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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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결산] ① 남미의 초강세, 이유는 단순함을 초월한다

기사입력 2014.06.28 07:23 / 기사수정 2014.06.28 20:11

김형민 기자
아르헨티나는 남미 흥행의 선두주자에 서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아르헨티나는 남미 흥행의 선두주자에 서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브라질월드컵이 반환점을 돌았다. 토너먼트 격돌만을 남겨둔 상황, 유난히 돋보이는 현상이 있다. 바로 남미팀들의 '초강세' 구도다.

브라질월드컵이 조별리그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제 정말 진검승부다. 16강 진출이라는 일차 목표를 달성한 강호들은 다시금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눈다. 포기는 없다. 단판승부로 이뤄지는 토너먼트에서 무승부란 있을 수 없다. 휴식일수와 서로 간의 분석 등 여러 요소에서 차이를 띌 수 있지만 16강 만의 반전 매력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 16강에서 남미팀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16개팀 가운데 남미에서만 5개팀이 배출됐다.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후보,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우루과이가 그 주인공들이다. 다소 남미의 성향을 띄는 멕시코, 코스타리카까지 포함하면 이번 대회 최고 흥행 테마는 '남미 스타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콜롬비아의 노란 물결, 경기장에서 상대팀에게는 위협이 된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콜롬비아의 노란 물결, 경기장에서 상대팀에게는 위협이 된다 ⓒ Gettyimages/멀티비츠


남미 강세, 기후-지리만으로 설명 불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남미 특유의 기후와 지리적 이점에 주목한다. 남미 대륙은 남반구에 위치한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브라질은 고온다습한 기후를 띄고 있다. 남미 선수들에게는 익숙한 환경이지만 아시아, 유럽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날씨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기후적 환경과 고지대가 많은 지리적 여건 등이 타 대륙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지구촌 인구에서 남반구에서 사는 인구가 북반구에 사는 인구수에 비해 적고 남미 대륙팀들의 선수들은 이러한 희소성의 힘을 받아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친다는 이론도 지지를 받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유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장면들과 축구적인 요소들도 남미의 강세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먼저 남미의 축구열기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남미에서 축구는 여타 대륙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매시즌 리그에서는 만원 관중이 기록되고 대표팀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남미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 경기장은 온통 해당팀 유니폼 색깔로 물든다. 개최국 브라질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은 '서포터스 군단'을 등에 업고 마치 홈팀인 듯한 분위기에서 매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명장들과 남미팀들 간의 만남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남미 선수들은 기술이 좋다. 이는 유럽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 다 실바(브라질) 등 테크니션들이 즐비하다는 점은 이를 잘 대변해주는 부분이다. 이러한 재능 있는 선수들과 명장의 다이나믹한 전술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칠레는 호르헤 삼파울리 감독의 스리백 전술이 선수들의 특유의 강점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고 콜롬비아의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탁월한 전술로 라다멜 팔카오의 공백을 지웠다. 브라질의 자국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12년만에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 ⓒ Gettyimages/멀티비츠
12년만에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 ⓒ Gettyimages/멀티비츠
  

흥행가도의 남미, 12년 만에 우승국 배출?

남미의 흥행가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특별하다. 12년 만에 남미가 축구 대권을 잡을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남미는 월드컵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옛 영광들은 하나둘씩 잊혀져 갔다. 스페인을 위시한 유럽의 강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돌풍에 가려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월드컵 우승의 맥도 2002년이후 끊겼다. 한일월드컵에서 호나우두를 앞세운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한 이후 월드컵 트로피는 늘 유럽의 손에 쥐어졌다. 2014년 월드컵 개최지가 브라질로 정해지자 모두 남미의 우승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다. 과연 남미가 자신들의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저력을 과시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브라질월드컵 개최가 확정되자 남미도 자신감을 보였다. 화려한 전례들이 있었다. 남미에서 열린 월드컵은 모두 남미팀들을 위한 무대로 마무리됐다. 1930년 초대월드컵부터 그랬다. 우루과이가 자국월드컵에서 우승, 사상 첫 월드컵 우승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개최국 브라질을 결승전에서 누르고 우루과이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고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이 왕좌에 올랐다. 1978년에는 아르헨티나가 자국월드컵에서 마리오 켐페스 등 당대 스타군단을 이끌고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시 기회를 잡은 남미지만 우승을 향한 여정이 쉽지 않다. 벌써 16강에서 두 팀이 탈락해야 하는 숙명에 놓였다. 브라질과 칠레, 콜롬비아와 우루과이가 각각 맞대결을 펼쳐 두개의 남미팀은 8강까지 동행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남미의 우승 가능성은 높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것도 남미의 강세에 한몫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여정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타 남미팀들에 비해 수월한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4강에서 네덜란드와의 격돌이 유력한 점을 빼고는 16강과 8강에서는 순항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분석이다. 매번 토너먼트에서 자신들의 발목을 잡은 독일도 결승 이전까지 만날 시나리오가 없다.

남미의 도전은 29일 브라질-칠레 간 16강전에서 부터 다시 시작된다. 어느 때보다 남미의 해피엔딩 가능성은 높다. 남미의 월드컵 우승의 꿈이 하루하루 영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결말이 나올 지 축구팬들의 관심은 뜨겁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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