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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편견에 가린 진실, 석현준은 '많이 뛰는 공격수'다

기사입력 2015.06.25 05:48 / 기사수정 2015.06.25 08:1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② 석현준이 밝히는 대표팀 이야기

6월에는 축구대표팀에게 중요한 동남아 2연전이 있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과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이 연이어 펼쳐졌다.

6월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기 전 석현준(23)의 이름은 심심치 않게 언론을 통해 등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포르투갈 리그에서 10골을 넣었고 이는 충분히 그를 실험해볼 만한 이유가 됐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에 석현준의 이름은 없었다. 이러한 결과와 함께 대표팀 공격수의 유형에 대한 분석들이 줄을 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공격수에 석현준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결과론적인 해석이 줄을 이었다.

현재 대표팀에 자주 승선하는 공격수들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이 선호하는 공격수의 성향을 추측해 보면 많이 뛰고 수비에도 적극적인 선수들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득점력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이 기준에 석현준이 부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면 이는 편견이다. 사실은 석현준도 많이 뛰고 뛰는 것을 좋아하는 공격수다. 최전방에 정중앙에 박혀 있다는 편견이 나오는 데는 소속팀 내에서 요구하는 방식 등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석현준은 사실 많이 뛰고 사이드가 좋은 공격수

키가 큰 공격수들에 대해서는 많이 뛰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기 마련이다. 190cm의 신장을 지닌 석현준을 바라볼 때도 이러한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든 다른 분석이다. 석현준은 신장을 이용한 플레이뿐만 아니라 발기술도 나쁘지 않다. 드리블에 관해서는 충분히 적응이 되어 있고 사이드에서도 활약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포르투갈 리그 소속 빅토리아 세투발에서 뛰면서 팀이 원하는 전술에 맞춰 움직이다보니 원하지 않던 편견이 생겼다. 팀에서는 석현준이 많이 뛰기보다는 골을 넣는 데 집중해주기를 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짜 공격수 '폴스9'보다는 정통파 스트라이커 '오리지날9'이 되어주기를 기대했다. 이로 인해 석현준은 많이 뛰는 성향을 지니고서도 이를 선보이기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석현준 "소속팀에서는 힘을 보충해놨다가 나중에 찬스가 났을 때 해결을 하라고 말씀을 많이 하시고 사이드로 움직이지 말고 찬스가 났을 때 해결을 지으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개인적으로는 가끔 사이드로 나가서 드리블 돌파도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되도록이면 가운데에 많이 머물려고 하지만 스스로 뛰는 것을 좋아해서 수비수 뒷공간을 침투하는 것과 라인을 깨는 식으로도 많이 플레이를 하려고 하고 있다."

태극마크는 모든 한국의 축구선수들의 꿈이다. 석현준도 마찬가지고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변할 의지도 있다. 휴식기를 이용해 국내로 돌아온 이후 석현준은 지난 22일부터 용인축구센터에서 몸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팀이 원하는ㅇ 공격수에도 맞춰 볼을 잡고 소유하는 기술이나 스피드 등을 키우는데 신경을 쓸 계획이다. 슈틸리케호 승선에 대한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팀에서 원하는 공격수의 유형이나 플레이스타일이 확실한 만큼 이에 대해 필요한 연습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할 생각도 갖고 있다.

석현준 "일단 감독님이 원하시는 공격수는 수비적으로도 강하고 많이 뛰는 공격수를 좋아하시는데 나 같은 경우도 많이는 뛰지만 소속팀에서 계속해서 공격을 위주로 수비를 할 때는 힘을 보충하고 공격할 때 체력을 다 소비하는 방향으로 하다보니 다른 부분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님이 원하시거나 추구하는 방식이 있으시다면 나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대표팀에서 뛸 수 있고 대표팀이 또한 나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체로 팀원이 되어야 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고쳐가고 평가전이나 기회가 되면 이정협, 이용재 선수들보다 적은 A매치 경험을 쌓는 것도 필요하다."

아쉬움으로 남은 첫 태극마크와 10대 생활

석현준의 첫 태극마크의 기억은 매우 짧다. 2010년 9월에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시절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됐다. 조광래 감독은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다"는 말로 19살의 스트라이커였던 석현준을 부른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등 대표팀 간판 선수들과 함께 하게 된 석현준에게는 또다른 기회이자 새로운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출전 시간은 많이 보장되지 않았다.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34분 이청용과 교체돼 들어가 11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도 애매한 짧은 시간이었던 데다가 스스로도 그리 만족스러운 활약은 아니었다. 당시 조광래호가 추구하던 대표팀의 색깔에도 녹아들지 못하면서 이후 태극마크와 큰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석현준 "2010년 대표팀에 갔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갔다. 청소년대표팀에서 A대표로 바로 갔는데 내가 나이도 어리고 아는 것이 무엇이 있었겠나. 축구도 대표팀에 색깔이 있고 거기에 맞춰가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10대는 어느 방향으로든 튈 수 있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른다. 석현준에게도 당시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그 나이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결정이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때는 너무 어렸던 석현준은 당시의 결정과 판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의 조언을 따르지 못한 점과 많은 유혹에 휘둘릴 수 있었던 그때 식어버렸던 축구에 대한 열정이 진하게 아쉬운 구석으로 남아 있다.

석현준 "당시에는 유럽선수들과 자주 몸을 부딪히니까 몸을 키우고 싶었다. 그래소 볼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볼에 대한 감각이나 터치면에서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고 조광래 감독님이 볼감각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결론적으로는 그 말씀이 맞았다. 내가 볼감각이나 터치가 많이 부족했다."

"네덜란드 아약스에 있을 때 축구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열심히 했다면 지금쯤 더 큰 무대에서 축구를 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과 부상도 많았던 점이 아쉽고 (손)흥민이나 (구)자철이형, (기)성용이형이나 잘 나가는 선수들을 보면 부러워서 나도 지금부터라도 열심히해서 꼭 저렇게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군대 문제와 출전 가능성이 남은 리우올림픽

최근들어 석현준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군대문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군대에 대한 고민을 요즘 석현준도 하고 있다. 아직 유럽에서 더 많은 도전을 해야 할 시기에 군대는 앞으로를 위해서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와도 같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그냥 당당하게 군대를 다녀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역시나 군문제를 해결하고 조금 더 유럽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지울 수 없다. 현재로서는 석현준에게 남아있는 기회는 2016년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있다. 올림픽에서 출전해 동메달 이상을 따내면 군대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다. 이미 앞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일부 해외파 선수들은 유럽에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석현준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시나리오는 와일드카드 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가능성이 낮다. 최대 3명밖에 허락되지 않는 와일드카드의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의 생각도 중요하다. 완전히 가능성을 지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올림픽대표팀 공격진에서 큰 신장을 이용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없다. 석현준이 가세한다면 기존의 류승우, 문창진등과 차출이 유력해보이는 손흥민에 또다른 공격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현준으로서는 일단 다음 시즌 초반을 잘 보내고 신태용 감독에게 실력을 검증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석현준 "올림픽대표팀에 만약에 불러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메달을 따고 군대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해소된다면 유럽에서 더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있다. 더 좋은 계약조건으로 팀을 옮길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질 수 있다. 요즘 주변에서는 군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외국에서만 생활을 하다보니 군대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는데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시니 생겼다. 와일드카드로 가는 것은 어렵지만 만약에 기회가 되고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올림픽에 도전을 또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 포르투갈을 정복한 석현준 선수 인터뷰

[인터뷰①] 석현준을 만든 한마디 "16m 안에선 니가 최고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석현준 ⓒ 엑스포츠뉴스DB, 석현준 선수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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