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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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모의 백스테이지] 5월 '걸그룹 대전', 그 화려함 속에 감춰진 속사정

기사입력 2013.05.06 16:49 / 기사수정 2013.05.08 11:27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최근 걸그룹들이 잇따라 컴백해 열띤 분위기 속에 활동 중이다. 이런 상황이 남성 팬들에게는 더 없이 즐겁다. 하지만 TV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걸그룹 본인들의 속내는 어떨까?

5월에 많은 걸그룹들이 동시에 활동하게 됐다며,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을 '5월 걸그룹 대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 포미닛, 티아라엔포, 시크릿이 컴백해 치열히 경쟁중이며 헬로비너스, 나인뮤지스, 레인보우도 차례로 가세하고 있다.

이중 5년차 걸그룹 포미닛, 티아라엔포, 시크릿의 상황에 주목해 보자. 이들은 컴백 뒤 썩 훌륭하게 활동하고 있다. 음원 판매 실적도 뛰어나고 방송 활동도 활발히 펼치는 중이다.

4일자 멜론 차트를 보면 포미닛의 '이름이 뭐예요?'가 3위, 시크릿의 'YooHoo'가 7위, 티아라엔포의 '전원일기'가 14위를 기록했다. 음원 발매 뒤 일주일 이상이 지났음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다. 이들은 컴백 뒤 공중파 및 케이블 음악 방송에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연했다.

그럼에도 이 세 팀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져보지 못했다. 이들이 활동한 기간이나 국내 인지도를 생각하면 다소 의외다. 티아라의 경우 지난해 8월 11일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려 했지만, 전 멤버 화영의 탈퇴 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며 콘서트가 취소됐다.

반면 보이그룹이 단독 콘서트를 가지는 속도는 걸그룹에 비해 훨씬 빠르다. B.A.P(비에이피)는 데뷔 13개월만인 지난 1월 첫 단독 콘서트를 가졌고 이틀간 8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B1A4는 데뷔 뒤 약 1년 8개월만인 지난해 12월 이틀간의 단독 콘서트를 통해 1만 1천명의 팬을 만났다. 4년차 보이그룹인 인피니트는 지난 3월, 1만 명의 관객 앞에서 대규모 팬미팅 겸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런 차이는 걸그룹이 보이그룹에 비해 팬 동원력이 떨어진다는 약점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남녀 팬의 차가 무척 크다. 남성 팬은 좋아하는 걸그룹이 있더라도, 그 대상을 열광적으로 찾아다니거나 콘서트를 보는 데까지 잘 이어지지 않는다. 여성 팬은 반대로 보이그룹의 충성스러운 팬이 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팬 기반이 열악한 걸그룹의 경우 작은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자니 수익이 나지 않고, 무리하게 큰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할 경우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연차가 오래돼 인지도가 쌓인 걸그룹은 해외 활동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국내 발표곡의 가사를 번안하고 현지에 맞게 조금만 수정하면 국내와 해외 활동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쇼케이스를 하고 음원이나 음반을 유통시킴으로 인해 팬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 음원 및 음반 판매 수익이 발생하고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성과가 좋다면 현지에서 광고 촬영을 하거나 콘서트를 개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걸그룹의 팬 동원력이 보이그룹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이그룹 또한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해외 활동을 하고 있는데, 확보하는 팬의 규모가 걸그룹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일본에서 국내 그룹들이 공연한 콘서트장 규모를 비교 해보자. 1회 공연에 5만명의 관객석이 확보되는 도쿄돔 공연을 가진 국내 아이돌 그룹은 동방신기, JYJ, 슈퍼주니어, 빅뱅, 카라, 2PM 여섯 팀이다. 이 중 걸그룹은 카라 한 팀에 불과하다. 또한 1만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도쿄 부도칸에서는 2PM, FT아일랜드, 유키스 등이 단독 콘서트를 가졌으며, 보이프렌드는 데뷔한지 약 1년 만에 이곳에서 쇼케이스 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반면 부도칸 공연을 가진 국내 걸그룹은 아직까지 티아라 한 팀 뿐이다.



이렇게 해외 활동을 해도 걸그룹이 보이그룹보다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사실에, 걸그룹 멤버들도 피로감과 허탈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해외 활동이 실패할 경우, 국내에서 열심히 활동을 한 것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최근 한 걸그룹 멤버는 공개 석상에서 "그동안 잦은 해외 활동으로 국내에서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해 한이 많이 됐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포미닛, 티아라엔포, 시크릿 등 세 팀은 모두 4월말에 컴백하며 이른바 '5월 걸그룹 대전'으로 불리는 가요계의 흐름을 만들었다.

이들의 소속사 측은 모두 이번 컴백 시기에 대해 "일정 조율상 우연히 정해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세 팀 모두 5월을 전후로 해외 활동 일정이 잡혀 있었거나 잡혀 있다.

우선 시크릿은 오는 6월 15일 도쿄에서 콘서트를 치를 예정이다. 티아라는 7월 31일 일본에서의 2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같은 달 12일부터 현지에서 쇼케이스를 갖는다. 포미닛의 경우 국내 활동 뒤에는 확정된 해외 스케줄이 없다. 하지만 포미닛의 유닛 그룹 투윤이 컴백 직전까지 아시아 프로모션 일정을 진행했다.

결국 '걸그룹 대전'이 형성된 데는 국내 활동과 해외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걸그룹의 현실과도 연관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TV에 비치는 걸그룹의 겉모습은 더 없이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처럼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티아라, 시크릿, 포미닛 ⓒ 엑스포츠뉴스DB,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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