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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낭자'가 얄미울 수밖에 없는 루이스

기사입력 2015.03.24 06:30 / 기사수정 2015.03.23 17:12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벌써 세번째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 타이틀을 거머쥔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가 또 한번 태극낭자에게 발목을 잡혔다.

루이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골프클럽(파72·6583야드)에서 열린 JTBC파운더스컵 파이널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를 기록하며, 21언더파를 친 '신인' 김효주에게 우승컵을 내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효주의 우승과 함께 눈에 띄었던 건 마지막 홀에서 나온 루이스의 행동이었다.

골프에선 공이 홀컵에서 멀리 떨어진 선수가 먼저 퍼트를 한다. 하지만 우승이 사실상 확정 된 순간, 같이 경기에 나선 파트너는 거리에 상관없이 퍼트를 마무리 짓고 '챔피언 퍼트'를 양보하는 게 관례다. 우승자에게 마지막 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프닝은 지난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나왔다. 마지막 날 역전을 당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양용은에게 끝까지 마지막 퍼트를 양보하지 않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홀에서 김효주의 두번째 샷이 3m 내로 붙었지만, 루이스의 샷은 6m 떨어진 곳에 안착했다. 루이스의 버디퍼트는 홀을 벗어났고, 더 가까운 거리에 공을 갖다 놓은 그는 손짓으로 김효주에게 퍼트를 먼저 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대회 마지막 퍼트는 루이스의 손에서 이뤄졌다.

물론 승부욕 강한 성격도 한몫했겠지만, 루이스의 '심통'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올해 '톱10'에만 4번 들며 매번 우승에 근접한 루이스를 괴롭혔던 건 한국(계) 선수들이었다.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선 박인비, 리디아 고와 한 조를 이뤄 경기에 나서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혼다LPGA타일랜드에선 양희영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15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로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도 김효주와 한조를 이뤄 우승 사냥에 나섰지만, 김효주가 막판 클러치 능력으로 다 쫓아온 루이스를 넘어뜨렸다. 매번 우승 문턱에서 그를 좌절시킨 한국 선수들이 그에겐 얄미울 수밖에 없는 존재다.

루이스는 경기 후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효주가) 흔들리지 않더라. 후반부터 흔들림 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나갔다"며 김효주의 플레이를 칭찬했지만,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올해 들어 모든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는 '태극낭자'들이 내로라하는 LPGA 스타들에게 '공공의 적'이 돼 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한국(계) 선수들의 활약이 그저 반가울 뿐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최나연, 김세영, 리디아 고, 김효주, 박인비, 양희영 ⓒ AFPBBNews=News1]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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