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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레알, 전환점은 A매치 휴식기

기사입력 2016.10.03 14:20 / 기사수정 2016.10.03 14:20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패하지 않지만, 이기지도 못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무려 4경기 째 무승부만을 기록하며 허울뿐인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펼쳐진 2016~20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에이바르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레알은 에이바르에 선제골을 내준 뒤 가레스 베일의 골로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레알은 지난 라리가 5라운드 비야레알전 이후로 현재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4연속 무승부를 올리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리가 연승 기록을 갈아치울 것처럼 질주하던 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레알은 연승행진을 역대 최다 기록과 동률인 16경기로 마무리한 뒤 이제는 무승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즌에 레알은 아직까지 패배를 모른다. UEFA 슈퍼컵을 들어 올리며 개막부터 타이틀 하나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 점을 놓고 보면 레알의 현 상황이 부정적으로만 보이지는 않을 수 있다. 딱 여기까지가 그러하다.
 
실상을 살펴보면 다르다. 홈에서 2경기를 연속으로 비기고, 한 수 아래의 팀들에게도 추격을 허용했다. 그나마 변명의 여지가 있는 경기는 독일 원정을 떠났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뿐이다. 레알이 승리하는 법을 잊은 동안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F조 1위 자리는 다른 팀들이 차지하게 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선수들의 부상 공백이다. 레알은 팀의 살림꾼 역할을 맡는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다. 현재 레알 선수단에 부상자 명단은 마르셀루, 파비우 코엔트랑, 카세미루, 루카 모드리치, 하메스 로드리게스다.
 
마르셀루는 측면 수비수임에도 레알의 공격 작업에 기여하는 지분이 상당하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경기를 조율하기도 하고, 직접 드리블로 상대 선수 한두 명을 제치고 공을 앞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역할을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마르셀루의 부상은 레알에게 가혹한 시련이다. 백업을 맡아야할 코엔트랑도 부상의 악령에 시달리며 임대 복귀 후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카세미루는 이제 레알에서 없으면 안 될 선수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지난달 30일 '카세미루 신드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카세미루를 제외하면 아무도 공간을 점유하지 않는다"라고 레알의 실태를 비판했다. 이 매체는 이어 카세미루가 결장했던 도르트문트전을 두고 "레알은 상대가 574개의 패스를 성공하도록 놔뒀으며 이 중 359개는 공격적인 패스였다. 도르트문트가 82개의 태클을 기록할 동안 레알은 단 27개에 그쳤다"라고 지적했다. 수비진 앞에서 굳은 일을 도맡던 살림꾼 카세미루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게 느껴지는 현실이다.



설상가상으로 모드리치까지 한 달 가량 휴식이 필요하다. 필드 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레알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던 모드리치다. 카세미루가 회복에 힘쓰는 동안 수비적 부담까지 떠안으며 더욱 활발히 움직였던 모드리치는 도르트문트전 이후 부상이 발견돼 무릎 수술에 들어갔다. 심지어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하메스마저 몸에 이상이 발견돼 선발 명단에서 급하게 제외되기도 했다. 중원에 전력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다.
 
복귀하기는 했지만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카림 벤제마다. 간신히 2득점으로 공격포인트는 올리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벤제마가 출전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경기들이 많다. 벤제마의 장점으로 꼽히던 전방에서의 연계 능력도 빛을 잃었다.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 닷컴'에 따르면 레알에서 시즌 평균 경기당 23개 이상의 패스를 시도하던 벤제마의 이번 시즌 동일 부문 기록은 13.4개 수준이다. 표본을 라리가로 한정하면 경기당 10.6개에 불과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부상에서 회복한 뒤 아직 제 컨디션을 찾은 것 같지는 않다. 복귀전부터 골을 성공시킬 때만해도 부진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시즌을 소화하면서 결정적인 상황에서 볼 터치 실수를 범하는 등 불안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지난 6라운드 라스팔마스전에서는 저조한 경기력을 보인 끝에 교체되기도 했다. 지난 경기부터 조금씩 움직임이 가벼워지기는 했지만 호날두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이다. 여기에 레알의 철벽 수문장 케일로르 나바스조차 경기감각이 돌아오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경기를 풀어나갈 선수들이 부족해지면서 지네딘 지단 감독의 전술도 무뎌졌다. 레알은 최근 경기들에서 측면 크로스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상의 전력이 갖춰졌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초보 감독' 지단의 불안 요소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넉넉한 줄 알았던 후보 자원들은 예기치 못한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부진으로 한계에 도달했다.

이 정도만 해도 골치가 아플 지경인데 골대까지도 말썽이다. 이번 시즌 레알에게는 골대를 맞히지 않은 경기를 찾아보기가 더 힘들다. 개막 후 10경기에서 여덟 번이나 골대를 맞혔다. 무승부를 거둔 4경기 중에는 절반인 2경기에서 골대에 울었다. 도르트문트전과 이번 에이바르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친 레알에게는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지단의 전술적인 부분이든지, 위기의식을 느낀 선수들의 각성이든지간에 말이다. 그나마 레알에 다행인 점은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A매치 기간이 찾아왔다는 점이다. 한 숨 돌리면서 팀의 분위기 전환과 부상자들의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 회복까지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마르셀루와 카세미루 또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다.
 
전환점이 필요한 레알에게는 지금이 기회다. 레알이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치기 위해서는 이번 A매치 휴식기를 잘 살려 초반의 기세 회복이 절실하다. 레알의 우선적인 목표는 오는 11월 21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 12월 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리는 '엘 클라시코' 전까지 상승세로 진입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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