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자들' 박소현부터 정준영까지 ★의 재발견(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능력자들’을 연출 중인 이지선 PD는 어떤 분야의 덕후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들이 (덕후와) 제일 안 어울린다고 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고 있다"고 말한 이 PD는 “처음 괴수덕후를 섭외할 땐 반대했어요. 너무 마이너라고 생각했는데 현장 리액션이 좋았어요. 좋아하는 걸 대중성 있게 포장하면 어떤 분야라도 다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정 분야의 덕후를 능력자, 지식인으로 조명하고 대중적으로 소개한 덕에 덕후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조금씩 사라졌다. 출연진 중 일부는 ‘능력자들’ 이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고 한다. 서태지 능력자는 라디오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했고 자동차, 신발 능력자는 범죄수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방송인 박소현은 ‘능력자들’ 출연 후 MBC ‘해요TV-박소현의 아이돌TV'의 진행자로 발탁됐다.

“자동차, 신발 덕후는 경찰들이 수사 과정에서 협조를 받을 수 있느냐는 연락이 보도국을 통해 오기도 했어요. 고기덕후 김태진 씨는 ‘무한도전’, ‘스케치북’을 휩쓸었고 모차르트 덕후는 출연 후 클래식 코너에 섭외됐다며 고맙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좋은 일이 많았어요. ‘무한도전’에서도 행운의 편지 특집과 관련해 롤러코스터 덕후의 연락처를 물어보기도 했고요. 우주덕후는 책을 쓴다고 하더라고요. 한 가지를 좋아하고 집요하게 파헤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죠.”

연예인 능력자들도 빼놓을 수 없다. 비연예인뿐 아니라 스타들도 출연해 남다른 덕력을 과시했다. 박소현, 고명환, 정준영, 김태진, 신기루 등 다양한 연예인들이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심형래, 김국환, 현진영, 김영호, 이은결, 하석진 등도 능력자를 검증하며 만만치 않은 내공을 펼쳤다.

“패널로 섭외하려는데 알고 보니 능력자들인 경우가 많았어요. 화제가 된 박소현(아이돌 능력자) 씨는 김숙, 송은이 씨가 추천해줬어요. 박소현 씨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나오겠다며 섭외에 응했어요. 아이돌 얘기를 하느라 녹화시간도 굉장히 길었죠. 나도 하나에 미쳐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연예인이라 해서 능력 검정에 예외는 없다. 판정단은 깐깐하게 덕력을 검증한다. 이 PD는 “기계가 고장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표가 너무 안 나오더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진정성있게 임하고 있다. 연예인들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리얼하게’ 대결하는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정준영 씨는 포켓몬스터 덕후로 유명한데 방송용이 아니라 실제로도 덕후였고, 생각보다 덕력이 많았어요. 현진영씨도 인상적이었고 도끼는 '능력자들'을 재밌게 보고 있다면서 뮤직비디오 일정을 미루면서 출연했어요. 러블리즈 케이나 트와이스 모모의 경우 (족발) 덕후로 활동하고 싶어도 아이돌이고 체중관리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더라고요. 지식과 능력이 (다른 덕후보다) 떨어져도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출연하게 됐어요.”

이들을 이끌 MC진의 역할도 중요하다. 출연자를 뒷받침하며 균형을 맞춰야 할 뿐 아니라 적재적소에서 진행실력과 입담을 발휘해야 한다.

“김구라 씨는 지식과 호기심이 방대하고 제작자 마인드를 갖고 이해해줘요. 가장 가려운 곳을 많이 긁어주죠. 덕후맘 정준하 씨는 분위기 메이커로 덕후들의 긴장을 풀어주고요. 윤박 씨는 진정성, 은지원씨는 호기심을 담당해요. 김구라와 정형돈이 동등한 관계였다면, 지금은 김구라와 모자란 동생 3명의 콘셉트 같아요. 김구라 씨가 가끔 시원찮은 소리를 할 때 3명의 모자란 동생들이 대들고 사과하는 모습이 재미를 주죠.” (인터뷰③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