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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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박정태의 눈'을 가진 롯데의 조성환

기사입력 2008.09.08 09:05 / 기사수정 2008.09.08 09:05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박정태의 눈을 가진 조반장'





롯데 악바리의 대명사. 박정태가 오버랩된다. 매섭게 투수를 쳐다보는 그의 눈엔 근성과 오직 살아나가겠다는 의지만이 가득하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조반장' 조성환이다.

팀 최다 연승인 11연승을 기록한 뒤, 잠시 숨을 고른 거인. 하지만, 다시 4연승이다. 그 기세가 정말 무서울 정도다. '가을 야구'를 간절히 염원하는 팬들의 마음이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것일까? 최근의 롯데의 모습을 보면 전혀 거침이 없다. 그야말로 '질풍 가도'의 모습이다. 그 중심엔 '조반장' 조성환이 자리 잡고 있었다.

7일 롯데는 KIA와의 광주 경기에서 5-2로 승리를 거두며 광주에서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을 내달렸다. 롯데가 낸 5점 중 4점을 조성환이 혼자 책임지며 진두지휘 했다.

1회초 김주찬이 우전안타를 때린 뒤 이종범이 공을 더듬는 사이에 2루까지 내달렸고, 후속 타자 이인구가 2루수 땅볼로 김주찬을 3루로 보냈다. 1사 3루의 찬스에서 조성환은 서재응의 2구째 가운데 몰리는 공을 놓치지 않고 때려 중전안타를 만들어내며 선취 타점을 올렸다.

2회 다시 한번 조성환에게 득점찬스가 주어졌다. 2사 1,2루에서 다시 한번 서재응과 맞닥뜨린 조성환은 쐐기 좌월 3점포를 작렬시키며 서재응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결국은, 혼자 4타점을 올린 조성환의 '원맨쇼'로 팀의 승리의 밑거름이 되었다. 팀의 4연승과 원정 9연승의 주역이 되었다.

4년 만에 부산팬들 곁으로 돌아온 조성환. 사실, 돌아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말 야구가 하고 싶었고 두려운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 현재의 조성환은 부산을 들끊게 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캡틴이다. 정수근 사건 이후, 주장을 물려받아 롯데를 재정비하여 현재 두산과 2위 싸움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때를 거슬러 4월로 넘어가 보자. 4월 25일 삼성과의 사직 홈경기에서 조성환은 연장 10회 2-3으로 뒤지던 2사 1,3루에서 한국 최고의 마무리 '돌부처' 오승환을 상대로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때리며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며 사직구장을 축제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조성환에게 주목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그간 공백이 너무나 컸고, 제대로 몸이 만들어 있지 않았기에 그 당시의 초반 활약을 반짝 활약이라고 넘겨짚는 이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 조성환이 기록하고 있는 성적을 보면 그때 그렇게 생각했던 이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타율 0.327(6위), 안타 132개(1위), 도루 27개(공동 5위)로 롯데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도루실패는 3개에 불과해 90퍼센트의 도루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

지난해까지 '이대호와 아이들'이었던 타선이 조성환 덕분에 중량감이 더해졌고, 조성환이 있기에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더욱더 많은 찬스가 제공되고 있다. 잘 치고 잘 달리는 조성환이 3번 타자에 위치하니 4,5번 타자가 그만큼 반사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 두산의 3번 타자인 김현수도 조성환과 흡사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타격 포인트가 앞쪽에 있어서 빠른 직구에는 강하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볼에 약점을 보이는 조성환. 최근에는 그러한 부분을 어느정도 보완하여 지금 그에게 약점이란 찾아볼 수 없다. 9월의 6경기에서 21타석에 등장하여 12안타를 때려내며 0.571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며 롯데를 이끌고 있다.

11연승의 시작이었던 7월 27일 한화와의 홈경기에서부터 7일 KIA와의 원정경기까지 16경기 동안 조성환은 10번의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3안타도 4번이나 때려냈다. 조성환이 7월 한 달 동안 0.169이라는 부진의 늪에 빠졌을 때 롯데가 13패를 했다. 이렇듯 조성환이 롯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조성환의 활약 여부가 롯데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다.

이제 극악의 부진에 빠져있는 히어로즈를 안방인 사직구장으로 불러들인다. 11연승 뒤, 다시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7일 KIA전의 승리로 원정 9연승을 기록했다. 원정에서 32승 19패로
승률 0.627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홈에서는 반타작에 단 1승이 부족한 27승 28패를 거두고 있다.

17번의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부산 롯데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탕으로 만들어 버린 부산 사직구장.
현재 1,192,210명의 관중동원을 하고 있는 롯데는 1995년 LG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관중인 126만 4762명의 기록에 약 7만 명 정도의 차이만을 나타나고 있어 기록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러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원정승률 보다는 홈승률에 더욱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위 두산에 1게임 차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는 이참에 히어로즈 까지 집어삼키고 상승세를 이어가 2위 쟁탈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생각이다. 물론, 그 중심엔 '조반장' 조성환이 있다.

'캡틴' 조성환은 이번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홈 승률 50% 달성과 2위 쟁탈이라는 2가지 숙제를 부여받았다.  과연, 조성환이 선수단을 이끌고 홈팬들 앞에서 2가지 특명을 완벽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이번 3연전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사진=(c) 조성환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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