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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2 ②]'유로2004 시즌2' 노리는 다크호스

기사입력 2012.06.07 11:15 / 기사수정 2012.06.07 11:15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유로 2012의 강력한 우승후보는 어디일까.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유로 1992에서는 유고슬라비아 대신 출전한 덴마크가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유로 2004에서는 그리스가 프랑스, 체코, 포르투갈을 차례로 연파하며 앙리 들로네 컵을 들어올렸다. 유로 2008에서는 터키, 러시아가 4강까지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토록 유로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이변을 연출하며 대회의 재미를 더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새로운 다크호스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은 유로 2012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유로 2004에서 제2의 그리스를 재현할 만한 다크호스를 조명해본다.



폴란드, 도르트문트 3인방 앞세워 개최국 돌풍 노린다

우크라이나와 함께 유로 2012를 개최하는 폴란드는 이번에야 말로 축구 변방의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다. 사실 폴란드는 1974 서독 월드컵과 1982 스페인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동유럽의 강호였다. 하지만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무려 16년 동안 침체기를 겪었으며, 2002 한일월드컵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폴란드는 출전하는 메이저대회마다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심지어 유로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첫 출전도 4년 전 열린 유로 2008이었는데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한 폴란드는 프란치세크 스무다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뒤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스무다 감독은 노장 선수들을 과감히 배제하고 세바스티안 보에니쉬, 유진 폴란스키 등을 데뷔시키는 등 순혈주의를 깨뜨렸다. 

폴란드는 그리스, 러시아, 체코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조별리그 통과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폴란드가 가장 기대하는 점은 올 시즌 도르트문트에서 활약한 3인방이다. 최전방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모든 대회 통틀어 30골을 터뜨리며 도르트문트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오른쪽 미드필더 야쿱 브와슈치코프스키의 화려한 발재간과 창조성은 폴란드 공격의 파괴력을 한층 드높였다. 오른쪽 풀백 루카시 피슈첵도 주목할 만 하다. 피슈첵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등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폴란드는 최근 2년 동안 열린 평가전에서 코트디부아르(3-1승), 아르헨티나(2-1승), 보스니아(1-0승), 슬로바키아(2-1승) 등 강호들을 격파했으며, 독일(2-2무), 포르투갈(0-0무), 멕시코(1-1)와 무승부를 거두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65위로 네 팀 가운데 가장 낮지만 개최국의 이점을 활용한다면 못 넘을 산은 아니다. 



러시아, 탄탄한 공수 조직력 돋보여

러시아는 4년 전 열린 유로 2008에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조별리그에서 난적 그리스, 스웨덴을 차례로 격파한 러시아는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네덜란드마저 침몰시키는 이변을 연출했다. 비록 당시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지휘봉을 내려놨지만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안정된 '뉴 러시아' 재건에 성공했다. 

비록 4년 전과 비교해 선수의 변화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안유코프-베레주츠키-이그나세비치-지르코프로 구성된 포백 라인은 최근 A매치 10경기에서 단 2골 밖에 허용하지 않을 만큼 물 오른 조직력을 자랑한다. 최전방 원톱에는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를 비롯해 로만 파블류첸코, 파벨 포그레브냑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왼쪽은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건재하다. 빅클럽이 주목하는 알란 자고예프는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지는 법을 잊어버린 듯 보인다. 2011년 3월 이후 14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러시아는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덴마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마지막 모의고사로 치른 우승후보 이탈리아마저 3-0으로 집어삼켰다.

조 편성도 러시아를 도왔다. 우승후보들을 모두 피하고 폴란드, 체코, 그리스와 함께 A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4년 전 폭발력을 과시한 아르샤빈의 활약이 재현된다면 이번 유로 2012에서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을 전망이다.



크로아티아, 모드리치 활약 여부에 달렸다

유로 2008에서 크로아티아는 내심 우승까지 노렸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스트리아를 제압한 크로아티아는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마저 2-1로 제압, 3전 전승으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맞닥뜨린 터키와의 한판 대결은 내심 4강 진출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 새미 센튀르크에게 허용한 통한의 실점으로 유로 2008의 여정을 겨우 8강에서 마감해야 했다. 

유로 2008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긴 슬라벤 빌리치 감독은 오랜 기간 팀의 내실을 다져왔고, 이번에는 4강 진출을 노린다는 각오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유로 2012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터키를 맞아 짜릿한 복수극을 연출하며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크로아티아는 우승후보 스페인, 이탈리아와 C조에 편성돼 8강 진출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심지어 아일랜드도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다리요 스르나, 토미슬라프 두이모비치,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로 구성된 미드필더진은 유럽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창의적인 패스와 슈팅력, 역동성까지 겸비한 모드리치의 존재는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다. 

이외에도 벤치에는 이반 페리시치, 니코 크란차르, 오그니옌 부코예비치와 같은 재능있는 미드필더들이 대기하고 있어 긴급 수혈이 가능하다. 또한 이따금씩 터지는 스르나의 세트피스 능력은 중요한 순간 크로아티아를 살려줄 것이다. 

[사진 = 그리스, 레반도프스키, 아드보카트, 모드리치 ⓒ BBC, 문도 데포르티보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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