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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트럴의 롤챔스 돌아보기] 진에어와 쿠 타이거즈, 비상과 추락 사이에서

기사입력 2015.08.12 01:47 / 기사수정 2015.08.12 13:58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매주 리그 오브 레전드 전 프로게이머이자 현재 스파이럴캣츠에서 활동 중인 '링트럴' 정윤성의 리그 오브 레전드 칼럼을 게재합니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라운드가 끝나가는 지금 어느 정도 순위가 고정되며 상위 팀들이 하위 팀을 무난하게 이기는 한 주가 될 거로 예상했다. 시즌 중반처럼 1승이 중요한 시기는 지나가며 상위 팀은 상위 팀 대로 하위 팀은 하위 팀 대로 플레이오프와 승강전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전력을 노출하지 않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주 경기가 지나간 지금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2라운드 중반보다 더 흥미로운 경기들이 계속 진행됐기 때문이다.

진에어, 한상용 감독의 용병술로 새 날개를 달다.

지난주의 주인공은 진에어 그린윙스다. 진에어는 스베누와 아나키라는 하위권 팀들에게 2연패를 당하며 팀을 재정비해야 했다. 진에어가 패배한 경기가 초반에 라인전 단계에서 무너지며 교전에서 패하는 그림이 아닌 중반 교전 이후 팀 내 소통이 전혀 없는 모습을 보이며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수요일에 진행된 진에어 대 아나키의 경기에서 이런 모습이 극명히 드러났다. 진에어가 빠르게 바론을 사냥해야 할 상황에서 아나키도 같이 바론에 접근했다. 이 상황에서 상대 마오카이가 돌진하자 진에어 ‘체이서’ 이상현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마오카이를 공격하며 바론을 잡지 못했다. 이상현이 죽으며 바론도 뺏기고, ‘파일럿’ 나우형의 코르키를 제외하고 전부 잡히면서 경기에 패배했다. 마치 비극이 예고된 극본을 따라 읽어가는 느낌이었다.



(이상현을 제외한 모두가 '익수' 전익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보통 이 상황에서 바론을 사냥한 후 상대와 전투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진에어는 마오카이가 방해하더라도 원해 목표인 바론을 잡자는 간단한 소통조차 되지 않았다. 프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것.

진에어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쿠 타이거즈를 상대로 예비 선수가 없는 탑 포지션을 제외한 모든 포지션의 선발 선수를 교체했다. 이 선수들은 챌린저스 섬머 코리아에서 전승을 거두며 분위기가 좋은 상태였다. 다만 용산 경기장에서 경험이 적거나 오래간만에 출전하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할까 걱정됐는데, 경기 내내 선수 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멋진 경기를 펼쳤다.

이 경기는 진에어 한상용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다. 기존 라인업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팀 플레이 능력이 뛰여난 선수들을 기용하여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또한 ‘윙드’ 박태진의 놀라운 정글 플레이를 보며 ‘늪롤’의 진에어가 아닌 ‘정글 명가’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비록 정규 시즌은 끝났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대표 선발전에서 보일 진에어의 모습에 많은 기대가 간다면, 바로 이런 재기의 바람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에 이승엽이 있다면, 삼성 갤럭시에는 야스오가 있다!

지난주 진행된 경기 중 목요일에 진행된 삼성 갤럭시 대 SK텔레콤 T1 경기 2세트도 한 번 살펴볼 만한 경기다. 39분 동안 벌어진 경기에서 무려 49킬이 나온  난타전이 벌어진 것. 정교한 전술보다 화끈한 화력전, 그리고 ‘크라운’ 이민호의 야스오가 빛났던 경기였다.

과거의 삼성, 흔히 말하는 ‘구삼성’ 맴버인 ‘다데’ 배어진은 야스오 승률이 75%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실력자였다. 그의 별명 중 하나가 ‘검객’일 정도다. 경기를 지켜보는 나조차 배어진이 야스오를 선택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경기에 몰입했다. 배어진 외에도 삼성 미드의 야스오는 특별함이 있었다.

다른 팀도 삼성의 야스오를 충분히 경계했기에 삼성 경기에 야스오를 보기 힘들었다. 삼성과 SKT의 경기 역시 1세트에서 SKT는 야스오를 밴했지만 2세트에서는 야스오를 풀어줬고, 결국 이민호가 야스오를 선택하며 소환사의 협곡에 삼성 야스오가 모습을 드러냈다.


야스오가 퍼스트 블러드를 기록하며 나의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상대는 ‘페이커’ 이상혁. 이후 전투에서 이상혁이 킬을 기록하고 미드 억제기도 파괴하며 야스오는 역시 ‘필패 카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바론 앞 교전에서 야스오가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트리플 킬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야스오가 아군이 잡히면서 불리하기만 했던 교전에서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를 모두 잡으며 에이스를 기록함과 동시에 바론도 획득했다.

다음 드래곤 앞 교전에서 야스오와 알리스타가 공중 연계로 상대 3명을 잡아내며 유리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드래곤과 상대 바텀 억제기까지 파괴하며 배어진의 재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이상혁의 아리가 활약하며 경기는 SKT의 승리로 끝났다. 패배로 끝났지만 삼성이 야스오 명가라는 걸 증명한 멋진 경기였다.


원딜 루시안이 최근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는?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이하 롤챔스)에 많이 등장하는 챔피언이 있다. 바로 쌍권총을 든 형님 ‘루시안’이다. 매번 코르키와 시비르만 보였던 롤챔스에 무슨 바람이 불어서 루시안이 재등장한 걸까?

승리의 시작은 강한 라인전 능력이다. 우세한 라인에서는 상대에게 이득을 얻기도 쉽고, 그 여유로 서포터들이 다른 라인으로 이동해 변수를 만들거나 시야 장악을 한다. 루시안은 라인전에서 Q스킬인 ‘꿰뚫는 빛’으로 라인을 압박하기도 쉽고, 적 라이너를 견제하기도 좋아 승리의 열쇠가 되는 일이 많다.

또한, 최근 경기에 많이 등장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인 시비르를 상대하기 쉽다는 점도 루시안이 자주 보이는 이유다. 루시안이 시비르에게 사용한 꿰뚫는 빛을 시비르가 E스킬인 ‘스펠 쉴드’로 막지 못하거나 Q스킬인 부메랑을 맞추지 못하면 시비르가 패배하는 구도가 그려진다.

시비르의 부메랑은 루시안의 회피가로 피하기 쉽지만, 루시안의 꿰뚫는 빛은 시비르가 막기에는 시전 속도가 빨라 피하기 힘들다. 이러한 상성 문제로 최근 루시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사용한 이후 많이 모습을 보이는 브라움과 상성이 좋다는 것도 루시안의 장점이다. 라인전에서 브라움의 패시브 4중첩을 쌓으면 스턴에 걸리는 뇌진탕 펀치와 함께 평타로 중첩을 쌓을 수 있는 루시안이 빠르게 스턴을 걸리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최근 루시안이 브라움과 함께 자주 나타나는 이유다.

또한, 바텀에서 적과 대치한 상황에서 궁극기인 ‘빛의 심판’을 사용해 빠르게 라인을 밀고 적에게도 피해를 줘 드래곤 앞 전투에서 라인 관리가 편하고 상대에게 체력 부담을 줄 수 있는 이유로 루시안이 최근 모습을 자주 드러낸다.

드디어 시작된 플레이오프, 그 첫 관문 와일드 카드전의 향방은.

이번주에는 마지막 2라운드 3경기와 와일드 카드전이 진행된다. 현재 4위는 나진, 그리고 5위는 쿠 타이거즈가 확정되었다. 이번주 일요일 나진과 쿠의 3판 2선승제 경기가 열리는 것.

현재 나진은 연승모드고, 모든 라인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롤드컵이 다가오면 강해지는 나진답게 최근 2주간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와일드 카드전을 준비하는 것. 지난 경기에서 '피넛' 윤왕호와 '탱크' 박단원의 실전 테스트를 진행할 정도로 여유가 넘친다. 

문제는 쿠 타이거즈다. 쿠 타이거즈는  정글이 탑을 풀어주고, 바텀 라인은 강력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잡음과 동시에 미드는 잘 버티며 후반을 바라보는 전략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이 공식이 무너지며 쿠 타이거즈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글이 탑에 갱킹을 시도해도 큰 이득을 얻지 못하고, 바텀 라인에서도 '프레이' 김종인이 난조를 보이며 제대로 상대를 압박하지 못했다. 미드 라이너인 '쿠로' 이서행 역시 빅토르 이외 챔피언의 승률이 좋지 않은 편이다.

과연 나진이 좋은 기세를 이어갈까, 아니면 쿠 타이거즈가 부진을 딛고 재기에 성공할까. 이번 와일드 카드전은 두 팀에게 상위 라운드 진출 이상의 의미가 담긴 중요한 경기다.





글='링트럴' 정윤성 / 편집=박상진 기자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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