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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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구는 기본'…고시엔, 에이스 혹사 논란 여전

기사입력 2014.03.31 16:24 / 기사수정 2014.03.31 16:24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오승환, 이대호의 진출, 활약 등으로 인해 일본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금 일본은 '프로야구 이상'이라고 칭송 받는 '고시엔(전일본고교야구선수권대회)'도 함께 진행 중이다.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로 불리는 '봄의 고시엔'은 녹다운 토너먼트로 우승을 결정짓는다. 일본 뿐 아니라 국내 팬들에게도 고시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만화 같은 스토리가 있고 상상 이상의 연투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고시엔도 혹사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연투가 이어지고 있다. 키류제일고의 야마다 토모키는 2일 동안 연장 무승부 경기를 포함해 24이닝을 던졌다. 키류제일고의 이틀 연속 상대가 된 히로시마 신죠고의 투수 야마오카도 23이닝을 던지는 무리수를 뒀다.

두 선수는 첫날 연장 접전에서 야마다가 164구를 던졌고 야마오카는 171구를 투구했다. 대결에서 승리한 야마다는 “이틀 연속 즐거웠다”며 연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고시엔에서 투수들의 혹사는 한 경기가 아닌 대회 내내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고시엔 스타였던 마쓰자카 다이스케, 사이토 유키 등 내로라하는 일본야구의 보배들이 부상에 쓰려져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부작용이 있다. 마쓰자카와 사이토 모두 고교시절 1라운드부터 우승까지 홀로 마운드에 서며 우승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또 다른 고시엔의 전설 마쓰이 히데키는 “고시엔에 투구수 제한을 두지 않으면 유망주들이 프로에 진출한 뒤 쓸쓸히 야구를 접는다”고 비판한 적도 있다.

혹사를 혹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야구의 '에이스 문화'에서 비롯됐다. 일본은 ‘숙명의 에이스’, ‘고독의 에이스’ 등 자극적 표현을 써가며, 한 팀의 에이스라면 경기 시작에서 끝날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를 놓고 일본은 '근성론(根性論)'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한계를 최대치까지 끌어올려 목표를 달성한다는 군국주의 정신론에 가까운 문화다. 이러한 문화 탓에 비과학적이고 검증이 덜 된 독특한 어깨 관리법이 투수 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노모 히데오는 긴데쓰 버팔로스 코치진의 등판 강요, 에이스론에 입각한 운용에 불만을 품고 불화를 일으킨 적도 있다.

일본 언론 역시 “나이 어린 고교생들을 상대로 억지스러운 드라마 만들기를 그만하라”며 해마다 자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쩌면 고시엔 혹사 논란은, 저변이 넓고 선수층이 두꺼운 일본야구의 감추고 싶은 이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고시엔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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