중에 우연치 않게 원작을 보게 됐어요. 앉은 자리에서 쭉 읽었는데,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느낌에 매료됐죠. 그 캐릭터들을 실사화 시켜서 어떻게든 잘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웃음)"

'글로리데이'에 이어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것은,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했다.

최정열 감독은 "'글로리데이' 속 캐릭터들에 대한 부채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영화의 문을 쾅 닫고 나온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동'을 통해서 그런 부채감을 해소하고, 또 문을 열어두고 싶은 그 과정을 만들어보고 싶었죠. 조금 다른 결의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라고 설명했다.

"꼭 그 나이 또래뿐만이 아니라, 어떤 새롭게 출발하는 선에 선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각자의 선택을 하면서 어떤 드라마적 변화를 겪는지 거기서 오는 딜레마 같은 것들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시작점에 선 사람들'이라는 연장선에서 봤을 때는 택일이나 상필이 뿐만이 아니라 거석이형(마동석) 택일이의 엄마 정혜(염정아), 공사장(김종수)도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사람들의 이야기에 제가 호기심이 많기도 하고요."



원작 웹툰 속 캐릭터들의 어둡고 건조한 느낌들이 스크린 속에서는 사랑스럽고 친숙하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마동석과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등 배우들과 많은 소통을 한 것은 물론이다.

"박정민, 정해인 두 배우는 청춘 배우라는 말을 떠올려봤을 때 가장 상징적인 배우들이잖아요"라고 말을 이은 최정열 감독은 "웹툰을 보면 택일이가 반항아지만 그 속에 갖고 있는 친숙함, 사랑스러움, 귀여움이 있거든요. 그 귀여움을 택일이에게 녹여야 겠다 생각하고 정민 씨를 캐스팅했었어요. 워낙 유연하게 대처를 잘 하시니까, 현장에서는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었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1~2회차를 찍어보면서 배우들 스스로가 놀 수 있는 것이 우선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연습에서 오는 것이 아닌 날 것 같은 코미디들이 전반부에 많이 드러나서 만날 때마다 정말 즐거웠거든요. '시동'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죠"라고 되돌아봤다.

정해인이 연기한 상필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상필이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파도를 겪는 인물이거든요. 불완전하고 허세 있던 아이가 나쁜 길에 빠져들게 되고,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죠. 그 전까지는 나 혼자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잖아요.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그 포인트가 중요했죠. 해인 씨가 매 순간 상필이로 있어줘서 너무나 고마웠어요. 드라마 촬영장을 왔다갔다 하는 힘든 일정이었고, 에너지를 쏟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전혀 헷갈려하지도 않고 정확히 상필이로 있어준 모습이 고마웠고요."


마동석과 염정아 등 선배 배우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는 얼굴에 더욱 웃음이 번졌다.

"마동석 선배님이나 염정아 선배님, 다른 모든 배우 분들 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너무나 멋진 배우이자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마동석 선배님은, 영화의 빈틈을 정말 과하지 않게 너무나 잘 채워주셨죠. 질 좋은 유머들이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수많은 애드리브를 던져서 하나를 건져내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 안에서 가장 정확히, 많이 웃을 수 있는 애드리브들을 해주셨어요. 정말 천재인가 싶었죠.(웃음) 시나리오 속 거석이형보다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최정열 감독은 "각자의 지점에서 묵묵히, 서로 잔잔하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건강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전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따뜻하게 묻어난 최정열 감독의 3년여의 시간이 고스란히 '시동'이라는 작품 안에 그렇게 녹아들었다.

"영화를 위해 노력해주신 분들이 너무나 많고, 워낙 좋은 배우 분들이 역할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주셨거든요. 저 역시 좋은 기운을 받아서 현장을 즐기면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 제가 느꼈던 그 느낌들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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