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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박스] 'K-리그 올스타 VS 국가대표' 어디가 더 셀까?

기사입력 2008.08.01 16:38 / 기사수정 2008.08.01 16:38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K-리그 올스타와 국가대표팀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국내축구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보았음 직한 질문이다. 국가대표팀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선수들 중 가장 축구를 잘하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이라면, K-리그 올스타팀은 대한민국 땅에서 뛰는 선수들 중 가장 축구 실력이 뛰어난 이들이 모인 팀이다.

즉,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위시한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함되는 반면 올스타팀에는 K-리그에서 뛰는 걸출한 실력의 외국인 선수들이 포함될 수 있다.

언뜻 생각하기엔 대표팀의 선수 구성이 더 좋을 것도 같지만, 올스타팀에는 득점력이 뛰어난 외국인 공격수들이 있고 대표팀에는 발탁되지 못했지만 그들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면 쉽사리 어느 한 팀의 우세를 점치기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흥미를 전제로 하여 두 팀을 비교해 보는 것도 축구팬들에겐 재미있는 작업일 수 있다. 비교 대상의 기준은 올스타팀의 경우 최초의 한일 올스타대결로 펼쳐지는 JOMO CUP(조모 컵) 2008의 K-리그 올스타선발로, 대표팀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 당시 멤버로 삼았다. 명단이 겹칠 경우 해당선수는 K-리그 올스타에 포함됐다.

부상과 올림픽대표 차출 등으로 제외된 선수들로 인해 이들을 진정한 정예 국가대표팀과 K-리그 올스타팀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흥미에 기준을 둔 비교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감독: 차범근 VS 허정무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차범근 올스타팀 감독과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기나긴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다. 둘은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를 졸업했고, 이후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허 감독은 네덜란드 명문 PSV에인트호벤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차 감독은 98 월드컵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 K-리그에서는 수원삼성을 이끌고 2004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허 감독 역시 전남드래곤즈를 이끌고 지난해 최초의 FA컵 2연패를 이룩했고 현재는 2010 월드컵대표팀의 수장을 맡으며 뒤지지 않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두 감독은 경력에서도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다. 경기에서도 이들의 지략 대결은 불을 뿜을 것이기에,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올스타팀은 차 감독이 수원에서 주로 구사하는 4-4-2전형을, 대표팀은 풍부한 측면 공격 자원을 살리기 위한 4-3-3전형을 들고 나올 것이란 점은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GK:  이운재, 김영광 VS 정성룡, 김용대

김영광과 김용대 역시 각 팀에서 주전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어쨌든 현 올스타팀과 대표팀의 주전은 이운재와 정성룡이라고 할 때 올스타팀이 명성과 실력에서 좀 더 우세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운재는 지난 아시안컵 당시 음주파문을 일으키며 1년간 국가대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지만, 그 실력만큼은 K-리그에서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지난 월드컵예선에서 김용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이운재의 조기 사면을 거론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이는 이운재의 기량이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이란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반면 대표팀의 주전 정성룡은 역시 뛰어난 능력과 가능성을 가진 선수지만, 아직은 이운재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DF: 최효진, 김형일, 이정수, 김치곤, 김치우 VS 오범석, 곽희주, 강민수, 조병국, 이영표, 김동진

선수 개개인을 놓고 본다면 판단이 어렵겠지만, 전체적인 짜임새를 놓고 봤을 때는 대표팀의 우세가 점쳐진다. 우선 곽희주, 강민수, 조병국으로 구성된 중앙수비에 오범석, 이영표의 풀백 라인이 돋보인다. 김동진은 경우에 따라 중앙과 사이드 어디로도 기용될 수 있어 전술 운용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에 반해 올스타팀은 이정수, 김치곤이 중앙 수비를 형성하고 최효진과 김치우가 양 측면에 선다. 김형일, 이정수, 김치곤의 스리백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성. 다만, 김치곤이 올 시즌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효진은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등 대표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MF: 조원희, 최성국, 이관우, 정경호, 이동식 VS 박지성, 김두현, 이청용, 김남일, 김정우

미드필드는 ‘이름값’부터 대표팀이 한발 앞서고 있다. 두 명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김두현을 주축으로 그 뒤를 받쳐줄 수 있는 김남일과 김정우가 버티고 있고 새롭게 떠오르는 신예 이청용까지, 그야말로 한국 축구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올스타팀이 실력에서도 밀리는 것만은 아니다. 올 시즌을 통해 최고의 홀딩 미드필더로 떠오르고 있는 조원희가 이동식과 함께 뒤를 맡고, 그 앞에서 플레이메이커 이관우가 경기를 조율한다. 양 날개에선 최성국과 정경호가 끊임없이 상대 측면을 괴롭힌다. 이들 모두 현 대표팀 선수들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기에 어느 한쪽의 우세를 쉽게 점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명성과 실력을 겸비한 대표팀의 중원의 우세를 예측해본다.

FW: 두두, 에두, 라돈치치,정조국, 장남석, 김진용 VS 안정환, 박주영, 고기구, 설기현, 이근호

이 부분에서만큼은 올스타가 확실히 대표팀을 압도한다는 인상을 준다. K-리그 올스타의 6명은 정규리그에서 무려 46골을 합작, 평균 7.67골을 올리고 있다. 득점순위 내에는 외국인 선수 3명이 나란히 1,2,3위를 올라있고 장남석이 5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두두-에두-라돈치치가 동시 출격할 경우의 파괴력은 벌써부터 K-리그 팬들을 설레게 한다.

반면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설기현을 제외하고 모두 K-리그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 공격수들의 리그 득점은 총 13골, 평균 3.25골에 불과하다. 득점 순위에도 이근호가 유일하게 TOP 10에 이름을 올렸을 뿐, 올스타팀을 상대로 절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과는?

앞서 언급했듯이 올림픽대표 차출과 부상으로 최상의 대표팀과 K-리그 올스타팀 선발이 이루어지지 못해 온전한 비교가 어렵다는 난점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분석해가면서 실제 두 팀의 대결이 벌어진다면 정말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이길지를 거론하는 것은 섣부른 예상일 수 있기에 독자의 상상에 맡겨 두겠다. (그래도 물어본다면 수비와 중원이 앞서는 대표팀의 근소한 우세승을 점치겠다.) 이에 대한 토론 역시 더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추후에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힘을 합쳐 팬서비스와 자선경기의 일환으로 이런 경기를 기획해 본다면 어떨까? 그야말로 대한민국 축구와 관련된 최고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펼치는 경기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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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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