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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링컵 결승전, 영 거너스(Young Gunners)의 마지막 도전.

기사입력 2007.02.25 21:44 / 기사수정 2007.02.25 21:44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런런, 안희조 기자] 현재 BBC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전 리버풀의 명 수비수 앨런 한센은 1995년 퍼거슨을 감독을 향해 '어린애들로는 축구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20대 초반의 긱스, 베컴, 스콜스, 네빌 등이 버티고 있던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의 비판은 95/96시즌 맨유의 어린 아이들이 프리미어십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역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11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런던에서 '영건'들이 놀라운 파란이 펼치고 있다. 그 어린 선수들은 다시금 앨런 한센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올해 칼링컵 결승전을 달구고 있는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아스날의 미래, 영 거너스의 도전'이다.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은 물론,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의 주요명단에서 빠져 온 아스날의 원석들은 그들의 시험무대인 칼링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결승전 무대에까지 올라왔다. 그 마지막 상대는 바로 시즌 모든 트로피를 노리고 있는 첼시다. 

칼링컵을 하루 앞둔 24일까지 대부분의 축구언론들은 '겁없이 달려온 미래의 아스날이 양보 없는 절대 강자 첼시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에 모든 관심을 쏟아 붇고 있는 모습이다. 

ESPN 사커넷은 (아스날의 젊은이들이 그들의 가장 큰 시험을 맞이한다. - Arsenal youngsters face their biggest test), BBC 스포츠는(영 건너스는 마지막 기회도 가질 것이다. - Young Gunners to get final chance), 유로 스포트(아스날의 멋진 청년들은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 - Arsenal's classy kids deserve Cup) 등 대부분의 칼링컵 프리뷰에는 어김없이 '아스날’과 '영 YOUNG'이라는 두 글자가 빠지지 않는다. 

실제로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은 올 시즌 칼링컵을 자신의 어린 선수들을 위한 시험 무대로 십분 활용해 왔다. 센데로스, 아데바요르, 파브레가스 등 주전 대열에 이름을 올린 어린 선수들은 물론이고 마뉴엘 알무니아(20), 테오 월콧(18), 알리아디에(24), 네베스 데니우손(19), 아부 디아비(20), 알렉스 송(20), 아르만드 트라오레(18), 가엘 클리쉬(22), 저스틴 호이트(23) 등,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에는 자주 출전하지 못하던 이들에게도 칼링컵을 통해 게임을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벵거감독의 선수기용을 두고 '대회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뱉어냈지만 벵거는 "칼링컵은 내가 우리 팀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우리는 충분히 프리미어십과 챔피언십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언제까지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가? 올해 그들은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그들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한 벵거 감독은 "그들은 충분히 동기가 있으며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 대회에서의 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우며 그들은 충분히 결승전에 포함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어린 제자들에 대한 무한한 지지를 나타냈다. 

 

벵거 감독의 주장대로 아스날의 '영 거너스'는 이 대회의 거듭된 승리를 통해 소중한 기회를 계속 해 이어나가며 벵거 감독을 충분히 흡족하게 만들었다.


칼링컵 3라운드,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과의 경기(2-0)를 시작으로 대회에 발을 디디기 시작한 아스날은 에버튼(1-0)과 리버풀(6-3), 그리고 토트넘(2-2, 3-1)을 꺾으며 결국 마지막 결승전에까지 진출했다. 다섯 번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벵거 감독은 컵 대회를 어린 선수들의 시험무대로 삼겠다는 자신의 철칙을 계속해 유지했으며 마지막 무대인 결승전을 앞두고도 ‘어린 선수들이 결승전에서도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영 거너스에 활약에 보답했다. 

지난 8월 브라질의 상파울루로부터 이적해 온 네베스 데니우손은 영국의 주간 스포츠 잡지인 'Sport'를 통해 "이적 직후 몇 시즌은 벤치에 앉아 있을 것을 각오했다. 하지만, 나와 다른 어린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와는 또 다른 칼링컵을 통해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그것은 너무도 소중한 기회였다"며 칼링컵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현재 칼링컵에서 맹활약 해 온 어린 선수들은 수년 안에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는 아스날에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미래의 자원들이다. 또한, 부임 초기부터 어린 선수들의 발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벵거 감독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아스날과 달리 선수의 ‘육성’ 대신 '구매'를 즐겼던 첼시를 이번 결승전에서 만난 것은 어쩌면 벵거 감독이 내심 벼르고 있었던 상황인지도 모른다. 

사실 많은 전문가와 도박회사들은 첼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에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첼시에게 어쨌든 우승이라는 성적 하나쯤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고 이는 곧 이번 결승전에서 팀의 주 전력이 대거 포함될 것임을 의미한다. 심지어 지난 주중 FC 포르투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부상을 당한 존 테리마저 예상을 깨고 결승전 출전을 강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거침없이 달려온 아스날의 영 거너스로서는 잃을 것이 없는 경기다. 만약 첼시에 우승컵을 내준다 하더라고 아스날의 미래를 짊어질 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믿음직스러웠고 벵거감독이 아스날의 장밋빛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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