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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초반 탐색①] '달라진' 첼시 리버풀, '똑같은' 맨시티 아스날

기사입력 2016.11.29 18:33 / 기사수정 2016.11.29 18:34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어느새 13라운드가 마무리됐다. 38라운드까지 진행되는 일정에서 3분의 1이 지난 시점, 리그를 초반-중반-후반으로 나눈다면 이제 초반기가 끝난 것이다. 박싱데이와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이 겹쳐 정신없이 경기가 펼쳐질 12월에 돌입하기 전에, 국내 EPL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팀들을 지난 시즌과 비교해봤다.
 
▲ 첼시 - 2016년 1위 (10승 1무 2패 승점 31점), 2015년 15위 (4승 2무 7패 승점 14점)

지금의 첼시를 막을 수 있는 팀이 있을까. 지난 EPL 6라운드 아스널에 0-3 완패를 당한 뒤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후 치른 7경기에서 첼시는 19득점 1실점의 기록으로 전승행진을 달리고 있다. 아스널전 직후 8위였던 순위는 이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상태가 됐다.
 
선수들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직전 경기서 토트넘 홋스퍼에 골을 내주기 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이던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 주포 디에고 코스타는 현재 10골 4도움으로 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14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새로 영입한 은골로 캉테는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핵심 선수가 됐다.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제스는 윙백 자리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맹활약도 콘테 감독을 즐겁게 한다. 장기 부상을 당했던 커트 주마도 곧 돌아온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첼시의 향후 일정이다. 전반기(19라운드)를 마치기까지 첼시가 만날 상대들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제외하면 모두 한 수 아래의 팀들이다. 현재 중위권인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스토크 시티, 본머스와 강등권의 선덜랜드와 크리스탈 팰리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첼시는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해 리그에 전념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지난 시즌 부진으로 유럽 클럽대항전에 나가지 못한 것마저 호재로 볼 만하다.
 
지난 시즌 13라운드까지 리그 순위 테이블에서 첼시의 이름을 보기 위해서는 저 밑으로 내려가야 했다. 당시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시즌을 시작해 리그 2연패를 꿈꿨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팀 닥터 에바 카네이로와 마찰을 시작으로 선수단과도 불화설에 시달렸다. 태업 논란까지 더하며 13라운드 중 절반 이상인 7경기에서 패했다. 이후 첼시는 무리뉴와 이별하고 거스 히딩크를 소방수로 부른 뒤 각고의 노력 끝에 10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 리버풀 – 2016년 2위 (9승 3무 1패 승점 30점), 2015년 9위 (5승 5무 3패 승점 20점)
 
현재 EPL에서 가장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팀이다. 작년 10월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롭 감독은 드디어 팀에 온전히 자신의 색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지금 리버풀의 성적은 13라운드까지 승점 32점으로 2위에 올라있었던 2008~2009시즌 이후 최고의 출발이다. 당시 리버풀은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득점력도 화끈하다. 올시즌 리그에서 리버풀이 4골 이상을 넣은 경기만 해도 벌써 5경기다. 총 32골로 리그 전체 팀들 중 득점 1위에 올라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필리페 쿠티뉴 등 기존 자원들과 사디오 마네로 대표되는 영입 선수들의 조화가 어우러진 성과다. 리버풀(2.46골)보다 리그 경기당 평균 득점이 높은 팀은 유럽 전역을 살펴봐도 AS모나코(3.07골), 레알 마드리드(2.77골), 바르셀로나(2.67골)뿐이다.
 
상승세를 탄 리버풀 선수들로서는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1990년 6월 17일생인 팀의 주장, 조던 헨더슨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리버풀이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적이 없다. 1989~1990시즌을 마지막으로 리버풀은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헨더슨은 최근 은퇴를 선언한 스티븐 제라드도 이뤄내지 못했던 과업을 달성하려 한다. 다니엘 스터리지, 아담 랄라나에 이어 쿠티뉴까지 부상으로 전력에 이탈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마네 또한 내년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이 유력하다.
 
지난 시즌 초반기를 지날 때 리버풀의 성적은 9위였다. 올시즌은 막강 화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당시는 거의 절반 수준인 17득점이 전부였다. 브랜든 로저스가 8라운드 에버턴과의 '머지사이드 더비'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난 뒤, 10위에 머물러있던 팀을 클롭이 물려받았다. 클롭은 지휘권을 받자마자 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8경기서 4승3무1패로 팀을 안정시켰다. 올시즌도 클롭은 리버풀 팬들에게 리그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 맨체스터 시티 – 2016년 3위 (9승 3무 1패 승점 30점), 2015년 3위 (8승 2무 3패 승점 26점)
 
맨시티는 야심차게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우선 2015~2016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펩 과르디올라 선임을 확정짓고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과 이별을 예고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존 스톤스에게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비싼 이적료인 4700만 파운드(약 685억 원)를 투자하고 르로이 사네와 일카이 귄도간 등 굵직한 영입들을 성사시키며 대대적인 선수단 개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부동의 수문장 조 하트를 내보내고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데려와 구설에 올랐다. 급변한 맨시티를 보며 언론의 우려도 나왔다.
 
과르디올라는 쾌조의 출발로 모든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다. 시즌 시작만 해도 리그 6연승, 모든 대회서 10연승으로 막강한 파괴력을 과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은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그러던 맨시티의 기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셀틱 원정을 다녀오면서 꺾였다. 이후 토트넘에 패하더니 이어진 에버턴전 무승부, 연달아 사우스햄튼에게까지 무승부로 덜미를 잡혔다. 맨시티는 한동안 부침을 거듭하며 리그 경쟁자들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외면했던 야야 투레를 기용하며 리그 4경기 만에 연승에 성공했다. 잠시 동안의 부진 아닌 부진에도 초반에 쌓아놓은 승점 덕분에 상위권을 유지한 맨시티는 다시 도약하기 시작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10득점으로 코스타와 함께 리그 득점 1위, 케빈 데 브라위너는 도움 1위(7개)에 올라있어 선수들 컨디션도 좋다. 하지만 바로 다음 경기가 절정에 오른 첼시와의 맞대결인 것을 감안하면 안심하기는 이르다.
 
작년 이맘때도 맨시티의 순위는 3위였다. 지난 시즌 EPL 13라운드가 치러졌던 2015년 11월 21일까지 맨시티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19경기서 13승2무4패, 승률 68%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이번 시즌은 22경기 14승5무3패, 승률 64%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감독 교체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맨시티다. 셰이크 만수르가 지난 시즌과 같은 성적을 내기 위해 과르디올라 감독을 데려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리그 1위와 단 1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 맨시티기에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여태껏 팀 사령탑에 올라 리그 우승을 놓친 적은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2011~2012시즌 단 한 번뿐이다.


 
▲ 아스널 – 2016년 4위 (8승 4무 1패 28점), 2015년 4위 (8승 2무 3패 승점 26점)
 
개막전에서 리버풀에 역전패하고 난 뒤로는 리그에서 1패도 당하지 않았다. 일찌감치 첼시를 만나 승리를 거뒀고, 레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도 승점을 얻었다. 1-1 무승부로 끝난 토트넘과 '북런던 더비'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 아스널이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항상 그렇듯 있어야할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잠시 침체됐던 알렉시스 산체스의 폼이 다시 올라오면서 분위기도 살아났다는 점이다. 올리비에 지루도 교체로 경기에 나서며 팀이 필요한 시점에 득점을 해준다. 새로 합류한 슈코드란 무스타피와 그라니트 샤카도 곧잘 적응하고 있다. 다만 핵심 선수로 성장한 헥토르 베예린이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베예린의 공백을 메워야할 마티유 드뷔시도 다시 부상으로 내려왔지만, 교체 출전한 가브리엘 파울리스타가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는 게 위안이다. 
 
아스널이 부상 소식에 예민한 이유는 분명하다. 아스널은 현재 모든 EPL팀들 중 가장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리그는 물론이고 EFL,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쉴 새가 없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는 잉글랜드 FA컵까지 추가된다. 지옥의 일정이 아스널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단이 최대한 가동돼야만 체력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빡빡한 일정에서 체력 문제가 아스널의 시즌 결과를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13라운드가 끝나고 아스널의 순위는 4위였다. 올시즌과 동일하게 홈에서 열린 개막전에서도 패배를 당했지만 이후 치른 경기들에서는 대부분 승리를 가져갔다. 이 성적을 발판삼아 아스널은 2004~2005시즌 준우승 이후 최고 성적인 2위로 시즌을 끝마쳤다. 오랜만에 3, 4위에서 탈출한 아스널이었다. 현재 아스널은 지난 시즌 동일 시점과 비교하면 근소하게 더 나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 6월로 아스널과 계약이 종료되는 아르센 벵거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원한다. 지금 아스널의 순위는 가장 익숙한 숫자, 4위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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