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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이리키의 기적' 가능할까?

기사입력 2008.01.04 02:36 / 기사수정 2008.01.04 02:36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임창용(31. 사진)이 새롭게 둥지를 튼 팀인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 야쿠르트는 이승엽(31)의 소속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병규(33)의 소속 팀인 주니치 드래곤스, 한신 타이거스 같은 인기 팀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인기와 실력이 결코 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줬던 팀이 바로 야쿠르트이기도 하다. 비록 올 시즌 60승 84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리그 최하위의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전에는 명포수 후루타 아쓰야(43)와 주포 이와무라 아키노리(28. 탬파베이 레이스)가 버틴 가운데 후지이 슈고(29), 이시카와 마사노리(27) 등 젊은 좌완 선발투수들의 힘을 믿고 호시탐탐 A 클래스(리그 1~3위) 자리를 노리던 팀이 바로 야쿠르트이기도 하다.

다만, 다가오는 2008' 시즌은 명포수였던 후루타 없이 시즌을 맞아야 한다. 주포인 이와무라도 2006' 시즌 후 팀을 떠났다. 팀의 중심축이 확실했던 예전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파워형 리드오프' 아오키 노리치카(25)를 제외하고는 확실하게 믿을만한 구석이 없다.

리그 다승왕에 빛나는 세스 그레이싱어(32)와 주포 알렉스 라미레스(33)는 모두 요미우리로 건너갔다. '미첼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애덤 릭스(35)와 지난 시즌 23개의 공을 몸에 맞았던 애런 가이엘(35)에게 믿음을 갖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선발진에 새로 가세한 다니엘 리오스(35. 전 두산 베어스)도 검증이 필요하다.

임창용이 야쿠르트에 입단한 계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바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가 많다는 점. 임창용은 자신이 힘을 쏟기에 충분한 야쿠르트에서 뛰기 위해 3천만 엔(약 2억 8천만 원)이라는 낮은 기본 연봉을 감수하고 대한해협을 건넜다.

야쿠르트는 임창용에게 '기대 이상의 활약'을 바라고 있다. 바로 2001' 시즌 전반기 야쿠르트 마운드를 이끌었던 이리키 사토시(37. 전 두산-라뉴 베어스 은퇴)와 같은 활약 말이다.

동생 이리키 유사쿠(35. 당시 요미우리,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졌던 이리키 사토시는 2000년 요미우리에서 방출된 후 야쿠르트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야쿠르트는 형 이리키에게 '기회의 땅'이 되었다.

이리키는 허를 찌르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2001' 시즌 10승 3패 평균 자책점 2.85라는 훌륭한 성적을 올리며 야쿠르트의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전반기에만 승리의 대부분을 엮어내며 한 때 리그 다승 1위에 오르기도 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리키 형제는 2001' 올스타 전에서 일본 야구 사상 최초의 '형제 올스타 동반 출전'이라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비록 이리키는 이듬해 부인과의 이혼에 따른 연봉 몰수 등 가정사로 인해 부진, 야쿠르트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2001년에 보여 준 '기적 같은 활약'은 야쿠르트에 커다란 힘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이리키의 예전 에이전트와 임창용의 현재 에이전트가 박유현 씨로 같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더 많은 연봉을 포기하고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 야구에 도전장을 던진 임창용. 3일 팀 동료였던 배영수(26.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난 임창용이 다가오는 2008' 시즌 '이리키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사진=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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