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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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마에스트로' 카카

기사입력 2009.09.27 13:38 / 기사수정 2009.09.27 13:38

박문수 기자



2009/2010시즌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갈락티코 2기'는 화려한 명성에 걸맞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그 3연패를 이끈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 파괴력을 지닌 윙 어의 명성을 라 리가에 각인시켰다. 올림피크 리옹의 기대주 벤제마와 리버풀의 살림꾼 사비 알론소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무난히 소화하고 있다. 한편, AC 밀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끌며 '캄피오네'가 된 카카는 레알이라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그라운드의 마에 스트로답게 직접적인 득점 가담보다는 어시스트를 통해 지단의 전철을 밟고 있다.

즉, 그들의 화려한 부활은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 빼앗긴 스페인 클럽 왕좌 탈환 여부를 주목하게 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카카는 레알의 마에 스트로로써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레알에서의 카카와 밀란에서의 카카는 어떠한 차이를 지니고 있을까?

▶ AC 밀란에서의 카카

우선 'AC 밀란'의 카카는 두 가지 역할을 소화하는 선수였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안첼로티감독이 구사하는 다이아몬드 전술의 꼭짓점에 있는 지휘자의 구실을 했다. 원활한 볼배급을 통해 전방의 공격수에게 득점 기회를 선사했고 공격의 시발점 피를로의 공을 가장 잘 공급해주는 역할을 했다.

즉, 4-3-1-2에서 '1' 자리에 있는 카카는 프리롤의 구실을 하며 셰도르프-피를로-가투소로 대표되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의 지원을 받는 트레콰르티스타였다. -트레콰르티스타는 3/4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이다. 즉, 최전방 공격진 바로 아래에 위치해 창조적인 경기력을 만드는 포지션을 뜻한다.-

또한, 셰브첸코의 첼시 이적 후에는 자신의 공격적인 본능을 최대한 살리는 세컨드 탑 포워드로써 팀의 득점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는 선수였다.

'레지스타' 피를로의 조율 속에 미드필더보다 포워드 임무를 같이 맡는다. 지난 2006/2007시즌 AC 밀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의 원동력은 카카의 포워드적 성향이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카의 임무는 사뭇 다르다.

▶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카카

그는 과거 셰브첸코와 함께 필드 위를 달리던 시절로 돌아와 공격진을 지휘하고 있다. 호나우두와 벤제마로 대표되는 강력한 지원군을 얻은 카카는 공격 2선에서 자유롭게 공을 배급하고 있다. 게다가, 상대 수비진의 빈틈이 보이면 특유의 스피드와 중거리 슛 능력을 이용하여 골망을 흔들고자 한다.

이 때문에, 스페인 언론은 득점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는 호나우두에 비해 카카의 역할에 더욱 무게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레알의 갈락티코 2기는 '갈락티코 1기'와 달리 공수 양면에서 유능한 선수 영입에 성공. 바야흐로, 레알의 전성시대를 이끌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카카의 스타일 변화는 유용하다. 카카는 드리블 능력과 중거리 슛에 버금가는 창의적인 패싱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그의 지휘능력은 이적 초반 후이 코스타를 벤치로 밀어내며 자신의 시대를 알렸고 지난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남아공 대회에서 절정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조국 브라질의 대회 2연패에 큰 이바지를 했으며 대회 MVP를 차지했다.

사비 알론소와 디아라가 중원에 가세한다면 카카는 보다 쉽게 레알 마드리드 공격진을 지휘할 수 있다. 수비 가담 문제에서 부족한 점을 드러내지만 지공 상황에서의 카카는 보다 위협적이다.

과연, 세계 최고의 지휘자를 얻은 레알이 유럽과 스페인을 지배할 수 있을지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카카,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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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을 거둔 레알 마드리드 

[사진=레알 마드리드의 선전을 다짐하는 카카 ⓒ 국제 축구 연맹 FIFA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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