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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거장' 최연성에 대한 헌사 (3)최연성의 전술- 주도적 선방 (4)테란의 거장

기사입력 2009.04.06 22:04 / 기사수정 2009.04.06 22:04

김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정근 기자]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이 과거에서 흘러와 현재에 이른 만큼 최연성의 영향력을 빼고 스타크래프트를 이해하긴 어렵다. 이 글은 전성기 최연성의 전략/전술을 논해 테란 최연성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현시대의 게임 양상에 대한 이해를 도울 목적으로 쓰였다.

(1) 전략과 전술

(2) 최연성의 전략- 자원론

(3) 최연성의 전술- 주도적 선방

(4) 테란의 거장

이렇게 4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1,2편에 이어 3,4편을 연재한다…[편집자주] 

'거장' 최연성에 대한 헌사 (1)전략과 전술 (2)최연성의 전략- 자원론편에 이어 계속됩니다.

3. [최연성 전술론-'주도적 선방']

 전성기 최연성의 일반적인 전략 마인드 뼈대는 이렇다.

[우선 적당히 자원위주의 빌드로 시작하면 웬만하면 유리해지고 이후 한 번만 막아주면 많이 유리해지고 그러면서 멀티를 늘리면 상대는 조급해진다. 다급한 나머지 병력을 쏟아붓거나 뒤늦게 멀티를 따라가는데, 쏟아부으면 막아주고 멀티를 따라가면 나는 멀티를 또 늘린다. 자원차를 통해 상대를 압도하는 물량 차로 밀어붙이면 양 극복을 위해 집중력이 교전에만 쏠리는데 교전 중에 더 뽑아서 더 많이 보낸다.]

전성기 최연성은 당시로선 허점이 많은 빌드(TvsZ에서 투배럭 더블커맨드 등)를 쓴다고 보인데다 빌드 전개에서 심리전을 잘 썼기 때문에 상대방이 말려들어서 돌파하려다 막히고 관관성 패배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최연성은 준비단계에서부터 7할 넘게 이기고 들어가는걸 목표로 했고 압도적 우세가 달성된 경우엔 교전시 어택땅도 서슴지 않았다. 본진에서 마린메딕 부대를 마우스로 스윽 드래그해서 미니맵으로 전투 지점에서 보내고 미니맵에 적색경보가 올라오면 미니맵에 스캔을 찍고 다시 병력을 드래그해 공격루트에 투입해서 연속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덕분에 최연성 하면 떠오르는 게 발컨(발로하는 컨트롤)이다. 최연성은 손이 느려서(eapm:168) 꼼꼼한 병력관리보단 대국적인 게임컨트를 상에서 명령분배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스타에서 전술과 유닛컨트롤은 차원이 약간 다른 영역이다. 컨트롤은 전술을 받치는 하위 개념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 전술로 지도되는 전투구도에서 각 유닛들의 훈련 되고 절제된 움직임의 수준을 말한다. 컨트롤의 비교우위가 크게 드러날 땐 비슷한 양과 질의 병력이 붙는 전투다. 그래서 PvsP'ZvsZ'TvsT와 같은 동종족전에서 크게 중요해진다. 기본기의 영역에 속하며 반복 연습으로 쌓인다.

전성기 최연성의 공세 전환 타이밍 상 대부대 동선과 진형 등에서의 공격전술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걸 제외하고 공격전술에 무게를 두진 않았고 교전시 섬세한 유닛컨트롤을 보일 때는 초반의 소수병력 게릴라거나 특정 빌드 전개상 반드시 집중된 컨트롤이 필요할 때였다. 최연성vs박성준in인투더다크니스(SPRIS-MSL 04-06-18)에서 보이듯이 화려한 컨트롤 스킬 자체가 없던 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기진 않았다. 그 당시 최연성이 돋보였던 고급 전술은 방어와 대치전선에 있다. 이 말은 최연성이 압도적인 전략적 우세를 만드는데 방어전술을 접착제로 썼다는 뜻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정교한 유닛컨트롤 역시 방어전에서 보였다.

전성기 최연성의 이런 전략전술이 신선하고 강력했던 건 스타는 주도권을 쥐는 게 중요하고 03년까진 주도권=공격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방어에 투자하는 방어 위주의 진행은 하수의 방법론으로 여겨지던 시대였다. 이런 경향은 테란>프로토스>저그 순으로 나타났다. 역설적이지만 종족 자체의 공성&수성력은 이 순서대로 우월했다. 기동이 까다로운 종족일수록 공격 전술의 발전에 무게를 뒀는데, 주도권을 뺏긴 채 방어에 전념하면 맵과 자원을 장악당하기 때문이다.

저그는 양종족에게 기동력·체제변환·병력 회전력·확장력에서 속도 우위를 바탕으로 공격 주도권을 잡고 맵을 장악했다.

토스는 테란에겐 체제 이점으로 거시적인 우위를 잡아 교전에서 누르는 것에, 저그에겐 압박이나 조합 완성에 무게를 뒀다. 테란은 프로토스와 저그 어느 쪽을 상대로든 정교한 타이밍을 통한 섬세한 공격 전술에 주력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승기는 공격 전술로 얻어지고, 일반적으로 승리는 뛰어난 교전 기술로 결정된다고 받아들여졌다. 테란에선 임요환 정도가 수비로 승리를 굳혔고, 이윤열조차도 방어는 두 번째 선택이었다.

최연성이 공격보다 방어를 중심로 삼은 건 크게 네 가지 이유다.

(1)테란은 체제상 수비에 능하다.

-일꾼(SCV)의 체력·벙커·값싼 터렛·수리·건물 띄우기·건물 건설 편리성·유닛 사거리·시즈탱크 등이 수비에 이점을 제공한다.

(2)방어는 공격보다 소수 병력으로 가능하다.

-지형선점의 이점과 러쉬거리 상의 병력충원 때문이다.

(3)선방은 최선의 공격이다.

-돌파급 공격은 자원소모를 통한 가난함을 전제로 하고 적극적인 방어는 자원 확보를 목적 삼을 수 있다. 적은 유닛으로 상대의 무리한 공격을 막으면 시간상 피해를 받는 건 공자 측이다.

(4)동일 자원에서 화력이 가장 뛰어난 건 테란이다.

-자원 두 개를 소유한 테란은 자원 3개를 소유한 프로토스를 상대할 수 있고 레어단계 저그를 상대론 전술역량에 따라서 두 배의 멀티도 극복할 수 있는 게 테란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테란이 타종족보다 많은 자원을 소유하면 객관적으로 유리하단 뜻이다.

단, 2단계 중간 테크에서 해당된다. 테란은 구조상 중간테크가 연동하는 중반에 가장 강력하며 최종 테크에선 힘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중반이 종종 중심이 되는 시간대인 만큼 테란은 좁은 세력권을 중심으로 방어를 통한 2차 효과를 보기 좋은 특성이 있다.

4가지 관점을 종합할 때 핵심은 주도적 선방의 개념이다.

뛰어난 전략가가 전투에서 생기는 변수를 제한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정적이지만 공격보다 강력한 형태인 방어의 전술에 관심을 갖는 건 자연스런 일이다. 테란을 선택한 최연성에게 있어 상대의 빌드 진행만 눈치챌 수 있다면 초반 빌딩 과정에서의 방어는 공격보다 변수가 적으면서 아주 강력한 형태였다.

본디 공자가 방자에 비해 유리한 건 공격의 기습성과 방어의 분산 때문이다. 반대로 공격 타이밍 및 지점과 패턴을 읽으면 방자는 집중할 수 있고 공자는 역으로 기습받는 상황이 된다. 그러므로 방어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해 멀티· 테크 ·생산건물로 돌릴 수 있다.

초기 빌드 포석 단계인 본진-앞마당 구도에선 장벽처럼 투입되는 SCV블러킹이 좋은 예인데 여기엔 테란의 특성활용·최소 방어병력 투자·공격패턴 예측이 모두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최연성은 셔틀리버-드라군 양동작전에 대해서 셔틀리버는 터렛 둘셋으로 동선만 제한하고 scv를 부대 지정해 앞마당 화면을 주시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드라군이 밀어닥치면 SCV블러킹으로 드라군을 저지시켜 소수 방어병력의 화력에 노출했다.

맵핵이 아닌 이상 상대 빌드는 조각 정보를 바탕으로 한 예측의 영역이지만 최연성은 지독하게 눈치와 계산이 빨랐다.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막히면 최연성이 자원의 우위에 서는 게 당연했고 최연성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SCV와 병력생산의 리듬을 쉬는 법이 없었다.

'읽고 그 뒤 막는다'

주병력이 본진-앞마당에서 나와 대치전선을 그을 때도 주도적 선방의 연장에 선 개념을 최연성은 보여주었다. 그가 대치전선을 열심히 그을 때는 주로 빌드 전개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큰 이익을 못 봤거나 TvsT를 할 때였다.

테란이 화력을 가장 강력하게 발휘할 때는 단일 방향에서 공격하는 적을 방어할 때다. 즉, 공성과 수성전에 능한 테란에겐 정면 방어가 가장 강력한 공격의 형태가 된다. '조이기'라고 불리는 테란의 유명한 전술은 테란의 방어선을 그대로 앞으로 당긴 형태를 갖는다. 조이기가 보통 상대 입구를 조이는 일종의 타이밍러쉬거나 자신이 입구에서 천천히 기어가는 형태였음에 비해서 최연성은 맵상에 '대치전선'을 그어 자리잡기를 통한 거점장악의 형태로 병력을 운용했다.

일반적인 교전이나 공격전술과 달리 자리잡기는 특별히 복잡하고 어려운 컨트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좋은 자리들을 좋은 진형으로 선점하는 일이다. '맵컨트롤' 혹은 '알박기'는 손이 느리고 머리가 빠른 최연성에겐 딱 맞았다.

최연성의 자리잡기는 횡렬 시즈탱크를 바탕으로 상대가 병력기동 자유에 압박을 느끼는 바로 앞에 그어졌다. 무시하긴 껄끄럽고 돌파하긴 어려운 라인을 바탕으로 최연성은 다시 자원을 탐했고 이는 전략적인 병력수 우위로 환산되었다.  자리잡기가 그 시점에서 뚫리지 않을 임계점안으로 병력수와 거리를 재는 게 무서운 점이었다. 그건 심리를 이르는 속된 말로 '간 보기'의 절정이었다.   

한차례 여기저기의 대치전선에서 실랑이가 끝날 무렵엔 최연성은 집중된 물량으로 화끈하게 밀어버렸다. 특히 TvsT에서 상대의 방어라인을 뚫어 버리는 대부대 탱크의 진격이 장관이었다.

이런 패턴에 적이 익숙해질 무렵에 상대에게 과잉 투영된 방어력 이미지를 이용해 대치전선 병력을 줄이면서 조금 더 자원에 투자했고 그마저도 읽힐 즈음 최연성의 대치전선 그 자체의 허실에 적이 주의력이 쏠릴 때 몰래멀티로 승기를 가져갔다.

그러나 최연성의 대치 전술이 쌍방의 공성능력이 상쇄되는 TvsT전에서 크게 유행한 덕분에 계산력이 부족한 테란끼리 붙을시 길고 지루한 경기양상을 가져왔고 이병민·변형태·한동욱으로 대표되는 기동전의 달인들이 테란의 무거운 엉덩이를 걷어찰 때까지 '테테전=수면제' 란 악명을 만들기도 했다.

4. [테란의 거장]

최연성 이후, 테란 그리고 테란과 싸우는 저그와 프로토스에서 최연성의 영향을 빼놓곤 어떤 이론도 성립하지 않는다. '패러다임'이라 부를만한 전환점이었다. 이건 그가 大 전략가라는 반증이다.

그 영향들은 어떤 면에선 긍정적이었고 어떤 면에선 부정적이었다. 최연성이 이후 테란은 발전했지만 동시에 정체했고, 최연성의 게임은 재밌었으나 최연성을 모방하는 테란들의 게임은 재미가 없었다. 전략의 포인트가 자원싸움에 맞춰져 신산귀모(神算鬼謀)류의 뒤통수를 크게 때리는 전략의 가치는 작아졌고 자원 전략과 연동하는 방어전술의 강력함이 입증되면서 경기의 역동성은 매우 줄어들었다.

이는 테란 뿐만이 아니라 테란을 상대하는 타종족도 마찬가지였다. 최연성 덕분에 TvsP에선 앞마당을 먹는 빌드 시간대가 너무나 중요해 졌고 자원 우위에서 바탕하는 위력을 따라가기 위해 게임의 외형은 쌍방 모두 양적으로 부풀려져만 갔다. TvsZ에선 앞마당을 기본으로 게임을 풀어갔던 저그에게 악몽이었다. 레어 단계에 들어오는 첫 러쉬부터 저그는 점점 가난해지며 두드려 맞던가 아니면 올인을 강요받았다.

06년까지 테란의 패러다임을 주도한 최연성의 SK텔레콤 T1은 각종 최적화 빌드를 개발해 냈고, 최연성 전략/전술론을 이어받은 T1류 테란의 걸작인 전상욱은  테플전-'FakeDouble'과 테저전-'8배럭 후 가까우면 벙커링 멀면 더블컴'을 쌍검으로 해서 '빌드로 이득보고 경기를 길게 늘인 뒤 수비로 변수를 줄여나가 굳히기' 패턴으로 깔끔하게 개량해 05~06년에 고승률의 악명을 떨쳤지만 정작 결승진출과는 인연이 없었다.

빌드빨을 통해 앞마당 다툼에서 앞서나간 테란을 이길 방법을 거칠게 줄이면 세 가지다. 테크· 돌파· 확장. 그러나 시간자원 싸움에서 밀렸다면 셋 모두 리스크를 동반한 선택이 된다. 만약 상대가 하이테크로 비약하려 들면 총공세로 전환한다. 돌파하려 들면 종라인을 늘려 수비한다. 확장을 택하려 들면 확장한다. 전상욱은 빌드 굳히기에 대한 세밀한 계산이 뛰어났고 미세한 빌드이익을 밑천으로 주판을 두들기며 변수를 지워나가는 운영의 전문가였다. 끝에 가서 남는 건 반발짝 앞서 맵을 장악한 테란의 병력이었다.

수 싸움 계산력도 좋아서 scv정찰을 늦추거나 아예 생략해 자원에서 1점이라도 더 따려 들었고 종종 쓰는 날빌 적중률이 끔찍하게 높았다. 또한, 빌드이득을 통해 어디까지가 센터에서 진을 칠 수 있는 안정권인가에 대한 계산 역시 정교했다. 테란의 화력 특성은 공세 타이밍을 길게 늘여주었고 늘어지기로 작정한 수비라인은 뚫리지 않았다. 전상욱은 살아있는 산술 계산기였고 전상욱의 시대에 직관과 감각을 보정해  테란의 계산을 돕는 스캔은 사기였다.

그러나 최강은 될 수 없었다

테란의 종족풀이 폭발해 다수 지배종족이 되었지만 상상력과 가능성의 한계를 긋고 빌드에 천착시킨 덕분에 더 이상 임·이·최 같은 S급 테란은 등장하지 않았다. 풍요 속의 빈곤이었다. 고만고만한 양산형 테란들이 마이너리그에서 16강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며 지지부진하던 상황은 07년 하반기를 지나 속도의 이영호 /높이의 박성균이 각각 스타리그와 MSL에서 우승하며 테란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최연성의 그늘은 짙다. 최연성 개인을 말하자면 전성기를 약간 넘긴 06년까지 그가 쌓아올린 승률과 커리어와 포스는 경이적이었다. 데뷔한 03년도 80.85 % 의 승률과 iTV 신인왕전 2003 우승을 시작으로 양대 메이져 리그론  MSL 3회 우승· OSL ·2회 우승, 세계대회인 WCG 1회 우승, 팀단위 리그 7회 우승, 각종 수상경력과 군소리그 입상, 더해서 팀리그 무적포스까지. 대략 4년간 스타의 리그는 최연성의 발아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전성기 중 결정적인 위협은 04년 하반기에 최연성의 방어전술을 박살낸 투신 박성준뿐이었고 박성준도 결국 극복을 해냈다. 전성기 이후에 최연성은  박성준을 "내 저그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선수"라고 평했다.

팬 만큼이나 안티도 많았고 사건과 사고도 많았다. 자신감에 찬(간혹 거만하다고 오해를 사기도 한) 인터뷰는 늘 화제를 몰고 왔다. 그러나 그런 최연성 역시 한계가 왔다. 본좌 마재윤에 의해 06년 사이언배 MSL에서 0:5 패배를 당하며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선수들은 최연성의 전략/전술에 익숙해졌고 더 이상 전략적 우위를 크게 점하는 건 어려워졌다. 비슷한 양과 질의 병력으로 승패가 갈리다 보니 정교하지 않은 교전 컨트롤이 부각되었고 느린 손에서 나오는 꼼꼼하지 못한 병력관리와 멀티테스킹 약점이 드러났다.

TvsT에선 당대에 요구하는 기본기에서 밀리기 시작했다.TvsP에선 FD조차 극복한 프로토스가 빌드싸움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박정석을 시작으로 물량 운영을 따라잡고 전투력에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특히 마재윤이 집대성한 TvsZ 변화가 치명적이었다. (1)3해처리 운영 정립은 빌드 싸움에서 테란이 일방적으로 앞서지 못하게 했고 (2)오버로드-뮤탈 뭉치기 스킬 발견은 저그의 전술파워를 비약시켰으며 (3)하이브 테크의 봉인이 풀리면서 중반테크에서 양으로의 압도가 어려워졌다.

최연성 개인에겐 무엇보다 뭉친 뮤탈이 고역이었다. 그건 전술의 영역이었고 그보다는 컨트롤의 영역에 더 가까웠다. 자신이 구상한  빌드판짜기가 뮤탈 컨트롤 하나에 망가지는 모습은 처량할 정도였다.

전성기 끝 무렵부터 최연성은 자원론보단 테란의 복잡한 빌드조립 공학 창조에 심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데, 그 자신이 일정한 효과는 봤지만 거장의 '악보'로서 후대 테란들이 재발굴해서 쓴 유물로서의 의미가 더 컸다. 3/3업 버티고, 마인업 더블 등등이 그런 빌드였다.

최연성은 06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어갔다. 결국, 손목 부상이 겹치면서 08년 1월 17일 [권수현vs최연성in블루스톰_곰TV MSL 시즌4 32강 G조 경기]에서 그 답지 않은 형편없는 졸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결혼과 함께 SK텔레콤의 코치로 전향하게 된다.

이후 최연성은 그대로 역사와 전설로 남았다.

정명훈을 인크루트 스타리그 결승에 진출시킨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낸 거장 최연성이 10월 28일 은퇴를 번복하고 선수 겸 코치로 현역에 복귀할 때까지.
 
[마치면서]

최연성 이전의 테란이나 최연성 이후의 테란, 전성기 명경기 리뷰, 라이벌들과의 관계, 그가 주도했던 T1 테란들의 특성 그리고 현역으로 복귀한 그가 테란의 거장 및 빌드의 장인으로서 미치고 있는 영향력에 대해선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양도 많거니와 최연성이 어디 도망가지는 않을 테니까.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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