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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꿈을 키우는 축구클럽, 강정훈 FC

기사입력 2010.06.19 08:48 / 기사수정 2010.07.27 10:05

백종모 기자

클럽축구 발언대 [5편] - 강정훈 FC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저의 제 2의 고향, 대전의 축구 발전이 꿈입니다."

대전 시티즌에서 10년간 뛰었던 대전의 레전드 강정훈 선수, 그가 자신의 제2의 고향 대전에서 유소년 축구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에 2회째 참가한 '강정훈 FC'의 강정훈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대전의 레전드였던 분과 인터뷰하게 되서 영광이라며 인사를 건네자, 강정훈 감독은 "아닙니다"라며 웃음으로 받아 넘겼다.

강정훈 축구클럽은 2008년 10월 구장을 구비하면서 출범했다. 같은 해 4월에 강정훈 감독이 선수로써 은퇴를 했으니, 은퇴와 함께 곧바로 일을 시작한 셈이다.

"프로 선수 시절부터 유소년 선수를 육성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프로 선수 시절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은퇴하자마자 빨리 이뤄진 거죠."

강정훈 감독은 겸업이 아닌, 오로지 유소년 클럽에만 매진하고 있다. 프로 시절부터 유소년 육성을 꿈꾼 이유가 무엇일까.

"대전 시티즌에서 10년간 뛰면서, 유소년 팀이 운영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팀의 운영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유소년 팀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죠. 팀이 창단했을 때부터 유소년 팀을 운영했다면, 지금 대전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을 텐데. 좋은 선수도 매번 타 지역으로 나가고, 그런 선수부족 문제를 너무 많이 겪었습니다. 저의 제 2의 고향인 대전에서,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을 육성해 나가면서, 무언가를 이뤄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사업적인 접근보다 지역의 축구 발전이 우선이라는 말은 듣기만 하는 입장에서도 왠지 뿌듯하고 기분 좋은 말이었다. 다행히 좋은 후원 업체를 만나서, 생각하는 대로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재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무료로 축구를 가르치기도 하고, 자비로 도와주기도 한다고 한다. 무리가 되는 건 아니냐는 말에, 크게 힘들지 않다며 괜찮다고 받아넘겼다.

대전 지역에 정식 규격 경기장이 2~3개 정도 있는 센터를 짓는 게 꿈이라는 강정훈 감독은, 대전 시티즌에 전용 구장이 없었던 것이 항상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 제 제자들이 자기 구장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히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지금도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요. 아이들이 빠르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전의 축구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는 걸 느꼈습니다.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대전 시티즌이 더 좋은 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배로써 그런 부분을 해주고 싶습니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묻자, 강정훈 감독은 중등부까지는 성적보다 기본기 위주의 플레이를 중시해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도자의 오락기계, 리모컨처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런 딱딱한 분위기는 싫습니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창조적인 플레이도 나온다고 생각하는 강정훈 감독은, 선수들에게 골을 넣으면 반드시 세리머니를 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가 없으면 노골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항상 세리머니를 스스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능률이 오르지, 지겹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발전성이 없습니다. 운동은 너무 지나친 것보다 항상 아쉬움이 있게 해야 합니다."

강정훈 감독은 공부를 등한시 하는 과거의 축구 교육은 잘못된 것이라며, 축구 이전에 공부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의 경우 성적이 85점이 넘지 않으면 게임을 뛰지 못하게 하는 등 학점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공부를 모두 마친 뒤 저녁 시간에 하루 2시간씩 운동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아이들이 기본적인 것은 다 하고 축구를 해야 한다고 보고, 그렇게 해도 충분히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정훈 감독은 실제 현장에서 지도하는 K리거다. 실제로 평소 초등부, 중등부를 직접 지도하고 있다. 코치도 있지만, 코치에게 맡겨두기보다 직접 가르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강정훈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클럽 타이틀이 강정훈이지 않습니까. 저를 믿고 오는 사람들에게 나도 최대한의 배려를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동안 제가 가져온 것들을 그대로 직접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말만 강정훈이지 딴 사람이 가르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앞으로 센터를 짓고 클럽 산하 팀 시스템으로 가면 고등부·대학부 팀까지 생길 예정인데, 그 때가 되면 제가 혼자 다 하기는 힘들겠죠. 하지만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운동할 것이고, 여기에 올인을 할 생각입니다."

강정훈 감독은 향후 클럽 산하 팀 방식으로 클럽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팀을 초·중·고, 대학까지 운영하게 되면, 좀 더 체계적인 축구 교육이 가능하다고 한다. 축구에서 포메이션에 관련된 부분이 그 예 중 하나다. 프로시절 포백 시스템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던 강정훈 감독은, 이 시스템의 습득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무조건 4백을 세우고 있습니다. 가령 시스템이 4-3-3이라면, 그에 대한 비디오까지 보게 하면서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자리를 알고 느끼면서 체계적으로 배우면, 앞으로 어마어마한 발전이 됩니다."

강정훈 감독은 '운동 한 사람 맞나'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감독이라고 한다. 강하게 말하는 것은 잠깐일 뿐, 감독과 선수가 친구가 되어 서로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강정훈 감독의 생각이다. 이런 부분을 느낀 것은 프로시절 만난 최윤겸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감독과 선수 간에 격을 둬버리면 아이들이 저에게 얘기를 할 방법이 없어지는 거죠. 그런 게 싫더라고요. 프로 생활을 하면서 가장 느끼고 공부가 됐던 것이, 최윤겸 감독님 이었는데, 그분이 오셔서 저를 친구처럼 대해줬거든요. 그것으로 인해서 서로 간에 대화도 나누고, 선후배간에도 대화를 쉽게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 이렇게 팀이 될 수도 있구나, 이런 것도 있구나'하는걸 느꼈죠."

강정훈 FC가 창단 된지 2년, 감독이 생각하는 선수들의 실력은 어떨까. 강정훈 FC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초등부 학생들이 6학년이 되는 내년, 중등부의 경우 내 후년까지는 착실히 기본기를 쌓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우선 중점으로 두고 있는 것은 패스 능력으로, 이 부분에서는 감독이 생각하는 수준의 70%까지 도달했다고 한다.

이번 클럽축구대제전에서는 성적을 내는 것 보다, 다른 클럽들과 경기를 해보면서 원하는 플레이를 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올 해 목표는 절대 우승 같은 성적은 아닙니다. 올 해 처음인 아이들이 많고, 내년을 바라보고 하고 있습니다. 다른 클럽들과 경기를 갖는 기회 자체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꼭 이기는 것보다, 지더라도 원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하고, 만약 그렇게 해서 이긴다면 더 기쁜 게 없다고 아이들에게 얘기를 합니다."

클럽축구대제전에 참가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작년에도 대회를 나갔는데, 잘하는 팀은 학교 팀 못지않더군요. 그런 걸 보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3,4학년은 대회를 뛸 기회가 드물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좋은 것 같습니다. 또 우리는 팀원 간의 단합을 원하고 있습니다. 강진까지 가다보면, 안 해보던 합숙도 한 번 해보고, 그런 부분도 아이들에게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능한 아이들을 많이 데려가려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정훈 감독은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말을 남겼다.

"우리 아이들이, 중요한 경기 때 지거나 하면 울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귀엽기도 하죠. 하지만, 게임 자체를 즐기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밖에는 기본적인 부분들이죠. 다치지 말고, 재밌게 하고, 뛰면서 공부를 많이 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 게임 한 게임씩 뛰면서, 아이들이 무언가를 느끼고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제공=강정훈 축구클럽]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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