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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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배우들의 우상 워싱턴, 두 번째 남우주연상 도전

기사입력 2013.01.11 15:3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I Love my Life, 덴젤 워싱턴이네요!"

그 유명했던 줄리아 로버츠(46)의 아카데미 수상자 발표 멘트다. 전년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에린 브로코비치-2001년)인 로버츠는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발표자로 등장했다. 그리고 평소 자신이 존경해마지 않던 덴젤 워싱턴(56)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건넸다.

워싱턴은 미국 흑인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배우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들의 우상이다. 로버츠를 비롯해 워싱턴을 존경한다고 밝힌 배우는 월 스미스, 에단 호크, 다코타 패닝 등이 있다.

워싱턴은 '흑인 배우의 전설' 시드니 포이티어를 계승한 후배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제작자가 보내는 시나리오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자신이 100% 이상 소화해 낼 수 있는 캐릭터만 선택한다.

말콤X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그는 후에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역도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워싱턴은 말콤X로 남기를 원했고 마틴 루터 킹 역을 거절했다.

워싱턴은 흑인 인권 운동가였던 말콤X로 태어나기 위해 말콤X 전기는 물론 관련서적 수십 권을 독파했다. 또한 이 작품을 연출한 스파이크 리 감독과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며 말콤X를 연구했다.

이러한 노력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이어졌다. 하지만 오스카 트로피를 끝내 거머쥐지 못했다. 1963년 포이티어 이후 흑인 배우 역사상 두 번째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을 노렸지만 실패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캐릭터 완성을 위한 그의 열정은 거침이 없었다. 이러한 노력이 절정에 달했던 작품은 '허리케인 카터'다. 1999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인종차별에 저항한 복서인 루빈 '허리케인' 카터의 실화를 담고 있다.

복서 역할을 맡기 위해 1년 동안 복싱 수업을 받았다. 또한 카터에 대한 인물 연구도 매우 디테일하게 진행됐다. 실존 인물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을 찾아가 상세한 얘기를 들었다. 또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덴젤 워싱턴'을 버리고 그 안을 '카터'로 채웠다. 미국비평가협회로부터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오스카 트로피는 다시 한번 그를 외면했다.

또다시 좌절을 겪은 그는 부패한 형사로 등장한 '트레이닝 데이'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됐다.

오스카는 더 이상 워싱턴을 외면하지 않았다. 허리케인 카터에서 보여준 강렬한 인상은 워싱턴을 명배우로 인정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4번이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번번이 빈손으로 돌아가야했다. 줄리아 로버츠를 비롯한 동료들은 "워싱턴이 흑인이 아니었다면 벌써 오스카 트로피를 수상했을 것"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이러한 여론은 워싱턴의 수상에 힘을 보탰다. 2002년 트레이닝 데이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는 로버츠의 축하 속에 오스카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워싱턴은 포이티어 이후 두 번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한 흑인 배우가 됐다.

오는 2월24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워싱턴은 다시 한번 오스카 수상에 도전한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플라이트에서 파일럿 역할을 맡은 그는 남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다.

이번에 맞붙은 경쟁자들은 모두 만만치 않다. 액션 배우에서 장발장으로 변신한 휴 잭맨과 아브라함 링컨으로 돌아온 다니엘 데이 루이스, 그리고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의 브래들리 쿠퍼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은 끊임없는 캐릭터 탐구로 명배우의 반열에 올라섰다. 할리우드의 인종차별의 벽을 허문 힘도 여기에 있었다. 워싱턴의 진지한 탐구는 올해도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 덴젤 워싱턴 (C) 파라마운트 픽쳐스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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