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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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맹타' 강정호, 이제 필요한 것은 신뢰

기사입력 2015.05.05 06:33 / 기사수정 2015.05.04 16:0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킹캉'이라는 위용있는 별칭이 조금씩 어울리고 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강정호(28,피츠버그)가 감을 찾았다. 

기다리던 빅리그 첫 홈런이 터졌다. 강정호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에서 9회초 극적인 홈런을 쏘아올렸다. 미국 진출 이후 첫 홈런이다. 

이 홈런이 지닌 의미는 여러가지다. 먼저 미국에 있는 한 강정호의 뒤를 평생 따라다닐 '아시아 출신 야수'라는 꼬릿표를 달고 쏘아올린 신호탄이다. 또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가며 피츠버그 벤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궈놓은 홈런이고, 100마일(160km) 가까운 공을 던지는 세인트루이스의 강속구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에게 공 한개로 블론세이브를 안긴 홈런이기도 하다.

사실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몇몇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언론을 통해 강정호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고 빅리그 승격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지만,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개막전 엔트리에 강정호의 이름을 끼워넣었다. 

여기까지는 강정호 본인도 어느정도 계산하고 있던 상황이다. 시즌 전체 승부처, 그러니까 눈도장을 가장 확실히 찍을 수 있는 시기는 시즌 중반 팀 주축 선수들이 조금씩 지쳐갈무렵으로 보면서도 개막 직후 교체 출전 등으로 내보내면서 '테스트'를 할 시기도 염두에 뒀다. 

현재 강정호의 정확한 보직은 내야 전천후 백업 요원이다. 유격수와 3루수로 출전하고, 경기 후반 대타로 출전 중이다. 하지만 선발로 나섰을때 성적이 훨씬 좋다. 강정호는 첫 홈런을 터트린 세인트루이스전을 포함해 올 시즌 선발 출전한 7경기에서 25타수 9안타 타율 3할6푼을 기록 중이다. 시즌 타율이 2할8푼1리 임을 기록하면 훨씬 더 높은 수치. 즉, 대타나 교체 출전해 1,2타석만 소화하는 것보다 한 경기를 주전으로 커버할 때 더 안정적인 결과를 내놓는 선수다.

또 팀 타선 전체 페이스가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강정호에게 잘된 일이다. 현재 피츠버그는 시즌 12승 12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공동 3위에 올라있다. 4승 6패로 압도적인 꼴찌인 밀워키의 바로 윗 순위다. 타선 면면을 살펴봐도 타격감이 딱히 좋은 선수가 없다. 특히 강정호의 경쟁자로 불리던 조디 머서(0.197)와 조쉬 해리슨(0.188)은 1할대 후반 타율에 허덕이고 있다. 물론 강정호보다 소화한 타석수가 더 많은 것을 감안해야하지만 그래도 타자들이 치지 못해 지는 경기가 훨씬 더 많아 고민이 깊다.

영입 과정부터 시즌 초반 한달을 보내면서 강정호는 자신의 잠재력만큼은 충분히 확인했다. 새 리그에 대한 적응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지만, 그의 말대로 "야구는 야구일 뿐"이다. 이제 다음 단계 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코칭스태프로부터 받는 온전한 신뢰다.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는 기회를 받는다면 '킹캉'의 도전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강정호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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