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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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서울 삼성 : 울산 모비스

기사입력 2005.03.02 06:11 / 기사수정 2005.03.02 06:11

서민석 기자

서울 삼성 : 울산 모비스

3월 1일에 있었던 경기 중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었다. 프로농구 운명의 날이라 불렸던 만큼 플레이오프 6강을 앞두고 팽팽한 경기가 예상됐다. 결과적으로는 TG의 1위 확정, 안양과 전주로 좁혀지는 2위, 대구의 6연패, 모비스의 사실상 6강 탈락 등으로 압축되었다.

그 중에서 모비스의 실날 같은 6강의 희망을 보기 위해 울산 경기장을 찾아가 보았다.



<관전 포인트>

1. 삼성의 6강 확정 경기 VS 모비스의 극적 6강 합류?

2. 서장훈의 투혼은 언제까지?

3. 스케일의 무릎부상으로 인한 공격력 약화

4. 모비스 외곽 VS 삼성 골밑


이렇게 네가지가 초점이었던 것 같다. 특히 스케일 같은 경우, 자신의 수비수인 이병석을 앞에 놓고 3점을 3개 연달아 성공시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만큼 이번 경기의 결장이 무척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1Q> 토종 센터 서장훈과 용병 정통센터 첩의 대결


서울 삼성 : 자말 모슬리-강 혁-주희정-서장훈-이규섭

울산 모비스 : 구병두-우지원-강대협-첩-셀비


전형적인 삼성의 자랑거리인 높이에 요즘 재미를 봤던 강대협의 기용(사실 강대협 기용은 그가 1Q 11점, 2Q 8점을 기록하며 대적 중)으로 맞선 모비스. 스케일이 안나오면서 수비에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 모비스는 공격적인 스타팅 기용으로 난타전을 예고했다.

초반 이규섭의 골밑슛에 이은 바스켓 카운트로 상쾌하게 출발한 삼성은 곧이어 터진 강대협의 3점슛으로 3:3의 균형을 맞추게 되었다. 이후 첩과 모슬리-강혁-서장훈의 릴레이 골로 맞선 두 팀은 1Q 5분여를 남긴 시점에서 미미한 근육경련이 일어난 셀비를 대신해 이창수가 들어가게 된다. 4점차 전후로 앞서던 리드권을 강혁의 자유투로 24:23 역전하기 시작한 후 4Q까지 리드를 계속 이어나간다.



<2Q> 강대협의 크레이지 모드 VS 부상이 의심(?)스런 서장훈


"서장훈 부상당한 거 맞나? "

울산 관중석에서 나온 한 관중의 탄식처럼 서장훈은 굳이 '국보급 센터'라는 수식어를 쓰지 않더라도 경기 내내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2Q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인 8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와 반대로 모비스는 2Q에서 안철호와 함께 올 시즌 안양에서 이적한 강대협이 공격을 이끌었는데, 3점슛 두 개 포함 총 8득점으로 크게 벌어 질 수도 있었던 경기의 추를 가운데 돌려놓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삼성은 이외에도 이규섭(5점), 자말모슬리(4점) 등 꾸준히 골밑을 공략했고, 특히 바스켓카운트를 유난히 많이 얻어내 '3점 플레이'를 많이 만들어 줌으로써 경기를 쉽게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특히나 서장훈은 농구 선수에게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목부상을 당하고도 정확한 중거리 슛을 꽂아 넣는 등 꾸준한 활약을 보여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3Q> 첩과 모슬리의 용병대결

사실 모슬리가 온 직후, 삼성은 5연승을 달리며 6강행에 더 가속을 붙이기를 바랬지만 '달린다'라는 것 이외엔 크게 특출난 기량이 없는 것이 드러나면서 연패와 승을 반복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모슬리가 보여준 활약은 8-4-7-10점의 쿼터별 득점에서도 볼 수 있듯이 꾸준한 활약과 더불어 스케일이 빠진 자리를 완벽하게 매꾸어 주었다. 

첩 역시 상대적으로 약한 용병 셀비(7점)의 공백을 못 느끼게 36점의 활약으로 모비스의 추격선봉에 앞장 섰다. 3Q에서는 7:25께 양동근이 4파울로 빠지면서 우지원이 들어왔고 이로 인해 강대협이 게임리딩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에 문제가 발생했다. 곧바로 6:30초를 남기고 양동근을 다시 넣는 승부수를 띄우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승부수가 4:30초정도를 남기고 서장훈이 4파울에 걸려서 이현호와 교체되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듯 했다. 이규섭의 2점으로 69:63에서 양동근의 득점으로 69:65로 추격했으나 의외의 복명인 모슬리에게 3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다시 구병두의 3점 응수와 첩의 자유투 두개로 72:70으로 좁혀 들었지만 삼성은 이현호의 2점과 곧이어 강혁의 연속 4득점으로 78:71로 점수를 벌리며 3Q를 마감했다.



<4Q>모비스의 열띤 추격, 그러나

이현호의 2점으로 포문을 4Q. 양동근이 곧이어 3점과 2점으로 80:76 턱밑까지 쫓아오자 삼성은 서장훈을 넣으며 조기에 승부수를 띄우게 된다. 결국 이 승부수가 오늘 승패를 좌우한 것이라 생각된다.

4Q에서 더욱 고무적이었던 것은 모슬리의 활약이었다. 모슬리는 자유투 포함 연속 6득점으로 리드를 이끌어 나갔고, 김동우의 연속 3점 2개로 86:84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두번 째 3점슛을 넣으며 89:84로 한숨 돌리게 만들어 주었다.

모슬리가 리드를 이끌어 나갔다면, 96:94로 쫓긴 삼성에게는 구세주 강혁이 있었다. 1분여를 남기고 24초 제한시간에 걸려 공격권을 넘긴 삼성은, 부저와 동시(사실 이 버져비터를 두고 모비스 벤치나 관중이나 말이 많았다. 시간 지나고 손에서 공이 떠난 것이 아니었냐는 것)에 던진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가르면서 99:94, 사실상 승부가 가려졌다.

그 이후에 삼성은 파울 작전으로 나온 모비스를 맞아 착실하게 자유투로 달아나며 결국 102:97의 신승을 하게 되었다.


<후기>

이번 경기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역시 서장훈은 강하다는 것이다. 시즌 초 기량이 한참 상승한 용병들의 틈바구니에서 블락슛도 심심찮게 당하는 등 그 어느해 보다 수난을 당했던 서장훈은 리그 중반 이후 다시금 제자리를 찾았다. 그에게 상당한 반감을 갖던 사람들에게도 정말 열심히 뛴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성실하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몇 년동안 국내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볼을 잡거나 자유투를 할 때 쯤이면, '우~~' 하는 소리를 곧잘 들을 수 있었는데, 오늘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과연 앞으로도 그런 야유를 보낼 수 있을는지 묻고 싶을 정도였다.

또한 이번에 가장 삼성다운(?) 경기를 보여준 삼성으로서는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앞으로의 경기를 제시한 경기였다. 모비스에게 아쉬웠던 것은 우선 셀비의 부진. 그가 온 직후 대구 경기에서의 결승 3점 슛, SK전에서의 연장 버져비터 등 이목을 집중시키게 했지만 최근 안양전 15점-전주전 9점-삼성전 7점에 그치며 사실상 그가 용병 1인분 역할을 못했던 것이 패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오늘 경기로 인해 삼성의 6강은 전자랜드에 발목이 잡인 SK에 비해 훨씬 밝아졌음에 틀림 없을 듯하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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