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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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넘어지는데?" 불호령에 담긴 신태용 축구

기사입력 2015.12.22 06:48 / 기사수정 2015.12.22 06:5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울산, 조용운 기자] "넘어지지 마. 대체 왜 넘어지는데."

신태용(45)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신 감독이 이끈 올림픽대표팀은 21일 울산 방어진체육공원 내 미포축구장에서 광운대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40분씩 3세트로 치러진 경기서 신 감독은 세트마다 선수들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소리치며 강조했다. 

가장 많은 요구를 한 것은 "넘어지지 말라"였다. 이날 대표팀 선수들은 물론이고 광운대 선수들까지 경기 도중 자주 넘어졌다. 이른 새벽 내린 비로 그라운드가 젖어있는 상황에서 경기 직전 물까지 많이 뿌린 터라 잔디가 미끄러운 상황이었다.

신 감독은 선수마다 붙잡고 미끄러지지 말 것을 주문하느라 바빴다. 처음에는 부상을 우려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 같았다. 대표팀이 내년 1월 카타르서 열리는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지난 7일부터 제주 서귀포를 거쳐 울산 훈련까지 강한 체력 훈련을 소화 중이라 무리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신 감독의 충고는 걱정보다 질책에 가까웠다. 단순히 부상 우려가 아닌 선수들의 플레이 방식을 꼬집는 것이었다. 

신 감독은 "이곳에서 처음 경기를 치르다 보니 구장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잔디가 미끄러우면 생각을 하고 뛰어야 한다. 단순하게 평소 하던대로 패스하고 움직일 것이 아니라 미끄러운 잔디에서는 어떻게 해야 넘어지지 않을지, 어떤 패스를 해야 할지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와 확연하게 다를 아시아챔피언십 본선의 그라운드 컨디션을 염두한 조언이다. 낯선 중동의 기후와 경기장 상황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국내 훈련부터 선수들이 스스로 해결법을 찾을 수 있게 '생각'을 강조한 것이다.

생각하는 축구에 대한 충고는 연습경기 내내 이어졌다. 신 감독은 "스트라이커들은 단순히 앞에 선수, 볼만 따라다니지 마라. 그저 따라만 다닌다고 압박이 아니다"는 말과 "측면에서 볼이 돌 때 중앙 미드필더들은 볼 흐름에 더 관여하라. 한곳에서만 패스하지 말고 반대편으로 크게 돌릴 수 있도록 중앙에 선 선수들이 먼저 볼을 받으러 움직여라"처럼 몸에 익은 플레이에서 벗어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신 감독은 카타르에서 활용할 전술폭을 네 가지로 넓히고 있다. 울산서 치른 두 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4-3-3과 4-4-2 다이아몬드를 실험했다. 신 감독은 "아직 두 가지 전술이 더 있다. 카타르에서 총 4가지 전술을 사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상황에 따라 선수들은 다양한 전술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신 감독이 생각하는 속도를 강조하는 이유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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