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3:25
스포츠

없는 살림에 참 열심히 했다, '마리한화'의 전반기

기사입력 2015.07.17 06:26 / 기사수정 2015.07.17 06:5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44승 40패 승패차+4' 한화 이글스가 전반기 5위 자리를 지켰다. 

한화 이글스는 16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2차전에서 7-4로 패한 것을 마지막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청주 롯데 3연전을 루징시리즈로 가져가면서, '승패차+7'이라는 애초 전반기 목표치 달성이 눈 앞에서 날아갔다.

하지만 아쉽다고 하기엔 배부른 소리다. 한화의 지난 6년간 순위는 '886899'. 다섯해는 리그 꼴지, 2011년은 꼴지에서 두번째였다. 9구단 체제가 된 이후 두 해는 더욱 처참했다. 시즌 내내 꼴지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013년 기록한 승수는 42승, 2014년은 49승. 전반기에만 44승을 거둔 걸 생각해볼 때, 올시즌 한화가 보여준 모습은 분명 기대 이상이다.    

▲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마리한화'

시즌초 김 감독은 '선수들의 패배의식 떨쳐내기'를 1순위로 놨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고강도 훈련을 소화하면서, 선수들의 입에서는 "이렇게 훈련했는데 지는 게 억울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끈기와 승부근성'이 가장 큰 수확이다. 올시즌 한화는 역전승이 가장 많은 팀이었다. 점수를 먼저 내주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적절한 투수 교체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타자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적시타로 점수를 뽑았다. 이기는 법을 터득한 한화, '마리한화' 신드롬은 여기서 비롯됐다.

올시즌 한화의 관중동원력은 리그 탑이다. 한화 경기가 각종 시청률 기록들을 갈아치우자, 중계권을 두고 각 방송사들이 1순위를 다투고 있다. 16일 올시즌 홈경기 최다 매진기록(16번)도 경신했다.

▲ 돌고 도는 부상의 그림자

'이태양 정현석 정근우 조인성 김경언 김태균 폭스 정범모 송광민 윤규진 김태완 한상훈 김회성 강경학 임준섭'. 현재까지 부상으로 자리를 오래 비웠던 주전급 선수만 해도 이 정도다. 

시즌 초부터 한화는 부상 악재에 시달렸다.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선발 이태양은 토미존 수술로 시즌아웃됐고, 정근우 조인성 등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예상치 못한 전력의 공백은 예상치 못한 전력으로 채워졌다. 이시찬과 정범모가 기존 자신들이 보여주던 성적에 비해 크게 향상된 모습으로 활약을 펼쳤다

"잘하면 꼭 다쳐"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부상은 '도돌이표'였다. 정근우와 조인성이 돌아오니 이시찬과 정범모가 부상으로 재활군에 포함됐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던 김경언은 사구에 종아리를 맞은 뒤 제 기량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정적인 3루수비와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던 김회성, 2번타자 유격수로 활약하던 신예 강경학도 부상으로 내려갔다. 

▲선발진 붕괴와 필승조 과부하의 평행이론

시즌 초부터 선발진 구상이 무너졌다. 선발의 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태양이 토미존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 자리는 불펜의 롱릴리프 투수 안영명이 채웠다. 송은범이 올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2군행을 택하자, 그 자리는 또 불펜 롱릴리프 송창식이 채웠다. 

하지만 한화에게 선발야구는 아직도 먼 얘기다. 1선발 탈보트를 제외하고, 4명은 아직도 마운드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먼은 시즌 초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복이 심해 대량 실점이나 조기 강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영명은 올시즌 선발로 소화한 평균 이닝이 4이닝 정도로 이닝소화능력이 너무 떨어지고, 배영수는 지난 5월 반짝 3승을 기록한 이후 아직까지도 제공을 뿌리지 못한다. 송창식은 아직도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 중반부까지 확실하게 이닝을 먹어줄 선발 투수가 없는 상황, 그러다 보니 선발이 조기 강판 됐을 때 중간에서 비교적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투수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롱릴리프 투수들을 선발로 끌어오면서, 불펜에도 구멍이 생겼다. 믿을만한 필승조 '박정진, 권혁, 윤규진'에 의존도가 높아진 이유다. 불펜 혹사논란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