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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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야구대표팀

기사입력 2008.08.17 04:15 / 기사수정 2008.08.17 04:15

윤문용 기자

투수진 세대교체의 중심 '좌완 원·투펀치' 류현진-김광현
 
[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박찬호, 구대성, 김병현, 손민한, 송진우 등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WBC 4강을 이끌었던 투수들의 이름은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한국야구대표팀은 역대 가장 좋은 모습으로 본선 3연승을 이끌고 있다.

올림픽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미국을 넘었고,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넘어섰다. 이제 '아마최강' 쿠바만 넘어선다면 본선 1위로 결선에 오르는 것은 꿈이 아니며, 내친김에 9전 전승으로 금메달도 노려볼 정도로 이번 야구대표팀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올해 20~21살이 된 인천출신의 두 걸출한 좌완 류현진, 김광현이 서 있다. 지난 3년간 리그를 지배하며 이미 한국프로야구 대표 에이스로 자리 잡은 류현진은 그간 3번의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확실한 명예회복을 하고 있다. 본선 3차전 캐나다를 상대로 9이닝 완봉투를 선보이며, 그간의 부진이 단순한 과도기였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선보이는 오프 스피드, 배짱 피칭은 같은 팀 선배이자 국제대회에서도 '대성불패'를 보여주었던 소속팀 선배 구대성을 똑 닮았다. 비록 류현진은 오버스로이고 구대성은 공을 끝까지 감추고 나오는 독특한 쓰리쿼터 형태이지만, 지난 캐나다전에서 류현진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 상태로 완투하던 대 구대성의 모습 그대로였다.

김광현은 그간 큰 경기에 강하다는 평가처럼 약관의 젊은 투수에게는 부담이 될 '한-일전'에 등판했음에도 자신의 피칭을 그대로 선보이며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국제대회 에이스로 활약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코나미컵에서 발휘했던 큰 경기에 강한 김광현 그대로였다. 일본을 상대로 5.1이닝동안 3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6회 한명의 주자를 루상에 남기고 교체 후속 투수 윤석민이 이를 불러들여 1실점했지만, 그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김광현이 리그 경기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후 인터뷰를 통해 "현진이 형이랑 국대 원투펀치하겠다"고 공언했던 것처럼, 이제 새로운 야구국가대표 투수진의 중심축으로 류현진-김광현 두 명의 젊은 좌완에이스들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심타자로 우뚝 선 이대호와 타격 천재 김현수
 
그동안 국제대회 타선의 중심에는 '아시아의 4번타자' 이승엽이 있었다. 박재홍, 이병규 등이 국제대회에서 많은 활약을 해주었지만, 중요한 순간 결정적 한 방을 날려주는 것은 역시 이승엽이었다. WBC때 이승엽이 때린 6개의 홈런은 그 하나 하나가 한국야구팬들의 가슴속에 감동을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 부상과 함께 리그에서 좋지 못한 컨디션을 보였던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첫 경기 미국전에서 5회말 1타점 2루타 이외에는 아직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1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5삼진이라는 전혀 이승엽답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대표팀은 3승을 거두고 있고, 오늘(17일) 중국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며 쿠바와 함께 공동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타선의 중심에는 이대호라는 이름이 새로이 새겨지고 있다. 이대호는 올림픽 출전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기록했고, 일본전에서는 0대2로 뒤진 7회 극적인 동점 투런홈런을 날렸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팀이 원하는 홈런을 날려주고 있다.

그간 이승엽이 해주던 역할을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이대호가 해주고 있는 것, 06년 타자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조선의 4번타자'로 성장해 온 이대호는 지난 2년(06~07)간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생산력을 보여주며 동갑내기 라이벌 김태균과 함께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섰고, 이제 한국야구대표팀 타선에서도 중심에 우뚝 서가고 있다.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며 '신고선수'의 아픔을 겪었던 김현수는 현재 한국프로야구 리딩히터이다. .344의 타율, 116개의 안타로 1위에 올라있는 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타자라 할 수 있다.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뽑히며 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린 김현수는 올림픽 시작 전부터'‘국제대회 박재홍, 이병규' 역할을 기대하게 했던 선수, 그리고 그 기대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전 2대2로 팽팽히 맞선 9회초 2사 1-2루 상황, 한국대표팀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에 등장한 선수는 바로 김현수였다. 그리고 김현수는 일본 좌완스페셜 이와세의 3구를 그대로 통타 적시중전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역전승, 5대3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대표팀에 이렇다할 오른손 대타요원이 없기도 하지만 좌완스페셜을 상대로 절체절명 상황에서 좌타자 김현수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가지고 있는 타격 자질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류현진-김광현 두 젊은 에이스와 이대호-김현수 두 젊은 타자들은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투-타 양쪽을 이끌어갈 새로운 핵심파워임을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8년만의 올림픽 메달획득과 함께 2009 WBC에서 이들이 세계최고수준의 투수-타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벌써부터 기대하게 하고 있다.



윤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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