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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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학교' 종영②] 시대는 변했다…흥행 실패가 남긴 것

기사입력 2016.03.09 01:46 / 기사수정 2016.03.09 07:21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시청률은 부진했던 '무림학교'가 막을 내렸다. 드라마 작품에 대한 시청자의 눈높이가 올라간 상황에서 완성도와 재미를 잡지 못한 씁쓸한 결과만 남겼다.

지난 8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무림학교'에서는 윤시우(이현우 분) 왕치앙(홍빈)이 우정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각각 심순덕(서예지) 황선아(정유진)과 연인이 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작품 중반부터 극의 중심이 된 '천의주'는 결국 친구의 우정이었다.

'무림학교'는 사회에 나가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덕목을 배우는 무림캠퍼스에서 벌어지는 20대 청춘들의 액션과 로맨스를 그렸다. '무림'이라는 낯선 소재에 젊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캠퍼스'를 더해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첫회부터 시청자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에 실패했다. 무협 판타지에서 들을 법한 '결계'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기를 사용해 물건을 멈추는 모습 등이 이어졌다.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한 번 꼬인 실타래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윤시우-왕치앙-심순덕의 삼각관계, 무림학교를 둘러싼 비밀, 황무송(신현준)과 채윤(신성우)의 오해, 천의주를 두고 벌어지는 싸움도 꺾인 기세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최근 드라마 작품 중에는 특정 소재를 중심으로 한 장르물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무림학교'는 어중간한 위치에 놓여있었다. '학교'라는 것에 방점을 찍을 수도, 그렇다고 '무림'에 초점을 맞춘 작품도 아니었다. 큰 틀에서 '우정과 사랑'이라고 보기에도 소재에서 나오는 색채가 강했다.

'무림학교' 제작진은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이 KBS '학교' 시리즈와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작품이 끝난 후 남은 '우정과 사랑'은 '학교' 시리즈가 전했던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교실의 냉혹한 현실을 짚어냈던 '학교' 시리즈의 장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학교' 시리즈가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그저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이 출연해서가 아니다. 청소년들이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라는 공간에서 숨 쉬고 고민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무림학교'에서는 '짙은 현실의 그늘'의 자리를 '천의주'가 대신했다. 공감을 얻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걸러내도 '무림학교'에서는 단순히 보는 재미를 찾기 어려웠다. 억척스러운 심순덕의 잔망스러운 캐릭터는 중반 이후 주인공의 갈등이 깊어갈수록 빛을 잃었다. 무림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의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도 극의 전개가 단순해진 원인이 됐다.

작품 경력이 짧은 주인공의 연기력도 문제로 지적됐다. 어색한 발음과 표정은 작품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새로운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계획했던 회차 수보다 4회 분량이 줄어든 탓인지 후반부에서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에 급급해 보였다.

'무림학교'는 첫 회에서 5.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시작해 최저 2.6% 시청률까지 떨어지는 성적표를 받았다. 흥행 면에서 처참하게 실패한 것이다. 제작진의 노력에도 시대와 동떨어진 작품은 관심을 받을 수 없다는 것. '무림학교'가 남긴 아쉬운 그림자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무림학교' ⓒ KBS 2TV

▲ '무림학교' 종영

['무림학교' 종영①]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논란 총정리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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