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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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프리실라' 조권, 악플에도 자신감 넘쳤던 이유

기사입력 2014.07.16 08:22 / 기사수정 2014.07.16 08:22

'프리실라' 조권이 아담 역을 소화했다 ⓒ 설앤컴퍼니
'프리실라' 조권이 아담 역을 소화했다 ⓒ 설앤컴퍼니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최근 2AM 조권이 뮤지컬 ‘프리실라’에서 드랙퀸(여장 남자) 분장을 한 자신의 사진에 악플을 쓴 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했다.

트위터를 통해 “포스터나 사진만 보면 게이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리실라'는 단순히 동성애자, 트렌스젠더의 시선만 그린 뮤지컬이 아니라 가족 우정 사랑 부성애 감동을 그린 진정성 있는 뮤지컬이다"고 설명에 나선 것이다.

보이는 것만 보지 말아달라는 바람과 실제로 공연을 보면 선입견을 깨뜨릴 수 있을 거라는 그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자극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는 극의 일부분에 불과했다. 가볍고 유치해 보이지만 가족, 사랑, 이해, 용서 등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냈다.

동명 영화(1994)를 원작으로 하는 ‘프리실라'는 왕년에 잘 나가던 스타배우로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트레스젠더 버나뎃(조성하 고영빈 김다현 분)과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 때문에 8살 아들 벤과의 만남을 두려워하는 틱(마이클 리 이지훈 이주광) 마돈나를 동경하는 요란한 성격의 트러블메이커 게이 아담(조권, 김호영, 유승엽)이 ‘프리실라’ 버스를 타고 엘리스 스프링스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다. 세 사람은 여행을 하는 동안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엄밀히 말하면 이야기가 치밀하다거나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풍부한 작품은 아니다. 퍼포먼스의 비중이 큰 가운데 세 사람의 고뇌와 고민이 깊이 있게 담기진 않았다. 가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것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

줄거리를 논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지만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작품인 것만은 틀림없다. 시종 흥겹고 신이 난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수에게 배척을 받는 성소수자들도 결국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억지로 눈물을 짜내게 하는 대신 유쾌하게 풀어냈다.

극 중간 “우린 소통되는데 윗분들은 왜 소통이 안 돼?”, “정치인이 되느니 개가 낫겠어” 등의 현실을 풍자하는 대사도 감칠맛 난다.

뮤지컬 '프리실라'가 유쾌한 이야기로 호평받고 있다 ⓒ 설앤컴퍼니
뮤지컬 '프리실라'가 유쾌한 이야기로 호평받고 있다 ⓒ 설앤컴퍼니


배우들은 작품의 진정성에 힘을 싣는다. 그 중에서도 조권은 물 만난 고기마냥 무대를 즐긴다. 데뷔작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헤롯을 연기할 당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이번에는 한 층 높아진 몰입력으로 무대를 종횡 무진한다. 그의 말처럼 인지도나 이미지 때문에 피할 수도 있었던 캐릭터지만 맞춤옷을 입은 듯 무대에서 훨훨 날았다. 짙은 메이크업과 여장을 한 채 선보이는 그의 춤과 노래, 연기는 시종 에너자이틱하다.

트렌스젠더 버나뎃 역을 맡은 조성하도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여성스러운 몸짓을 한 채 아담에게 “사람이니 미친년이니”라고 능청스럽게 내뱉는 모습은 웃음을 이끈다. 노래와 춤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열정이 가득한 무대를 꾸민다.

마돈나 'Material Girl', 신디 로퍼 'Girls Just Wanna Have Fun', 티나 터너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도나 썸머 'Hot Stuff'등의 히트 팝으로 이뤄진 28곡의 넘버와 퍼포먼스는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3만개의 LED 조명으로 장식된 프리실라 버스, 500여벌의 의상도 눈을 즐겁게 한다. 관객들을 무대에 데리고 나와 함께 춤을 추는 모습도 볼거리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히며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9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150분. 만 13세 이상. 공연문의: 1577-3363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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