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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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사가 MSL] 김명운vs마재윤 8강, 역사는 반복되지 않았다

기사입력 2009.02.26 22:56 / 기사수정 2009.02.26 22:56

김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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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로스트사가 MSL '왼쪽 날개 8강 대진'에서 '웅진스타즈 대인배 김준영'의 주니어로 불리는 김명운이 '전대 본좌' 마재윤을 저그 대 저그에서 3:1로 꺾고 생애 첫 개인리그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마재윤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던 '전장의 지휘자, 마에스트로' 시절, 저그가 맹위를 떨쳤던 사이언 MSL에서 과거 저그의 전설 중 하나지만 한 물 갔다고 저평가를 받은 조용호에게 승자조 결승에서 2:3으로 한번 패하고, 패자조 결승에서 최연성을 3:0으로 꺾고 올라간 최종 결승에서도 1:3으로 패하며 전성기의 유일한 오점을 남겼다. 운영과 기본기에서 모두 앞섰던 당대 최강 마재윤의 연속적인 패배는 충격이었으며 지금까지 역사상 최고의 다전제 저그전 승부로 기억되고 있다. 

라바 조율의 수준에서 당시 타 저그들에게 몇 단계 앞서 저저전의 일반적인 빌드 우위를 종종 상쇄했던 마재윤의 패배에 대해 한 저그 전문가는 조용호가 살며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사장된 빌드였던 원 해처리 레어'에 대한 무지와 방심을 가장 큰 원인이라 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MSL에선 입장이 뒤바뀐 '부활의 마재윤'은 조용호와 같은 시퍼런 보도를 갈지 못한 채 결국 자기를 밀어내며 떠오르는 저그의 신성 김명운에게 승자의 영광을 넘겨주었다. 빌드 갈림에서 보통 70%의 승기가 빠르게 기우는 저-저전에서 김명운 1경기부터 마재윤이 '다름'으로 승부할 것을 예상하고 변수에 어느 정도 '같음'으로 맞춰갈 수 있는 맵별 빌드를 주로 선택했고 빌드에서 서로서로 갈렸던 2,4경기를 제외하곤 승부는 예상대로 김명운의 뮤탈리스크+스컬지 공중전 컨트롤과 저글링 합동작전의 멀티테스킹 우위를 보이며 끝이 났다.
 
1경기 데스티네이션에선 몰래 4시 해처리를 핀 마재윤과 12풀 앞마당을 선택한 김명운 중 김명운의 승리였고, 2경기 비잔티움2에선 10풀 10가스를 간 마재윤이 13풀 앞마당을 선택한 김명운을 다수 발업저글링으로 눌렀다.
 
3경기 카르타고에선 둘 다 똑같은 12 앞마당 해처리 빌드를 가서 김명운이 마재윤을 일방적으로 제압했다.
 
4경기 신청풍명월에선 12 앞마당 해처리를 간 마재윤에 대해 김명운이 9드론 스포닝풀을 가며 가로 위치로 인해 승기가 일찍 넘어갔다.
 
 김명운이 카르타고를 알아서 섬다운 해줄 것을 예상해 김명운에게만 강점이 있는 신청풍명월을 섬다운 하는 지혜를 보였던 마재윤이지만, 1,2 경기에서 변칙적 흐름을 만들어 1패 1승을 한 상황에서 3경기에서 같은 빌드로 무난히 패배한 것이 결국 승부의 갈림길이었고 수세에 몰린 마재윤의 걱정과 욕심으로 만들어진 4경기의 빌드 자멸은 예상된 귀결이었다.
 
개인전 다전제와 닮은 면이 있는 '위너스리그'에서의 경험이 김명운이 생에 첫 5전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도움이 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명운은 자신이 준비한 것만 착실히 재현하며 노련한 심리전을 하는 마재윤의 다전제 판짜기를 되려 말리게 하는 양상이었다. 마재윤은 4경기 연속 5시에 걸리고 김명운은 3경기 연속 11시에 걸린 우연이 겹쳐 남쪽 진영에 있는 마재윤에게 약간의 연속된 불리함이 있었다.(스타크래프트는 남북 구도시 남측이 약간 게임 조작 측면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승부의 대강을 가른 건 기본기와 판짜기에서의 명확한 실력차였다.
 
 
칼 마르크스는 '역사는 처음엔 비극으로, 뒤에는 희극으로 두 번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재윤에게 역사는 두 번 반복되지 않았고 김명운에게 희극으로 마재윤에겐 비극으로 각각 끝이 났을 뿐이다. 그러나 e스포츠 역사 퍼즐 조각의 부족으로 '아직' 반복되지 않았다는 기대를 해본다. 헤겔의 말대로 모든 위대한 역사적 인물은 역사의 전면에 두 번 등장하는 법이니까.  
 
한편, 김명운은 최근에 있었던 위너스리그 경기에서 엠비시게임 강민 해설에 따르면 "이제동 선수가 들으면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겠지만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김명운에 대한 평가가 연습 때 이제동만큼 잘하는" 저저전에 강한 저그고, 온게임넷 김정민 해설에 따르면 "얼마 전 모게임팀에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 팀 저그유저들이 김명운이 토스전을 가장 잘하는 거 같다 연습 때 경기력.운영이 굉장하다 모두 입을 모아 김명운 칭찬만 했다"라고 할 정도로 이제동을 이을 차세대 저그로 선수 사이에서 호평을 받는 신예로 이번 MSL 4강 진출을 통해 자신을 만인에게 증명해 자신의 역사를 써나갈 기회를 얻게 되었다.
 
4강 상대는 28일 8강 박찬수(Z) vs 신상문(T) 중의 승자로 결정된다.
 
*2월 26일 목요일 로스트사가 MSL 1회차 8강 경기 정리
 
 
1경기- 데스티네이션, 패 마재윤(Z,5) vs 승 김명운(Z,11)
 
2경기- 비잔티움2,     승 마재윤(Z,5) vs 패 김명운(Z,11)
 
3경기- 카르타고,       패 마재윤(Z,5) vs 승 김명운(Z,11)
 
4경기- 신청풍명월,    패 마재윤(Z,5) vs 승 김명운(Z,7)
 
[사진 ⓒ 웅진스타즈 팀 홈페이지]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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