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프로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선발등판에 나선 삼성 라이온즈 장찬희가 '초대형 사고'를 쳤다. 정규리그 1위팀 KT 위즈 타선을 제압하고 팀이 우승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놨다.
장찬희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삼성 2승1패) 4차전에 선발등판, KT 위즈를 상대로 4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장찬희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초 1사 후 장진혁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 KT에 선취점을 내줬다.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144km/h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되면서 통타당했다.
그러나 이 홈런은 장찬희에게 '큰 약'이 됐다. 장찬희는 안현민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곧바로 샘 힐리어드를 2루수 뜬공, 김현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삼성 타선도 장찬희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줬다. 1회말 르윈 디아즈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김영웅의 1타점 적시타, 류지혁의 밀어내기 사구, 김도환의 3타점 2루타 등을 묶어 6-1 리드를 안겨줬다.
장찬희도 형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에 화답했다. 2회초 선두타자 김상수를 삼진, 허경민과 한승택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초에도 선두타자 장준원을 2루수 땅볼, 최원준을 좌익수 뜬공, 장진혁을 2루수 땅볼로 솎아 내면서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를 올렸다.
순항을 이어가던 장찬희는 4회초 1사 후 힐리어드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김현수에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다. 삼성 벤치는 투수교체 대신 장찬희를 조금 더 믿고 갔고, 장찬희도 배짱투를 펼쳤다.
장찬희는 일단 김상수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도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장찬희의 이름을 크게 외치면서 가을야구 최고의 무대에서 역투를 펼친 열아홉 소년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삼성 벤치는 장찬희가 지난 3일 1차전에서 2이닝을 던진 점을 감안, 5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투수를 사토시로 교체했다. 장찬희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해내면서 200%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장찬희는 이날 최고구속 145km/h를 찍은 패스트볼을 비롯해 컷 패스트볼, 포크볼 등 63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0%로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적극적인 승부를 펼친 게 주효했다.
장찬희의 4차전 선발등판은 플레이오프 직전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나비효과였다. 박진만 감독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마무리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1차전 선발투수 최원태가 부진에 빠지면서 4차전에서 불펜데이가 불가피했다.
박진만 감독은 일단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판단한 장찬희를 4차전 선발투수로 출격시켰다. 고졸 신인의 한국시리즈 선발등판은 장찬희가 역대 12번째였다.
결과론이지만 장찬희를 5회초 시작과 동시에 교체한 건 악수가 됐다. 먼저 사토시가 선두타자 한승태겡 안타, 대타 류현인과 최원준에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교체됐다.
삼성 벤치는 급하게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을 투입했다. 배찬승은 장진혁에 내야 땅볼을 유도, 타자 주자가 1루에서 잡히고 3루 주자가 득점하면서 점수와 아웃 카운트를 맞바꿨다.
배찬승은 그러나 안현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힐리어드와 김현수에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무너졌다. 삼성의 여유 있던 리드가 7-4까지 좁혀졌다. 삼성은 일단 이재희로 투수를 교체, 추가 실점을 막고 5회초 수비를 마쳤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