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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3] 정부경, 그래플링 보강 시급

기사입력 2008.05.14 10:16 / 기사수정 2008.05.14 10:16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11일 일본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드림 3의 라이트급 초청경기에서 정부경(3패)이 나카무라 다이스케(14승 9패)에게 KO로 패했다. 

종합격투기 데뷔 후 라이트급 세계 10강인 아오키 신야(15승 2패 1무효)와 이시다 미쓰히로(16승 1무 4패)에게 지긴 했지만, 판정까지 가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정부경은 아오키·이시다보다 한 수 아래인 나카무라에게 선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첫 KO패였다. 

정부경은 2000년 올림픽 -60kg 2위, 2000년 오스트리아 오픈대회 -60kg 2위, 2001년 대한민국 오픈 -66kg 우승 경력의 뛰어난 유도선수였다. 2007년 유도생활을 정리하고 드림과 K-1의 소유사인 FEG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정부경은 유도 시절 체급과 171cm의 신장으로는 라이트급이 아닌 페더급이 적합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유도강국인 한국에서도 근력으로 알아주는 선수였던 것에 대한 자신감인지 라이트급을 선택했다. 여기에는 1978년생으로 감량이 주는 건강의 해로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부경의 나이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였다. 

아오키·이시다에게 선전했음에도 나카무라전을 앞두고 정부경의 승산에 대한 예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정부경의 타격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체격의 열세를 극복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상대인 나카무라는 지난해 10월 28일 K-1 히어로스 한국대회에서 한국 종합격투기 간판대회 SMC -70kg의 손꼽히는 타격가 권아솔(4승 3패)과 난타전을 벌일 정도로 수준급의 타격을 갖췄다. 

세계적인 유도가였던 정부경의 힘이 좋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겠지만 이를 종합격투기에 맞는 용도로 활용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종합격투기에서 근접 힘겨루기는 상대를 넘어뜨리고 상위를 점하고 이를 유지하거나 상대에게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그러나 정부경은 모든 부분에서 아직 역량을 증명하지 못했고 부족함을 보였다. 

정부경의 팔 관절 공격은 유도 시절에도 정평이 났었고 종합격투기 데뷔 후에도 아오키와 이시다를 위협하며 일본 격투계에도 알려졌다. 그러나 상대인 나카무라는 종합격투기 데뷔 후 유술로 기권한 적이 한 번밖에 없어 과연 통할지가 의문이었다. 

자타공인의 강자가 아닌 나카무라와의 대전은 오히려 정부경의 단점을 만천하에 드러낸 계기가 됐다. 타격은 체격의 열세를 뒤집지 못했고 신장의 우세를 살린 나카무라의 주먹공격엔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상대를 넘어뜨려 상위를 점하기는커녕 오히려 깔리기 일쑤였다. 상위를 내주고 밑에서 시도하는 유술이 팔 관절 공격이 거의 유일하고 이 기술이 상대의 장점으로 이미 유명하다면 위에 있는 상대가 방어하기도 쉽다. 또한, 팔 관절 공격이 거의 유일한 유술인지라 상대의 등에 올라타 조르기를 시도하거나 실패하더라도 상위를 점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장면도 눈에 띄었다. 

정부경의 과제는 이제 확실해졌다. 유도가 출신으로 타격이 장점이 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타격의 열세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보완해야 한다. 상대를 넘어뜨리고 상위를 점한 후 유지할 수 있으며 상대에게 넘어지지 않는 레슬링의 향상도 시급하다. 

상대에게 상위를 내주고 밑에서 유술을 시도하는 것은 상황 반전을 노리는 요긴한 무기지만 종합격투기는 물론이고 뛰어난 유술가와 실전레슬링의 고수들도 상대에게 상위를 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종합격투기 데뷔 후 3경기에서 정부경은 상대의 타격과 레슬링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상위를 내준 것 외에도 자신의 유술공격을 위해 자진해서 자신이 밑으로 가는 장면도 여러 번 연출했다. 

그러나 현재 종합격투기의 대세는 적극적인 상위 점유로 타격으로 패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경기운영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정부경처럼 체급에서 작은 선수일수록 상대에게 깔려서는 좋은 경기를 하기 어렵다. 

타격과 레슬링의 보완으로 지금처럼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게 된다면 팔관절공격 일변도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장기로 삼을만한 유술 몇 개를 추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정부경이 종합격투기 3경기에서 보여준 가능성도 상당하다. 나쁘지 않은 타격과 팔 관절 공격의 유용성, 유도가의 약점으로 꼽히는 하체관절 공격에 대한 수비력은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과제가 명확해진 만큼 부단한 노력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 당분간은 결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경기내용을 중심으로 발전양상을 판단하고 상황에 맞는 비판과 응원을 보내야 할 것 같다. 노력을 했음에도 라이트급에서 대성이 어렵다고 여겨진다면 애초 거론됐던 페더급 감량도 배제할 사안은 아니다.

정부경 

생년월일: 1978년 5월 26일 (만 29세) 
신체조건: 171cm 70kg 
국적: 대한민국 
기본기: 유도 
종합: 3패 
주요경력: 2000년 올림픽 유도 -60kg 2위, 2000년 오스트리아 오픈 유도대회 -60kg 2위, 2001년 대한민국 오픈 유도대회 -66kg 우승, 2007년 10월 유도 은퇴 후 FEG와 계약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정부경과 나카무라 다이스케 (C) K-1 공식홈페이지 (K-1.co.jp)]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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