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수 2000구 돌파' 권혁을 설명하는 숫자들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명예일까, 불명예일까. 한화 이글스 권혁(32)이 올시즌 리그와 자신의 새로운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런 기록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언제 어떤 상황이든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고, 그 횟수가 너무나도 빈번했기 때문이다.

◆2000

권혁은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6차전 경기에서 선발 에스밀 로저스와 송창식에 이어 한화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권혁의 올시즌 투구수는 꼭 1990개. 그리고 권혁은 9회말 2사 상황 등판해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문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두 타자를 상대하면서 던진 공은 11구였다. 이날 등판으로 권혁은 시즌 총 투구수 2000개를 넘겼다.

순수 구원 투수로는 단연 가장 많은 갯수고, 선발 투수 삼성 장원삼(2107구)이나 롯데 송승준(2106구)과도 100여구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00년 이후 구원투수가 한 시즌에 가장 공을 많이 던진 기록은 2002년 노장진(당시 삼성)이 가지고 있다. 노장진은 순수 구원으로만 2128개의 공을 던졌다. 한화의 남은 경기는 이제 14경기. 어쩌면 권혁이 노장진의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다.

◆100

이전까지 권혁이 가지고 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소화 이닝은 2009년 삼성에서의 80⅔이닝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전반기에만 이미 76⅓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15일 현재 권혁의 올시즌 소화 이닝은 106⅓이닝이다. 8월 30일 2이닝으로 9월이 오기도 전 일찌감치 100이닝을 넘어섰다. 순수 구원 등판으로만 100이닝을 소화한 것은 KBO리그 역대 23번째다. 지난 2010년 SK 와이번스 정우람(102이닝)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10

종전 KBO리그의 순수 구원 투수 최다패 기록은 2003년 노장진(삼성), 정재복(LG)이 기록한 10패였다. 권혁은 지난 8월 16일 삼성전에서 시즌 10패째를 기록했고, 9월 3일 삼성전에서 11패째를 기록하며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고 8일 LG전에서도 패전의 멍에를 쓰면서 12패를 해 헨리 소사와 루카스 하렐(LG), 메릴 켈리(SK) 등 선발 투수들을 제치고 올시즌 최다패 순위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해있다.

반대로 구원승으로만 10승을 달성하는 데 1승 만이 남아있다. 구원으로 10승 이상을 거둔 경우는 2009년 임태훈(당시 두산, 11승)이 마지막이다. 15일까지 73경기에 등판한 권혁의 성적은 9승12패 16세이브 5홀드.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성적만 본다면 보직을 가늠하기도 힘들다. 이 기록은 올시즌 한화의 경기 양상과 권혁의 등판 패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뒤집는 경기도 많았고, 뒤집히는 경기도 많았다. 그리고 마운드에는 여지 없이 권혁이 있었다.

◆0.242→0.423

등판이 잦아지고 투구 이닝이 쌓일 수록, 권혁의 기록은 그가 점점 힘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기록은 너무나도 솔직했다. 3~4월, 시즌을 시작할 무렵만 해도 권혁은 위력적인 투구를 자랑했다. 시즌 초반 권혁은 평균자책점 3.33에 피안타율 2할4푼2리를 기록하며 1승1패 4세이브 3홀드를 올렸다.

그런데 권혁의 불꽃은 시간이 지날 수록 사그라들었다. 한 순간에 경기를 내주는 경우도 많았다. 피안타율은 자로 잰 듯 꾸준히 상승하더니 9월에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4할2푼3리로 치솟았다. 전반기 4.01의 평균자책점은 두 배 가량 치솟아 7.20이 됐다.

*권혁 2015시즌 월별 피안타율
3~4월(0.242)→5월(0.259)→6월(0.273)→7월(0.282)→8월(0.304)→9월(15일 현재,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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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