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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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시대2' 종영③] 지우, 끝내 지우지 못한 박혜수의 그림자

기사입력 2017.10.08 07:00 / 기사수정 2017.10.08 00:35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청춘시대' 시즌2에서 많은 사람이 아쉬운 점으로 꼽는 것은 유은재 역의 배우 지우다.

지우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2'에 유은재 역으로 출연했다. 시즌1에 유은재로 출연했던 박혜수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시즌2에는 출연하지 않게 됐고, 지우가 빈자리를 채웠다.

처음부터 우려가 큰 캐스팅이었다. 캐릭터는 그대로인데 배우가 바뀌는 것을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문제였다. 또 박혜수의 존재감이 너무 컸다. 새로운 유은재 역할을 누가 맡게 되더라도 박혜수와의 비교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뚜껑을 열자 많은 비판이 지우를 향했다. 시즌1을 본 시청자가 기억하는 유은재와 너무 달라 몰입할 수 없다는 게 주된 여론이었다. '박혜수처럼 연기해야 한다'고 도를 넘어선 요구도 있었지만, '배우가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는 날카로운 비판도 있었다.

배우가 바뀐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한 배우가 다른 배우처럼 연기하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려운 과제를 직면한 지우 역시 시즌1의 박혜수를 따라 하는 것 대신 유은재라는 캐릭터 자체를 해석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우는 처음부터 유은재를 연기한 박혜수를 따라하는 데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처음에는 표정이나 몸짓, 자세 등이 시즌1의 박혜수와 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이는 결국 유은재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박혜수를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

극이 진행될수록 지우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게 눈에 보였다. 시즌2의 유은재는 첫 실연이라는 중대한 경험을 겪고 변화하는 게 주된 전개였다. 지우는 시즌1의 소심하고 어둡고 의기소침한 유은재를 연기한 박혜수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실연을 맞이한 유은재를 연기할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됐고, 이 지점에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

물론 유은재 역할에 비판이 있었던 것은 배우의 교체와 캐릭터의 변화가 중첩되면서 둘 사이에 혼동이 있었던 탓도 있다. 드라마상으로 1년이 지나고 실연이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유은재 자체가 변한 걸 '배우가 바뀌어서 이상해졌다'고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혜수를 모방한 유은재는 기초 공사가 부실한 건축물이었다. 처음엔 티가 안 날지라도 높이 쌓아 올릴수록 휘청거리고 기울게 된다. 차라리 지우가 초반의 비판을 감내하더라도 자기만의 유은재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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